하치만 전생――유키노시타 유키노의 쌍둥이 여동생으로―― 01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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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본 작품에는 일부 독자께서 장르적인 의미나 속성적인 의미로 원하지 않는 현상이나 상황이 표현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분께서는 부디 작품을 즐기는 다른 분들을 위하여 너그러이 넘어가 주시길 바랍니다.
혀 짧은 소리를 낸다기에 적당히 쓰기 시작했지만, 밑도 끝도 없을 것 같아서 적당히 관뒀습니다. 이점 유의하며 봐주세요.
1화
생후로부터 시간이 흘렀다.
라고 해도 갓난아기에서 유치원에 다닐 정도의 연령.
겨우 철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아니라 유키노 말여?
그야 나는 전생이 있다는 자각을 가지고 있다.
17년간을 남자로 살아온 확고한 기억이 새겨져 있는 거다.
그런 인간에게 새삼스럽게 철이 들었냐고 묻는 건 이상한 이야기겠지.
가정환경에 대해서 말해두자.
나랑
유키노시타家의 상황은 지극히 왕성했다.
지금까지 치바현 내에서 한정적으로 장사 영역을 이루고 있던 것을, 관동의 일부 지역에까지 구역을 확대했다는 것 같다.
그 결과로 지금은 치바현 뿐만 아니라 카나가와 현이나 도쿄 도에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일본유수의 건축회사까지는 아니더라도, CM을 대대적으로 할 정도로는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머지않아, 이때까지 고용했던 변호사 할부지가 리타이어 하는 등으로 젊은 변호사를 찾고 있다고도 부모님의 이야기를 엿들어 알고 있다.
십중팔구, 하야마네 집이겠지.
같은 집에 사는 나도 하야마 하야토와 만나는 장소에서 맞닥뜨리겠지.
꼬맹이 때의 녀석이 어떤 인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른다만, 내가 아는 하야마와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좋은 사람 분위기를 풍기려나?
실제로, 좋은 녀석이라고는 나도 인정하고는 있지만.
가정의 사정은 아직 못 다한 부분이 있지만, 다음은 자매관계에 대해서 이야기를 옮겨보자.
단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두 사람의 언니에게 대해 왠지 데면데면하다는 것을 떠올리고 있다.
라는 것도 정신연령의 차이라든가 남녀의 차이라든가에 의한다.
아직 5, 6살의 몸에 남녀차이 따위는 없는 것과도 같긴 하지만, 역시 사고 수준으로는 차이가 생긴다.
여자애가 선호하는 색이나 음식은 내 취미에 맞지 않아, 언니들과의 공통 화제도 되지 않는다.
그런 대하기 힘든 나 따위라도 큰언니와 유키노는 나를 사랑해주고 있는 것 같다.
괜히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해서 말이지.
게다가 수분의 차이인데 유키노 녀석, 나를 연하 취급하고 언니 같은 척을 한다.
그게 견디기 힘들 정도로 분한 거다.
그럼 실제로 자매의 교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체험하도록 하자.
――
아무것도 아닌 날의 한 장면.
라고는 해도 휴일.
아직 유토리 교육 이전의 시대에 토요일에도 초등학교의 등교일이 있었던 무렵.
※(ゆとり教育: 공부보다 학생의 자율성이나 창의성을 존중하는 교육방침)
이미 초등학교 3학년 이었던 큰언니는, 즐거워하며 나와 유키노를 근처의 공원으로 데리고 나갔다.
내가 태어난 날에 했던 약속대로이다.
인도어파라 그림책을 읽기만 하는 유키노, 그저 게으름만 부리는 나는 한창 놀고 싶을 때의 큰언니에게 이끌려 다니는 일상을 보낸다.
"자아자아ー, 기운이 없다구우? 제대로 뛰지 않으면 언니가 던진 공을 잡을 수 없어ー."
"어, 언니...... 나, 체력은 없다는 거 알고 있자나?"
"알고 있지만 그게 뭐가? 오히려 체력부족이라면 단련하지 않으면 말이지, 그렇지, 카자노쨩."
"싫다, 난(オレ) 뛰고 싶지 아나."
단호하게 뛰는 것을 거부한다.
다소 혀가 짧은 것은 육체가 어리기 때문인 것.
일인칭이 남자답게 [나(オレ)]를 채용하고 있는 것도 전생의 잔재다.
뭐, 이 말투도 집안에서만이다.
밖에서 오레코 같은 게 당당하게 있어 봐?
※(일인칭으로 오레를 사용하는 여자아이)
이상한 눈을 보여 지는 게 필연이다.
적어도 집안에서 만큼은 자신을 묶는 일 없이 자유롭게 행동하고 싶다.
"또 또 자신을 향해서 나(オレ)라니~. 언니랑 닮아서 귀여운데 아깝다구? 여자애의 매력을 망가뜨리고 있어~"
"은근슬떡 스스로를 기엽다 던가...."
"틀리다고 말하고 싶은 걸까나?"
"말하지 않을 건데."
큰언니에게 협박당해서 꼬리를 말았다.
이 사람에게 만큼은 거역해서는 안 된다고, 6년간을 살면서 뼛속까지 스며들도록 깨닫게 되었다.
"어찌됐건 말야ー 이래서는 캐치볼이 되질 않잖아? 그럼 지루하지? 언니를 즐겁게 해줘."
"언니. 우리들은 언니의 하인이 아니야."
"그래 맞아. 시녀 메이드 비슈므리 한 거라면 집에도 있자나. 하우스 키퍼인 사람이."
"하아ー, 너네들은 성실하구나? 언니와는 다르게 어른스럽다고 해야 할까. 가끔은 바보가 되는 법도 배우렴. 남은 건, 사람들 앞에 서는 것에 저항이 있달까. 그걸 고치면 좋은 느낌이겠네."
이 사람이 여동생에게 요구하는 조건은 뭐지?
이것저것을 요구당해서 어리둥절 하는 것은 언제나 우리들의 역할이다.
옆에서 우리들을 지켜보는 츠즈키씨라는 유키노시타家 전속 드라이버인 아찌도 기가 막히는 모양이다.
연령은 삼십대 전반. 기혼자로 애는 아직 이라는 듯.
어린애들끼리 밖에서 놀게 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업무 외 애보기까지 하고 있다.
큰언니가 무리한 말을 해서 따라오게 하고 있는 거다.
"어떠케 생각해, 유키노? 저 큰언니, 엉뚱한 소리가 심하지 않냐."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걸. 언니는 언제나, 우리들을 괴롭히고 즐거워 하고 있는걸."
"언젠가 역습 한방이라도 먹이고 싶지."
"그래, 작전을 생각하는 것은, 나에게 맡겨 주렴. 이래 뵈도 카자노 보다는 머리가 잘 돌아 간단다?"
자신만만하게 가슴을 펴고 주장한다.
확실히 지능지수로는 유키노는 또래에 비해 빼어나다.
나도 나름대로.
내용물이 남자고등학생이라는 점이 컸다.
이번 년도 1월 3일에 생일을 맞이해서 6살이 된 여아에게, 그래도 겨우 지능테스트에서 지는 것은 굴욕적이긴 하지만.
내 정신이 17살부터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지.
한심해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옷, 언니에게 복수를 하겠다니 대담하군뇨~. 좋다구ー? 역으로 되받아 쳐줄 거고. 몇 번이라도 도전을 받아줄게."
거센 큰언니.
사실, 그녀는 무섭게도 강하다.
유키노시타家에 있어서 큰언니는 아버지와 엄마의 뒤를 잊는 권력자.
부모님은 아이도 모두 평등하게 사랑하는 것 같지만, 애들끼리는 명확한 격차가 생기고 있다.
큰언니의 아래에 나와 유키노.
그것은 뒤집을 수 없는 힘 관계.
그리고 유키노는 나를 여동생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내가 가정 내에서 입장이 최하위가 되어버렸다.
무슨 꼬락서니인지.
거야 히키가야家의 카스트 랭크랑 같잖아.
"고양이라도 키우면 아래인 녀석이 생기겠지. 펫 같은....."
"고양이......? 저기, 카자노! 방금 너, 고양이라고 했지?"
"앙? 했는데 왜?"
"고양이.....고양이.....냐아ー.....후후."
".......귀엽네, 너."
안 돼.
자신의 쌍둥이 언니에게 귀엽다는 생각이 싹트고 말았다.
그야, 아이는 귀엽다는 게 세간 일반적으로 상식이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이전 세계의 유키노시타와는 동일 인물이라고는 해도, 근본적으로는 다른 사람이지만....
유키노시타 유키노를 귀엽다고 말해 버리는 것은 좀 부끄럽다.
"정말이지....! 언니인 나에게 귀엽다니 실례야. 너는 여동생이니까, 나를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칭찬하지 말 것!"
"아ー.....넵."
왠지 모르겠지만 혼났다.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해버렸다.
이것도 일상다반사.
익숙해져버렸습니다만.
"두 사람 즐거워 보이네. 언니를 따돌려버리고 말야. 그런 귀여워도 건방진 여동생들에게는――이거다아~!?"
"하......?", "에........?"
나와 유키노의 김빠진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아니, 그게 말이지.
큰언니가 전력질주로 우리들을 목표로 날아오는걸.
이걸 놀라지 않고, 어떻게 반응하면 되는 거야.
고민된다.
몇 초 후, 충격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도 약하고, 오히려 부드러움에 안겼다.
간단한 이야기.
큰언니가 우리들을 두 사람 한꺼번에 껴안고 있다.
포옹, 허그라는 녀석이다.
"또 큰언니의 나쁜 버릇이.....나왔어."
"괜찮잖아? 꼬옥 하고 안으면 유키노쨩이랑 카자노쨩, 정말로 부드러워서 기분 좋은걸. 껴안게 해줘. 여동생성분을 공급하는 것 같은?"
나쁜 버릇이기 짝이 없다.
하지만 이것도 익숙해진 습관.
큰언니와의 자매사이는 거의 이걸로 이루어진 것과 같다.
몇 년 동안 반복된 애정표현을 거절하는 뜻은 나타나지 않는다.
말 해두자면 내게 있어서는 큰언니도 어린애니까?
어린애의 놀이에 어울려 주는 것도 인색하지 않는다.
그렇게 어른인 척하는 나이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큰언니와의 파워 밸런스는 거스를 수 없다.
조금이라도 반항적인 반응을 보이면, 나와 유키노가 자는 방에 특공 해와서 다음날 아침까지 안는 베개로 사용되어 버린다.
애용되어버린다.
뭣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사랑받는 것이다.
여름철에는 냉방을 틀고도 자기 힘들어서 말이지.
일시적으로, 땀띠가 나서 큰일이었다.
흔적도 없이 완치되어서 큰일로 번지지는 않았다만 서도.
여자의 피부는 정중하게 다루라고, 미인인 마망이 말했습니다만.
"언니이. 답답해."
"응, 그래서?"
"풀어 줘. 카자노도 싫어하고 있는걸."
"그런 거야, 카자노쨩?"
"............"
빠안 하는 큰언니의 열띤 시선.
구멍이 뚫릴 정도로 바라보니 긴장된다.
이건......부정하면 당한다.
그렇게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패배견 근성이 훌륭한 나는 굴복하기로 결정했다.
"싫다.......는 건 아니지. 응, 그렇습니다만."
"그래. 좋은 대답을 받을 수 있어서 언니는 감격이야ー. 자자, 유키노쨩도 단념 하려무나~."
"참....언니는...."
마지못하다는 모양으로 유키노는 한숨을 쉬었지만――본인은 자각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다.
즉, 미소 짓고 있다.
그런가.
입으로는 싫다고 해도, 본심을 밝혀보면 언니의 포옹과 애정이 기쁜 거겠지.
솔직하지 않네.
왠지 내 바로 위 언니라는 건, 나랑 비슷하지 않나?
미래적으로는 외톨이라는 같은 인종에 정착하게 될 것이고.
"카자노? 방금 나에게 실례되는 생각하지 않았어?"
"아니 딱히. 뭔가를 깊게 생각 할 정도로, 머리가 좋지 못하고."
결국은 히키가야 하치만의 머리.
어떻게 뒤집더라도 두뇌는 바뀌지 않는다.
유키노시타家의 영재 교육은 받고 있기 때문에 순수하게 학력만큼은 전생을 능가하겠지.
고등학생이 되고도 확실하게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만들어낼 자신감이 내게는 있다.
공부하는 사고를 키운 덕분에 말이지.
그저 뭐, 어디까지나 히키가야 하치만이다.
생각하는 방식은 나 그 자체니까 유감스러운 일이 되어있거든.
코마치 정도로 바보 같은 일면을 가끔씩 엿보인다.
한 번 죽어서 객관적으로 자신을 볼 수 있게 된 내 평가 기준은, 잘못되어있다고만 할 수는 없다.
"어머머, 자매싸움이려나? 언니랑은 전혀 해주지 않는데 말이지."
"언니는 강제로 구워삶으려고 하니까. 싸워서 이길 생각을 포기하고 있는걸."
"저자세네? 카자노쨩 쪽이 좀 더 소극적이지만."
"시꺼어ー. 이기고 지는 것만으로 인간의 가치는 정해지지 않는 거야."
앗, 왠지 방금 좋은 말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 것 치고는 TV게임으로 지기 싫어하지. 나에게 연패하고 눈물 글썽이면서 계속 도전하는 근성은 굉장히 멋지지만. 아ー 그래도, 짜증내고 있는 것 뿐이려나아ー?"
".........."
아, 넵.
짜증내고 있을 뿐입니다.
아까 전에 두뇌는 내 것이라고 말했지만, 정확하게는 그건 잘못된 표현이다.
바르게 말하자면, 뇌 자체는 카자노라는 유키노시타家의 삼녀로서 얻은 것.
뇌구조는 어엿한 여성이다.
거기에 부록처럼 하치만의 정신이 깃들었다.
그렇다면 내 인격에 유아퇴행의 조짐이 보여도 아무 이상 없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쪽이 부자연스럽기까지 하다.
애초에 전생 같은 불가사의, 실제로 다시 태어날 때까지 존재한다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어떻게 될지 같은 예비지식이 있다는 일 따위 없을 것이다.
"운다? 큰언니가 울린다고 엄마한테 울며 불거야?"
"상관없어. 조금 혼나는 정도로 끝나고. 으~응, 그래도 카자노쨩에게 미움 받는 건 슬프니까 말이지. 돌아가는 길에 화해의 표시로, 그 엄청 단 커피를 사줄게."
"저, 정말이야?"
"정말루. 카자노쨩의 기뻐하는 얼굴이 보고 싶구. 아, 유키노쨩도 마시고 싶은 주스가 있으면 말해? 뭐든지 사줄 테니까."
"하아..... 카자노도 참 언니에게, 매수 당한거야? 좋아, 나도 당해줄게. 그러네, 카자노랑 같은 거로 부탁해."
"그럼, 나는 맥캔으로."
당연한 선택.
유키노시타家에 태어나서 얻은 은혜 중 하나.
그건 돈이 많으니까 말만 하면 맥캔을 실컷 마실 수 있다는 점.
간식 시간에 마시는 음료는 반드시 이걸로 정해져 있다.
엄마로부터 너무 달고, 당분이 많아서 건강에 안 좋다고 불평은 하시지만, 유키노랑 큰언니는 인정파로 돌아서주고 있다.
세 자매의 주장에 엄마도 꺾여주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맥캔의 섭취를 금지당한 것은 아니다.
다만 뭐, 나도 건강을 해쳐서 요절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봐가면서 먹고 있다.
마시지 않은 날을 정확하게 정해서, 당분으로부터 몸을 쉬게 한다거나 한다.
이렇게까지 해서 맥캔을 마시는 내 정신은 유키노도 이해 해주고 있다.
그 증거로 내가 맥캔을 마실 때 옆에서 그녀도 마시는데 어울려 주고 있다.
그 폐해로 골수 단맛파가 되어버렸으려나.
참고로 나는 맥캔 이외의 단맛은 그다지 흥미가 없다.
"좋ー아. 슬슬 시간 됐고. 돌아갈까. 아, 잘 보다가 돌아가는 길에 자판기 찾으면, 츠즈키에게 차를 세우고 사게 할 테니까 안심해."
"알았어. 으샤, 리무진에서 마시는 맥캔. 혀의 뿌리 끝까지 부자가 된 기분이네."
"실제로 부자야? 드라마에서 보는 듯한 바보같이 돈 많은 사람 정도는 아니더라도."
"그랬다. 울 집은 부자였더랬지......."
돈을 악용할 생각은 없다?
근본적으로 소시민인 나고, 맞벌이 가정에서 자란 전생을 감안하면, 돈의 고마움은 잘 이해하고 있을 정도다.
개인적인 호화도 맥캔 정도로 해두자,
"그러엄, 다음 내 생일은 8월 8일이니까 말야. 그 날에 맥캔을 박스채로 하나 사주라."
"에. 뭐라고 했니? 우리들의 생일은 8월이 아니야."
"그렇다구? 카자노쨩의 생일은 1월 3일. 유키노쨩이랑 같잖아. 쌍둥이니까 함께. 그런 것도 잊어버리다니, 카자노쨩은 잠꾸러기씨? 아니면 바보인걸까?"
"바보가 아니야! 조금 공놀이해서 피곤할 뿐이라니까. 정상적인 나는 좀 더 빈틈없으니까."
"그 주장 자체가 바보 같지만 말이지. 얘는....알고 있는 걸까나아. 언니, 조금 카자노쨩의 장래가 걱정되기 시작했을지도....."
표정을 찌푸리는 큰언니의 모습에 스스로도 위기감을 떠올렸다.
나는, 진짜로 바보인가?
코마치로부터 오레기 라는 둥 멸칭 받은 나이고.
부정해버릴 수도 없는 점이 더욱 나를 비참하게 만들어 올리고 있다.
"괜찮아, 괜찮아. 카자노쨩은 정말로 머리가 좋다니까, 언니는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밖에서 똑똑한 척 하는 거 그만 두자? 한심해 보이고 레이디로써의 품격을 떨어뜨려 버리니까."
"크......말로 달래주지 않아도 돼. 너무 정확해서 반론도 안 돼......"
입으로는 이길 수 없다.
설전을 제압한 것은 큰언니다.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애 상대로 완패 먹을 줄은......
오히려 어린애 에게 고집을 부리고 있는 시점에서 내 인간으로서의 수준을 알 수 있다.
거기까지 자각하고 분노를 갈무리 했다.
이제 승산 같은 거 없지?"
"언니. 그다지 얘를 괴롭히지 말아줘. 바보니까 진심으로 풀이 죽을 거야. 순수한 거야. 바보라서."
"독설 휘두르지 마. 엄청난 맹위를 떨치고 있는데."
"어머, 미안해. 무심코 속내를 드러내 버렸어."
어떻게 교육하면 이런 입버릇 안 좋은 꼬마로 크는 거지?
같은 부모의 아래에서 교육을 받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언동이다.
나도 어지간하지만 말이지.
"이제 맘대로 말해. 나는 어차피 바보야. 바보라도 좋아. 남자는 바보 정도인 게 딱 좋아."
"또~오 헛소리 해버리고. 카자노쨩은 여자애라구?"
"우..... 생물학 적으로는 뭐......"
마음이 남자라고는 말할 수 없다.
드러내 버리면 머리가 제정신인지 의심받을걸.
육친에게 그런 것을 신경 쓰면서 지내는 것은 좋지 못하다.
그런 생각은 딱 질색이다.
그러므로 이 일은 가슴 안쪽에 살짝 숨겨두는 거다.
"그럼 돌아갈까. 생물학적으로 여자애인 카자노쨩? 이상한 말투지만, 응.......성격은 남자애 같지."
큰언니의 소견은 흘려버리고 츠즈키씨에게 유도되어 리무진에 올라탄다.
앉는 느낌 좋은 시트도 유키노시타家의 재산에서 유래된 것.
이 녀석을 쓸 권한이 내게는 있다.
돈은 힘이다.
아마도 이 세계에서 살고 있을 코마치와 만나게 되는 날에는 원하는 걸 잔뜩 사주자.
사적인 이유로 부모님이 용돈을 늘려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그냥 뭐, 뭔가 조르면 대부분은 그걸 사준다.
책이라든가 게임이라든가 맥캔이라든가?
그러므로 자신의 용돈을 소비하지 않고, 모든 물품이 손에 들어온다.
이 얼마나 어리광 부려지고 있는지.
"저기, 카자노? 가끔씩 잠꼬대로 [유키노시타] 라든가 [유이가하마] 라든가 말하고 있는데, 그거 뭐니?"
"잠꼬대? 내가 그런 걸 말한 적이 있나?"
"응, 정말로 아픈 것처럼. 그 밖에도 [코마치] 라든가 [토츠카] 라든가?"
"자각이 없는데."
잠꼬대 내용으로 봐서 전생에서의 지인을 만나고 싶어 하는 꿈이라도 꾼 거겠지.
하지만 눈을 뜬 내게 그런 기억, 조금도 남아있지 않다.
자신에게 있어서 형편이 좋지 못하니까 잊어버리는 걸지도 모른다.
자기 방어 본능이라는 건가.
"뭐 아무것도 아닐 거야. 해봤자 꿈 얘기겠지."
"그래? 그럼 됐지만....."
납득이 되지 않는 듯한 모습.
어떻게든 납득해주지 않으려나?
힐끔힐끔 내 얼굴을 살피는 조그만 한 언니.
신경 써주는 마음은 감사하지만.....그런 기분이 들게 만든 나 자신도 미워진다.
유키노에게는 웃는 얼굴로 있어주길 바라는 것은 가족으로서 당연한 일.
혈연이라는 것은 무상의 사랑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하치만에게 있어서의 코마치와 같다.
랄까 지금도 코마치는 소중한 존재.
세계선을 도약하더라도 바뀌지 않는 마음.
이 세계에서도 코마치를 사랑하자.
받아들일지 말지는 알 수 없지만.
"왠지 분위기가 무거운걸. 그러면 돌아가서 언니가 꼭 안아줄까?"
"오・늘・은 이제 필요 없어."
"헤에? 의외로 솔직하네. 오・늘・은 이라고 말하는 점이 말이야."
"뭐가?"
"으으응? 아무것도 아니라구?"
얼버무리는 큰언니.
이 이상의 추궁은 무위로 끝날 것 같으니까 중지다.
덤불을 헤치고 뭐가 튀어나올까.
단순한 뱀으로 그치면 귀엽고 말겠지.
큰언니는 야마타노 오로치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뭐든지 다 삼켜 버릴 것 같다.
※(일본 신화에 나오는 팔두사)
그런 내 공포심을 꿈에도 모르고, 우리 세 자매를 태운 리무진은 집으로 경쾌하게 달렸다.
다만 여기서 슬픈 사건이.
맥캔을 사기 위해 자판기에 들렀지만.....오늘따라 품절 표시의 램프가 마구마구 점등.
통금도 있으니까 편의점에 들르지도 못하고 집으로 귀가해버리고 말았다.
――――
집에 도착 후.
부지내의 손님용 주차공간에 낯선 차가 주차되어있는 것을 봤다.
보아하니, 쓸데없이 값나가 보이는 고급차 같아 보였다.
차 좋아하는 아찌가 대출 받아서 살 수 있을 정도의 차종.
300만 엔을 넘어갈 정도인가.
"손님이려나? 일단, 조용히 해두자."
"알고 있어. 꼬마도 아니고 무의미하게 떠들지 않아."
"꼬마가 아니라고? 뭐, 됐어."
가정부인 젊은 여성이 맞이해줘서 현관을 통해 집으로 들어간다.
츠즈키씨는 임무를 다 했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귀가.
비번인데 나쁜 짓을 해버리고 말았다.
아직 신혼이라고 들었는데.
부부의 시간에 물을 끼얹다니 큰언니를 부끄럽다고 생각할 뿐.
그러다, 현관 홀에 있는 키가 큰 양복의 남성의 모습을 깨닫는다.
눈대중을 180cm대 후반.
겉보기는 30세를 넘긴 듯 젊다.
그 옆에는 애가 있다.
시건방져 보이는 소년 놈이다.
그 2인조와 마주보듯 우리들의 아버지와 엄마가 서있었다.
뭐야 두 사람이 응대할 정도로의 손님인가?
"오오, 딱 좋은 시간에 돌아왔군."
"아버지. 손님?"
아버지에게 말을 건 것은 나.
다른 사람 앞에서 아버지를 오야지라고 부를 수는 없다.
※(오야지 親父:성인 남성이 아버지를 부를 때 주로 씀)
정중한 말투를 의식하는 거다.
"다음 달부터 유키노시타 건설의 고문 변호사 계약을 체결한 하야마씨다. 그쪽의 소년은 그의 자식이라는 거지."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하야마 타카히토 라고 합니다. 이쪽은 아들인 하야토. 잘 부탁해? 자 하야토. 인사를 하려무나."
"네. 아버지."
하.....?
뭔가 노도 같은 기세로 들은 이름을 귀에 담았지만――.
눈앞에 있는 애가 하야마라고?
아니,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말이지.
그래도 뭐, 그게 오늘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계절은 여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여름 연휴에 가족여행을 기획하고 빈둥거리고 있을 시기.
그런 타이밍에 하야마 하야토이라는 훈남을, 약속된 소년과의 해후.
장난 치냐?
"나는 하야토. 잘 부탁해."
손을 내밀었기에 반사적으로 잡고 말았다.
큰언니도 유키노도 아닌, 내가 제일 먼저다.
솔선해서 악수를 나눈 나와 눈을 마주친 하야마 소년은 경직하고 있었다.
뭔가 벙 쪘다.
입을 뻐끔 하고 열고 발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저기.....이름은...."
"유키노시타 카자노."
"그런가...... 자, 잘 부탁해......?"
무뚝뚝한 대답에 대해서도 기분을 나빠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럴 뿐만 아니라 잡은 손을 놓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침묵의 시간이 몇 초간 흐르고, 큰언니가 말문을 텄다.
"아아, 하야토 군도 참 카자노쨩에게 한눈에 반해버렸구나아?"
"에......? 저, 저는.....그....."
"그러니까, 자기소개를 잊었네? 나는 이 애의 언니인 하루노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해."
"아, 네. 하루노씨. 잘 부탁드립니다."
연상의 누나에 대해서 특별히 꾸미는 것 없이 접하고 있다.
반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하야마 소년.
필시 누나들에게 귀여움 받아온 거겠지.
그런 만남에 익숙한 것이라고 추측한다.
"크흠...... 나도 자기소개를 할래. 나는 유키노. 잘 부탁해. 하야마 하야토군."
"응, 잘 부탁 할게. 유키노쨩."
이쪽도 무사히 이름 교환을 끝낸다.
그 동안, 이 녀석은 내 손을 일 초도 놓지 않은 것은 여담이다.
"그것 보다 말이야. 손을 놔주지 않을래? 뜨거운데."
어린애 특유의 높은 체온.
나도 어린애 이므로 두 사람 합쳐서 고온이 되었다.
땀나기 일보직전에 와서, 겨우 지적한다.
그러자 당황한 모습으로 하야마는 그 손을 풀고 물러섰다.
"미, 미안! 여자애들이랑 이야기 한 적은 많았지만, 카자노쨩처럼 귀여운 애는 처음이라......."
"헤에, 여자애랑 얘기 하는 경우가 많구나?"
자연스럽게 자랑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전생의 나는 여자 운이 없었는데.
아아, 코마치나 유이가하마, 유키노시타나 토츠카는 특별하니까 말이지?
어찌됐건 평범한 여자와는 무관에 가까운 나에게 싸움을 걸고 있는 걸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이 녀석이 그 하야마 같은, 나름대로 좋은 녀석으로 큰다고?
믿어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말이야.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나, 카자노쨩 같은 애가 좋은걸?"
".....그러셔, 그거 참 고맙구만."
"얘, 카자노. 뭐니 그 태도는. 하야토군에게 실례잖니?"
"으에...엄마. 이쪽은 고용주잖아? 조금 정도는 사양하지 않아도 문제없잖아."
무심코 사회의 상식이라는 규율을 잊은 듯한 발언을 해버렸다.
상하관계의 입장에 상관없이, 일본인 되는 자 우아함과 조신성에서 멀어진 행동은 삼가 해야 하거늘.
이라고 하는데 묘한 반항심이 나온 탓에, 어머니에게 강하게 꾸중을 들어버리는 꼴이.....
"아뇨, 괜찮습니다. 우리 아들에게는 조금 정도 기가 센 여자아이와도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 애도 말이죠, 아무래도 아들의 앞에서는 위축해버리는 것 같아서."
"어머 그런가요? 미안해요, 하야토군."
"아뇨...... 저, 카자노쨩이랑 사이좋게 지내고 싶기 때문에, 이 정도는 신경 쓰지 않아요."
"관대한 하야토 군에게 감사하려무나. 알겠니, 카자노?"
"우, 히이. 네, 녜에."
남자애처럼 개구쟁이 라니까――라는 추격타를 날리는 어머니의 혹독함에 진짜로 울 것 같다.
랄까, 진짜로 눈물을 흘려버리고 있다.
나, 꼴사납구만?
코마치에게는 보여주지 못할 추태이다.
"저기, 이거 괜찮으면......."
스윽 하고 뻗은 것은 행커칩.
남자애 치고는 드물게 행커칩을 상비하고 있는 건가?
내 감각으로 말하자면, 남자는 손을 씻어도 자연건조화, 자신의 옷을 손수건 대신으로 써서 손을 닦는다.
그런 거친 생물이다.
소스는 나.
그걸 정면으로 거스르는 스마트한 남자가 바로 눈앞의 하야마라는 건가.
과연 미래의 인기남.
리얼충은 클 때도 뭔가 다르네.
질투는 하지 않지만, 뭔가 짜증난다.
광견처럼 송곳니를 드러내는 나는 정진정명한 애송이 일지도 모른다.
인정하자 나는 애송이다.
"이건?"
"울고 있는 거 같으니까 말이지. 눈물 닦으라고."
"......땡큐해."
퉁명하게 대답하니 받아준다.
이 상황에서 퇴짜는 더욱더 엄마의 역린을 건드려 버린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위협에 대들 정도로 나는 멍충이가 아니다.
따라서 받은 행커칩으로 눈가에 고인 눈물을 닦아낸다.
한차례 닦아낸 후 대화를 재개했다.
"다음에 만날 때 씻어서 돌려줄 테니까."
"다음에? 다음에도 만나 주는 거구나!"
"어, 어이...."
그렇게까지 중요한 안건도 아닐 텐데.
흥분한 모습의 하야마는 어린애 같은 기쁨을 드러내고 손을 잡아왔다.
이놈.....굉장히 마구 여자의 손을 너무 잡는데.
이게 하치만이었다면 성희롱 사건이라고 큰 소란이 벌어질게 틀림없다.
훈남들에게만 허용된 행위를 앞에 두고 이번에는 질투심이 움직인다.
"흠..... 아무래도 딸은 하야토군을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군."
아버지의 말에 반박하고 싶다.
어떻게 봐도 하야마쪽이 나를 마음에 들어 하고 있는 것뿐이겠지?
그것도 일방적으로.
그렇지만 기특한 소년이기도 하다.
외모는 유키노와 쏙 빼닮아서 미소녀를 자칭하고도 남을 미모의 나.
하지만 성격의 좋고 나쁨을 가미하면, 그다지 누군가에게 선호 받을 만한 인간성도 아닐 텐데.
"그런 것 같군요. 만약 괜찮다면......"
"아니, 그 권유는 삼가 해 줄 수 있겠나? 딸에게도 의사라는 것이 있지."
"죄송합니다. 앞서나갔군요."
"무얼. 본인들의 문제다. 만약 애들의 의사가 일치한 경우에는――딸을 잘 부탁한다고 아드님에게 전해주게."
"네, 그러지요."
아버지들끼리의 밀담――이라는 것 치고는 다 들린다.
어쩐지 불안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만.
건드리지 말자.
괜히 긁어 어쩌고 하는 녀석이다.
"그 뭐더라....하야토였던가?"
"응, 나는 하야토야."
"나는 사이좋게 지내도 상관없어. 그래도 그거다. 그다지 건방진 소린 하지 마."
"알고 있어. 그래서 너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면 약속 할게!"
기운차구만, 애라는 건.
그저 그것뿐인 소감을 머릿속에 띄우고, 그 날은 하야마 부모를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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