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만 전생――유키노시타 유키노의 쌍둥이 여동생으로―― 10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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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본 작품에는 일부 독자께서 장르적인 의미나 속성적인 의미를 포함해 원하지 않는 현상이나 상황 및 커플링이 표현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분께서는 부디 작품을 즐기는 다른 분들을 위하여 너그러이 넘어가 주시길 바랍니다.
작가 : 熱湯
八幡?生――雪ノ下雪乃の?子の妹へ――
URL : https://novel.syosetu.org/92792/
10화
7월 말.
하야토와 논 횟수도 두, 셋을 셀 무렵.
8워 1이에 학교 행사인 캠프를 앞두고, 현재 준비에 착수했다.
행선지는 치바 마을.
전생에서도 자연교실이라든지 봉사부의 활동의 일환으로 방문한 인연이 있는 땅.
이번에는 5학년, 30명 3반.
학년 총 90명의 이벤트이다.
갈아입을 옷이나 칫솔, 남은 건 심심풀이용 책.
나랑 유키노 쌍둥이 자매에게 독서는 빼놓을 수 없다.
버스의 이동 중이든, 자유시간이든.
조금이라도 한가한 시간이 생길 것 같으면, 금방이라도 책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렇게 10년하고 반년의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익힌 지식량도 상응한 것.
피로할 기회는 외톨이 이기 때문에 거의 없지만.
자기 방에서 여행용 가방에 의류도 담아 간다.
물론, 언니의 센스로 엄선된 속옷 여러 가지를 포함해서.
원래 같으면 성적인 화제 같은건 피하고 싶다.
만, 자신의 신체에 관련된 것.
눈을 돌리고만은 있을 수 없다.
이게 남의 일이라면 무시하기로 하겠지만 말이지......
정말이지..... 내 의사를 반해서 비대화를 계속하는
자신의 가슴께에 시선을 떨구고 시험 삼아 비벼봤지만, 전혀 줄어들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혈액 순환이 되어서 성장을 촉진하기까지 했다.
성장을 정체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알면서도 의미 없는 발버둥을 계속 치는 나를, 유키노가 날카로운 눈매로 바라보는 것도 일상화 하고 있다.
자 그럼, 지금 현재 뭘 하고 있는 지 말하자.
캠프의 준비도 하는 둥 마는 둥, 한가함을 주체하지 못해서 외출하고 있다.
오랜만의 단독 행동.
평상시라면 언니나 유키노 같은 언니들, 하야토 같은 친구와 행동을 같이 하지만, 오늘은 드물게도 솔로.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겠지 라고, 동반을 바란 유키노에게 마음이 아팠지만 거절 하도록 했다.
간단하게 [그래, 다녀오렴.] 라는 말과 함께 배웅 해준 그녀의 얼굴은 어딘가 적막감을 띠고 있었다.
마치 반신을 잃는 듯한 비통함에 슬퍼하듯이.
내가 상상한 영역을 벗어나지 않은 추측이었지만, 그 애는 아무래도 쌍둥이 여동생에게 발육 면에서 질투하는 한편 의존도 하는 모양이다.
그런 보호욕을 불러일으키는 세계 제일 귀여운 언니를 집에서 집보기를 시킨 나는 여동생으로서 인도(人道)가 결여되어있다.
자신의 죄의 무거움에 무너져 버릴 것만 같다.
라는 건 실제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긴 해도 다소는 죄책감이 있으므로.....나중에, 데스티니 스토어의 쇼핑이라도 어울려 줘서 벌충해야지.
팬더 판씨의 애니멀 파자마라든가를 골라주는 것도 좋겠지.
일단은, 천천히 밖으로 나가 봤지만 아무 것도 목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역 앞의 서점에 훌쩍 들릴 생각.
그 외에 가전제품 가게에서 고데기를 구입할 예정.
유키노와 동등하게 길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은 내 은근한 자랑.
그 매력을 더욱 가꾸기 위해 광택을 내려고, 이번에 고데기 구입을 결정했다.
머리카락에까지 신경을 쓰다니 나도 여자의 사고에 물들어가고 있는 증거다.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 들였기 때문이다.
나의 성 자각이 어떻다든가가 아니다.
주위는 절대로 나를 여자로 보고 있고, 나도 그걸 부정하지 않는다.
단지 현실을 보는 것을 익혔다.
그렇기 때문에 겉보기에 상응하는, 성별에 상응하는 행동거리를 한다.
몸가짐도 평소에 의식하고 있다.
엄마로부터의 가르침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나 자신의 의사로 멋부리기에 의식을 높여가고 있기 까지 하다.
그러한 배경에 의해 반에서도 최상급 외모를 가진 이 몸.
여전히 외톨이 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말을 걸어오지는 않지만, 귀에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주위로부터 아무래도 규중의 아가씨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듯하다.
말 수가 적은 것과 표정의 변화가 적다, 굳이 예를 들자면 근심어린 얼굴을 많이 했던 것에서 오는 인식인 모양이다.
그렇지만 뭐, 쓸데없는 무리들로부터 간섭이 없다는 점에서는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것.
그다지 누군가와 말하는 것에서 재미를 발견하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현재의 위치가 마음에 든다.
반에서 대화 상대는 지금은 하야토로 충분하다.
그 녀석만큼은 오빠로 인식하고 있으니까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고 말이지.
이래저래 생각거리를 하다 보니 서점에 도착.
이번에 목적인 책은 일반 문예.
라이트노벨만 읽고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다자이 오사무 라든가 셰익스피어 라든가 유명한 쪽은 대부분 읽었다.
지금은 현대를 살아가는 잘나가는 작가의 작품을 중심을 발굴 중.
그 세계선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명작이, 서점으로 발길을 옮겨 보면 몇 권이나.
즉 전생에서 읽어낸 책 이외에도 읽지 않은 작품이 매일같이 생겨나고 있다.
지루하지 않아도 된 것에 대해 세계에 감사하고 있다.
역으로 말하자면 취미가 독서밖에 없는 내게도 문제가 있는 것 같지만?
게임도 적당히 플레이 하지만, 열중 한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좀 더 건설적인 취미를 원하는 바이다.
아아 하지만 취미는 아니지만 승마는 특기다.
부자에 상응하는 우아한 취미이다.
하지만 유키노는 거기에 플러스해서 합기도나 피아노까지 마쳤다.
작년쯤에 입문 과정을 거쳐서, 이미 교육과정을 마쳤다.
지금은 자유 시간을 손에 넣은 유키노지만, 한 번 몸에 익힌 기술은 흐려지는 일 없이 지금도 살아있다.
합기도를 습득한 유키노.
아마 내가 맞붙어 싸움을 해도 확실하게 진다.
설전에서도 패배 확정이므로 유키노시타 삼 자매의 실질적 카스트 최밑변은 내게 해당된다.
뭐, 싸움다운 싸움은 태어나서 한 적이 없으니까 괜한 걱정이겠지.
자매간의 관계를 떠올리면서 책장을 물색.
드라마화나 영화화 결정된 소설의 특설 코너는 완전히 무시하고 수수하게 빛나는 작품은 없는 걸까 하고 수색해 나간다.
이 발굴 작업이야 말로 독서의 묘미.
아직 읽기 전부터 독서는 시작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 고르기부터 전투에 돌입하고 있는 것이다.
신경 쓰이는 책을 몇 개인가 손에 들고, 속표지에 기재된 줄거리를 읽는다.
흥미를 돋우는 듯, 하면 산다.
반대로 흥미가 솟지 않는 책은 즉시 선반에 돌려놓는다.
그 반복.
세 권 정도 고른 시점에서 자금 면에서 불안이 스쳐지나 간다.
지갑의 내용, 얼마나 있었더라.
급하게 지갑의 주둥이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
아차, 안되겠다.
세 권 아슬아슬하게 살 수 있는 정도의 돈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깨닫지 못하고 4권 째를 집어 들었으면, 계산대에서 창피 당할 뻔 했다.
만, 문득 시야의 구석에 잡힌 것은, 가지고 싶었지만 어떤 서점이나 통판 사이트의 재고에도 품절이 되어 손에 넣을 수 없었던 제목이었다.
뒷 표지에 적힌 제목이 주위에 책 사이에서 헷갈리면서도 이채를 띠고 있었다.
무심코 손에 넣으려고 뻗었지만――동시에 뻗은 제 삼자의 손.
부드러운 충돌을 거쳐 그 손은 움직임을 멈춘다.
거의 같은 타이밍에 같은 책에 흥미를 가지고, 그리고 접촉.
얼마나 재수가 없는지.
그다지 강하게 나가지 않는 나니까.
이 책을 양보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손의 소유주의 얼굴을 언뜻 봤다.
"에........?"
"응........?"
나와
낯익은 얼굴.
지금 나와 같은 세대.....라고 할까 같은 학년일 그 소년.
뿅 하고 정수리에 자라있는 바보 털은, 한 때 나 자신의 특징이기도 하다.
단적으로 말하자.
돌려서 말하는 의미도 여유도 없기 때문에 직설적으로.
그 란, 그 인물이란, 눈앞의 소년이란――
즉 또 다른 한 사람의 나이자 내가 아닌 자.
이 세상에 태어나서, 자라고, 처음부터 하치만으로 살아온 인간이 옆에 있고, 같은 책에 손을 대고 있었다.
이게 다른 사람이라면, 남녀끼리의 드라마 같은 연애로 발전했을 가능성도 없지도 않다.
하지만 눈앞의 소년은 유전적 연관성이 없는데도 동일 인물.
말하자면 과거의 자신과의 만남.
SF 소설 같은 타임 패러독스에 빠지지 않으려고 해도, 마음의 안녕이 금세 사라졌다.
어째서 이렇게도 갑작스럽게
이 만남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고 의문에 빠진다.
하지만.....의미 같은 건 없다.
그냥 우연히, 기적적으로 그렇게 된 것뿐.
운명도 뭣도 아니다.
같은 치바 시내.
그것도 근처에 살고 있는 이상, 접촉할 가능성도 있었고, 이런 것 자체도 상정할 수 있었을 터.
그러니까 우연이지만 필연이기도 했다.
"죄, 죄송합니다......"
소극적인 듯한 목소리로 그는 사과의 말을 꺼냈다.
그리고 가볍게 고개 숙인다.
낯가림을 하는 나는, 내게 사죄의 자세를 취하고 한 걸음 물러났다.
"아, 아니..... 이쪽이야 말로......"
뭐라고 해주면 되지?
대화조차 곤란하게 생각되었다.
그야 그렇겠지?
누구든지 자신과 조우해버리면 말을 잃어버린다.
도플갱어와 같이 만나고 나면 죽는다든가 그런 얘기는 아니지만, 상식외의 사건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이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모른다.
모르니까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하기 보다는 이해조차 불가능하다가 생각되는 사태이기 때문에 뇌가 정지하고 있는 듯한 절박감.
어쨌든 떨리는 목소리로
"그 책, 나는 괜찮으니까 부디."
"에?"
그는 말했다.
지금 서로가 손에 넣으려고 했던 책의 구입권을 양보한다고.
여자에게 강하게 나갈 수 없는 나다운 회답.
확실히 지금의
남자인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욕구를 누르고 책을 사는 것을 포기하고 있었다.
아직 초등학교 5학년일 텐데 기가 약한 자세다.
꼬맹이 시절은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넘쳐흐르는 법인데......
"아, 아니. 이쪽이야 말로 부디. 난(わたし), 이 책을 절대적으로 원한다든가 그렇지도 않으니까....."
아아니, 절대로 가지고 싶다.
하지만 책을 구입할 예산은 한정되어있고, 이 책을 손에 넣으면 한 권은 선반에 되돌려 놔야 한다.
모처럼 고른 책을 울며 겨자 먹기로 원래 자리에 돌려보내는 것도 쓸쓸하다.
그렇다고 한다면, 여기는 얌전하게 지금 사려고 결심한 책을 포기하고, 이미 손에 들고 있는 책으로 만족해야할 때.
정말로 이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소년이 눈앞에 있고 말이지.
랄까, 예전의 자신이었던 인간에게 배려를 하다니 복잡한 심경이다.
"괜찮나요?"
"네. 사실을 말하자면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책으로 자금이 아슬아슬하니까. 이 책을 골라버리면 다른 책을 살 수 없게 돼버리니까. 욕심 부리는 건 그만 둘까 싶어서. 그러니까 나는 필요 없으니까, 부디...."
"녜.....네, 네에..... 감사합니다....."
말 더듬는 하치만은 어딘가 불안정해 보인다.
여자와의 대화에 익숙하지 않은.
그런 주제에, 중학교 시절에는 여자에게 고백하는 용기를 가지는 과감한 인간일 터인데.....여기에서는 믿음직스럽지 못한 인상을 받는다.
뭐, 내가 성장한 배경에는 중2병의 발병이 있다만.
뇌가 근본적으로 바보가 된 당시의 나는 무슨 일에도 나쁜 의미로 포지티브.
맥락도 없이 반의 신경 쓰이는 여자가 자신에게 호의를 품고 있다고 착각해서, 기세를 타고 고백.
그리고 순식간에 차인 끝에 여자가 기분 더러워 한다.
그런 느낌의 풋내 나는 중학생 시절이었다.
그에 비해 눈앞의 나는 위태롭게 뒤로 빼고 있다.
완벽하게 이 녀석은......과거의 나이자, 지금의 나와 다른 존재.
결별한 것은 얼마 전.
알고는 있었지만....역시 여기 있는 두 사람의 하치만은 다른 사람이겠지.
내게 양보 받는 대로 책을 손에 든 그는 딱딱한 미소를 띠운다.
아니, 그저 단순히 미소를 만드는 것이 서투른 것뿐이다.
미소가 어색하다는 평이 있는 초등학생 당시의 하치만.
여기서도 그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그립기는 했다.
나도 과거에 이런 미소밖에 지을 수 없었다.
지금이라면 유키노와 같은 얼굴로 같은 유전자르 이은 여자애이기 때문에, 미인도 같은 표정을 자연스럽게 지을 수 있다.
그러니까 그 기색 나쁜 미소차도, 추억에 잠기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좋은 미소....."
"에, 거짓말이지?"
내 속삭임에 그는 반응을 보였다.
스스로 자신의 미소에 위화감이 있다고 이해하고 있는 걸까, 의문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팟, 하고 입을 누르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허물없이 입을 놀린 것을 신경 쓰는 모습.
"죄, 죄송합니다?"
"아니, 괜찮은데. 게다가 딱 보니까 또래 같아 보이고, 존댓말 같은 거 필요 없어."
"그런가.....?"
예를 표하며 대외용 인격을 뒤집어쓴다.
반 내에 있어서의 규중의 영애·유키노시타 카자노씨의 강림이다.
문득 깨달은 것이 있다.
내 옆에 있는 하치만이 얼굴을 힐끔힐끔 바라보고 있다.
다른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 것을 꺼려하는 그답다.
잘난 척 하면서 남 말 하는 것 같지만, 나는 귀엽고 예쁘고?
또래의 소년들이 봤을 때 신경 쓰이는 여자애 필두 후보잖아?
첫눈에 반한다거나 하기까지 한다..
특히 중학교 시절에 연애에 있어서 호된 꼴을 당한 이전의 히키가야 하치만이라는 남자는 금사빠 성격을 가지고 있다.
가능성이 어마어마하다.
"저기.....고마워. 책이라든가....."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그 대신 그 책, 제대로 읽어주도록 해."
"어, 엉."
여전히 퉁명스러운 내 말투.
소재인 하치만도 무뚝뚝하지만.
은근슬쩍 내 존안과 가슴께에 시선을 교차시키는 하치만.
에로한 애송이놈......
라는 것은 가혹한 이야기다.
이 나이 때라면, 이성에 눈뜨는 것도 당연.
하지만....하치만에게 보이고 있는 것은 기분이 너무 좋지 못하다.
원한을 품을 정도는 아니지만, 여기서 한마디 해둘까.
"저기..... 그런 시선으로 가슴을 보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아, ...... 미안.....!"
노골적으로 시선을 집어넣는다.
나쁜 죄 지은 것 같은 얼굴로 사죄한다.
작은 목소리로 몇 번이고 [잘못했어.], [미안.]
반복할 때마다 10.
죄책감을 지치게 가진다고 느끼고, 내 쪽이야 말로 그런 짓을 한 기분이 되었다.
그러므로 말로 하자.
지금 기분을.
전하고 나서 마음속에 끼인 안개를 걷어내는 거다.
"여자애의 몸에 흥미가 있어?"
아아, 실패.
어째서 얘기를 더 깊게 파고들려고 하는 걸까.
뜬금없이 전혀 다른 화제를 꺼내는 거라면 몰라도, 이래서는 내가 악녀 같다.
언니의 영향이 두드러진다.
닮은 자매라고 말한다면야 듣기에는 좋다만 서도.
"아니......그런 거 물어봐도 말이지."
당연한 반응.
어디에 초대면의 여자의 성적인 질문을 받고, 제대로 대답하는 인간이 있나?
적어도 상식인의 감성에서 약간 외톨이 성분을 포함한 정도의 히키가야 하치만으로는 상대할 수 있는 류의 질문은 아닐 것이다.
"질문을 바꾼다기 보다는, 경고가 되지만..... 여자애는 꽤 그런 시선에 민감하니까. 삼가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충고 고마워..... 랄까, 진짜 미안."
"의외로 솔직해서 놀랐네. 겉보기로 봐서는 비뚤어져 보였으니까."
"시꺼..... 초대면에. 그것도 이름도 모르는 상대에게 잘도 거기까지 말할 수 있구만?"
가볍게 말로 두들겨 버렸다.
섣불리 자신을 상대했다.
사양이라는 것을 개재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나무라듯 휙휙 하고 말을 던져버리는 것이다.
이 거리감의 없음은 형제 이상이 아닐까?
"헤헤...."
"남자 같은 웃음이구나, 너."
"너가 아냐. 카자노라는 이름이 있어."
"카자노? 한자로는 어떻게 쓰는 건데."
"풍속(風速)의 풍(風)에 노기자카(乃木坂)의 노(乃)를 써서 카자노"
"카자노인가...... 이름은 여자 같구나."
이름을 가르쳐 주게 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어째서 여기서 성이 아니라 이름 쪽을 먼저 말해 버린 것인가.
그 부분은 걱정할 만한 부분이 아니다.
단지 나라는 존재를 알리기에 이름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런 너는? 이름, 가르쳐줘."
"하치만(八幡). 하치만 대보살(八幡大菩薩)의 하치만이다."
"이상한 이름. 하지만 특징적이라 기억하기 쉬워."
"아아 그러냐....."
"하치만..... 좋은 이름이야."
저쪽도 성을 빼고 이름만을 칭한다.
그렇지만 뭐, 애들 안에서는 그런 거다.
특별히 친하지 않더라도 알고 나서 조금만 지나면 이름으로 서로 부른다.
애들의 세계에서의 상식을 우리들은 적용시키고 있는 거다.
게다가 가르쳐 준 것은 이름 뿐.
성은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이름으로 부를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나는 초대면의 남자를 향해서 이름으로 부른다.
"그래도 그거다. 책은 정말로 감사하고 있어."
"괜찮아, 딱히. 정말로 읽고 싶었지만 운이 없었다고 보고 포기할 테니까."
"뭐야, 읽고 싶었던 거냐. 그걸 듣고 나면 내가 가지고 가는 게 마음이 불편하잖아?"
"어차피 나, 이 이상 가지고 있는 돈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깨끗하게 포기할 수 있어."
".....그럼, 내 쪽에서 하나 제안해도 될까? 내가 다 읽고 나면 빌려줘도 괜찮아. 그러니까 그....."
"연락처를 가르쳐 줬으면 한다고? 헌팅도 잘하네, 하치만은."
"웃......헌팅이 아니야."
부정하는 하치만.
정말이지 그 말대로다.
아직 중2병을 앓기 이전의 그에게는 여자에게 연락처를 물을 담력 같은 건 없다.
원래부터 성장이 느린 인간.
여자와 가까워지고 싶다고는 생각해도, 실제로 행동으로 안 나오겠지.
그럼 어째서 이 국면에서 용맹하게도 나 같은 미소녀에게 찾아온 것인가.
그런 것 단순히 이 녀석이 사람이 좋을 뿐이다.
자신과 코마치가 제일 소중한 주제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필요 이상으로 이해하는 하치만.
봉사부로 활동하던 당시의 나도 다른 사람의 마음을 고려하는 것은 잘했었다.
다만 접할 기회가 극소했고, 다른 사람과의 교제를 기피했었기 때문에 살릴 장면이 풍족하지 않았을 뿐.
그러던 중에 봉사부에 말려들어온 의뢰들은 나의 장점을 살리는 절호의 장소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 나이자 내 진가가 발휘한 때.
그런 순간을 입회하고 있는 것이다.
"좋아, 알았어. 주소랑 전화번호를 가르쳐 줄게. 휴대전화는 가지고 있어?"
"부모가 맞벌이 하는 관계상, 일단 휴대전화를 가지고는 있는데..... 랄까, 진짜로 연락처 가르쳐 주는 거야?"
"자기가 물어놓고 이상한 소릴 하네. 방금 전까지의 대화로 나는 하치만의 성격을 이해했으니까. 특별히 걸릴 것 같은 문제는 없을 텐데?"
"그, 그런가......? 아, 아아, 응. 그럼, 번호라든가 교환하자고."
당황하면서도 평온함을 가장하는 등 남자 특유의 강한 척.
적외선으로 전화번호 교환을 마친 후, 휴대전화의 메모장 기능으로 주소를 집어넣는다.
이걸로 책을 빌릴 것을 구실로 서로의 집을 왕래할 수 있다.
내 계획대로 코마치와 만난다는 목적이다.
그러니까 주소도 털털하게 가르쳐 준 것이다.
"하치만, 앞으로도 잘 부탁해. 학교는 다르지만 친구는 될 거 같아."
"치, 친구...... 나, 친구가 있어본 적이 없으니까. 어떤 느낌인지 모르겠어."
"앞으로 알아 가면 되잖아. 시간은 얼마든지 있고."
"엉, 그러네...... 아자, 코마치 한테 친구가 생겼다고 자랑이다."
"코마치?"
코마치를 모르는 것처럼 넌지시 물어본다.
"코마치라고 내 두살 아래의 여동생. 엄청나게 귀여워."
"시스콘?"
"시스콘이 아냐. 편들어주는 게 아니라 귀여워. 카자노가 예쁜 계열의 정점이라면 코마치는 귀여운 계열의 정점이야."
"헤에, 은근슬쩍 나를 예쁘다고 칭찬하다니, 역시 헌팅 잘하는구나. 하치만은."
"그러니까 나는 그런 가벼운 남자가 아냐."
설득력이 떨어지는 변명이긴 하지만, 하치만에게 여자에 대한 토크 능력이 결여되어있다는 것은 잘 안다.
자신의 일이다.
모르는 일 따위는 전무.
하치만이 얼마나 늦게 성장하는지, 얼마나 여동생 사랑으로 가득 차 있는지――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다.
그러므로 여기서 나는 하치만의 반응을 재미있어서 놀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점점 언니랑 닮아가는 자신의 미래가 두렵다.
"그래도 그렇게까지 귀엽다는 여동생에게는 흥미가 솟네. 꼭 만나보고 싶어."
"그럼 우리 집 갈래? 지금부터 라든가....."
나직이 말꼬리를 줄이며 말했다.
"괜찮아?"
"엉. 이 책을 빌려주는 건 나중이 되겠지만, 우리 집 가는 길의 예습도 겸해서 어때? 코마치는 인도어파니까 말이지. 아마 지금도 집에 있을 거다."
"그럼 지는 척 하고 신세 지도록 할까나."
특별히 저항도 없이 남자의 집에 기어들어가는 여자.
가벼운 여자 같기는 하지만, 내 사정을 생각하면 친가에 귀성하는 것과 같은 것.
아무 꺼림칙한 일 따위는 없다.
단지 여동생에게 만나러 갈 뿐.
그렇게 변명 해둔다.
게다가 하치만이 상대인 거다.
실수 따위는 일어날 리도 없다.
그렇다면 안심.
근심 없이 히키가야家의 문턱을 넘나든다.
고데기는 나중에 사기로 하자.
최중요사안이 볼일에 포함되었기 때문에.
"일단 서로 계산을 마치자. 얘기는 그 다음."
"응, 알았어. 안내 부탁할게, 하치만?"
"읏.....여자가 이름으로 불러주는 것은 유치원 이후니까 익숙하질 않네..... 아까부터 근질거려."
그런 주제에 내 가슴을 뚫어져라 보니까 빈틈이 없다.
――――
헌팅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하치만의 등 뒤를 쫒아 히키가야家에 도착.
부모님은 부재인 모양.
전생의 엄마랑도 만날 수 있을까나?
라는 기대는 기루어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에 못지않은.
오히려 능가하는 사건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코마치와의 만남.
아니, 재회라고도 의역할 수 있으려나?
뭐, 대답은 아무래도 좋다.
중요한 것은, 이 세계에서도 코마치랑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전부다.
"여기가 우리 집이야."
"좋은 집이네."
약 11년 만에 보는 히키가야댁.
그리움으로 가득 찬 눈으로 현관을 훑어본다.
여기를 빠져나가면.....예전에 살던 장소의 공기를 맛볼 수 있다.
코마치와 함께 보내며, 남매를 기른 소중한 공간.
거기가 눈앞까지 다가온 것이다.
눈시울이 뜨거워져, 미적지근한 물방울이 방울방울 떨어진다.
"왜, 왜 그래? 왜 우는 건데. 혹시 나 같은 놈의 집에는 들어가고 싶지 않다던가....."
"그런 게 아냐. 기쁜 것뿐이야..... 이 집, 지금 엄청 들어가고 싶어."
"그렇게 희귀한 구조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그거냐? 너희 집은 너무 빈곤해서 지붕도 없는 집에 사고 있다거나? 그래서 평범한 집도 저택으로 보여서 부러워서 눈물을 흘리는 느낌으로......"
"망상 즐...... 유감, 우리 집은 부자니까. 솔직하게 말해서 나, 아가씨니까."
"부잣집 딸내미인가. 괜찮나? 이런 서민적인 집에 초대해도. 나중에 너네 부모님이 쳐들어온다거나 하지 않겠지? 딸을 이런 열악한 환경의 집에 불러들여서는 뭐하는 짓이냐면서."
멈추지 않는 망상.
좀 더 자세하게 마하자면 편집증과 비슷한 하치만.
소시민 기질의 그에게 있어서, 나 같은 고귀한 혈통의 아가씨와 대화하는 것조차 주제넘게 느껴지겠지.
나 자신도 소시민적인 감각으로 사물을 생각하고, 판단해서, 행동하기는 하지만.
"어 뭐 됐어. 지금 문 열 테니까 기다려 줘."
"응."
그는 알고 있을까.
빠르게도 익숙하지 않을 터인 여자와 태연하게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처음 친구가 생긴 당일에 집에 부른다는 상황에 들떠있는 하치만.
쾌활한 콧노래가 들려온다.
"잘은 모르겠지만, 카자노는 다른 사람이라는 느낌이 안 든단 말이지. 뭐랄까, 어딘가 모르게 나랑 닮은 냄새가 나."
"추상적이긴 하지만 부정은 하지 않을게. 나도 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
"그런가, 마음이 맞는구나. 파장이 맞다고도 할 수 있을까?"
"어떨까나."
그도 눈치 채고 있었나.
사고 패턴이 동일한 거다.
당연하다면야 당연하지.
현관의 열쇠를 열어서 문이 개방된다.
집안에서 익숙한 냄새가 감돌아, 비강으로 침입한다.
아아, 이것이야 말로 히키가야家의 냄새.
귀가한 실감이 솟아난다.
"자, 들어와. 여동생이 있지만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있어."
"그러니까, 실례합니다."
아직 이 시기에는 애완 고양이인 카마쿠라는 부재.
히키가야家에 들이게 되는 것은 내가 초등학교 6학년, 코마치가 4학년일 때이다.
내년 쯤, 도쿄 왕냥쇼에서 우연히 만나는 것이다.
코마치의 감식에 의한 이야기지만.
운명이란 이어지는 것.
자잘한 차이가 있어도 대략적인 역사는 바르게 흘러, 주류를 이른다.
이 세계에서는 어디까지 원래 세계를 재현할지는 모르겠다만.
거실을 지나자 이미 냉방이 틀어져 있어서, 서늘한 공기에 의해, 밖의 열기로 가열된 신체가 급속도로 냉각되어간다.
기분 좋음과 동시에 실내를 둘러보니 소파에 한 명의 여자아이가 새근새근하고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흘러내린 수건이불에서 가는 다리가 사랑스럽게 노출되어 있었다.
"여동생인 코마치다. 지금은 조금 낮잠을 자고 있는 것 같지만."
"하치만의 말대로 귀여운 여동생이네. 잠든 얼굴도 큐트."
"글치? 자랑스러운 여동생이다. 달라고 해도 안 줘."
"됐어. 지켜보는 것만으로 만족이고. 게다가 나 자신도 여동생인걸."
"위에 오빠라든가 있는 거야?"
"언니가 두 사람 정도 있어."
잘 생각하지 않더라도 나는 여동생 속성 소유자.
하치만이 각별하게 사랑하는 코마치와의 공통점이다.
오오, 왠지 엄청 친근감이 솟아오르는데.
그렇기 때문이겠지.
슬쩍 소파의 옆에서 몸을 굽혀, 잠들어있는 코마치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민 것은.
쭉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
느끼고 싶다.
만지고 싶다.
그런 충동에 자극된 나는, 잠든 코마치의 뺨에 손을 대고 부드러운 손놀림에 유의하며 쓰다듬었다.
부드러워. 따듯해.
무엇보다도 사랑스럽다.
"남의 여동생한테 허물이 없네."
"시꺼, 내 맘대로 잖냐."
"어이, 말투가.....그게 카자노의 원래 모습인가? 내숭 떨고 있었던 거냐."
별안간 성질내는 내 본성에 눈을 부라리는 하치만.
나도 코마치와 대면하기 직전까지는 내숭을 떨 생각이었다.
허물이 거의 없어지고 나서야 단계적으로 본성을 드러내려고 생각했지만――그런 말 듣고 가만히 있을 상황이 아니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코마치가 눈앞에 있다고?
가면 같은 건 벗겨져서 손쉽게 표면이 끌려 나간다.
"그렇지. 감쪽같이 내 미소녀 연기에 속아서 부주의하게도 집에 들이고 말았구만. 내 목적은 처음부터 네놈의 여동생이었다고. 이 애랑 만나기 위해서 하치만과 친구가 된 거다. 뭐, 너랑 조우한 것은 완전 우연이지만 말이지."
".....아니, 왠지 모르겠지만 네 속셈은 읽고 있었다고. 절반은 그게 이유겠지 하고 말이야."
과연 근원을 같이하는 인간사이.
내 생각의 중요한 부분을 짐작하고 읽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 나의 최대 이해자가 될지도 모르겠다.
신뢰와는 또 다른 느낌이지만, 노골적으로 믿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상대이기는 하다.
뭐, 그걸 직접 하치만에게 말할 의사는 없지만.
"아아, 들켜버릴 줄이야. 하치만과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다는 것은 진심이야."
하지만 어린애답게 겉치레로 마음을 전하는 데는, 특별한 저항도 없는 것이 또한 사실.
그러므로 진지한 얼굴로 그렇게 전해봤다.
과연 그의 반응은――.
"잘 됐다...... 진짜로 두근두근 했어. 겨우 생겼다고 생각한 친구가 환각이 아니라고 확신 할 수 있어서."
그렇게까지 불안 해 했었나?
나도 위험한 다리를 건넌 것이다.
자칫하면 스스로가 스스로를 상처 줄 뻔했다.
자해 행위와도 같다.
"그런데.... 코마치랑 만나기 위해서라고 말했는데, 내 여동생이랑 만난 적이라도 있는 거야?"
"그건....."
만난 적 따위는 없다.
길에서 봤다고 변명을 하려고 해도, 하치만의 여동생이라고 결부할 이유가 없다.
외모적으로 하치만과 코마치는 비슷하지만 닮지 않았다.
도저히 까지는 아니더라도, 하치만을 봤을 때 코마치의 가족이라고 추리하는 것은 불가능.
그러므로 하치만의 여동생과 만나고 싶다 = 코마치와 만나고 싶다 라고는 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변명을 해야 할까.
"그야 그거지. 하치만을 한 눈에 친해지고 싶다고 느꼈으니까. 그러니까 여동생이랑도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구나, 라고 생각한 거지."
"나랑 사이좋게 되고 싶으니까, 그 여동생과 사이좋게 지낸 다음에 허를 찌르겠다는 거야? 그렇지만 아까 말투로 봤을 때 목적이랑 수단이 역전되어있는데. 애초에, 나 같은 거랑 친구가 되고 싶다든가, 이상한 여자애란 말이지. 카자노는..... 몹쓸 남자가 취향인가?"
"그런 셈이지."
하야토는 바보지만 몹쓸 녀석은 아니다.
사실, 몹쓸 남자를 좋아하는 취미 따위는 없다.
그러니까 여기서의 발언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뱉은 것.
하치만을 속이는 식으로 설득에 성공한다.
"장난 아니네, 나..... 여자를 한 눈에 반하게 만들어 버린다던가."
"하?"
뭔가 좋지 않은 착각을 하고 있는 모양.
누가 한눈에 반해?
이런 몹쓸 인간의 대표 같은 녀석에게.
균형 잡힌 생김새라는 것은 사실이니까 인정하자.
하지만 내 얘기지만 성격면의 어려움은 지적하고 싶다.
중학생 시절까지 착각남.
여자의 심정을 곡해하고 고백한 후 차이는 불쌍한 남자.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고나서는 인간불신에 빠지는 비뚤어진 귀찮은 남자.
객관적으로 다시 돌아보니, 어쩔 도리가 없이 성가신 인간이다.
그런 그를 이성으로서 좋아해줄 여자 따위는, 치바현 어디를 찾아봐도 존재하지 않는다.
남매로서 라면 코마치가 사랑해주고 있는 것 같지만 서도.
"저기.....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카자노야말로 그거지. 남자 같은 말투지만 귀여워. 너, 혹시 나를 좋아하는 거야?"
"........"
싫다아~.
엄마, 언니, 유키농.....핀치인 나를 구해줘어!
흑역사의 덩어리가 덮쳐오고 있다.
중학시절을 밀쳐두고 착각남으로 변모한 하치만의 존재가 너무 부끄럽다.
이건....오리모토에게 고백하고 학교에서 웃음거리가 될 만하다.
이런 남자, 알맞게 괴롭힘 대상이라고?
"하치만아..... 조금 사물을 냉정하게 보자."
"처음부터 나를 이름으로 부른 점에서, 호감도 높은 거지?"
안되겠다.
말이 통하지 않아.
이런 부끄러운 오빠야라서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코마치.
괜히 어중간하게 외모를 정돈하는 하치만은 자신에 대한 평가가 높다.
당시의 나는 자신의 단점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이거야 말로 내 인생의 과오.
역사는 반복되어, 다시 나에게 고뇌를 드리웠다.
이런 남자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실수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남자가 자신이었던 것이다.
이제 후회할 수도 없다.
목이 막힌다.
답답하다.
"그 착각을 바로 잡아주지. 나는 너를 이성으로 보고 있지 않아. 연심 따위는 싹틀 여지도 없어. 전부 너의 오해다."
".....진짜?"
"왕진짜. 모처럼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찬물을 끼얹어가지고는. 다음부터는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은 하지 마라."
".......미안."
의외로 잘 알아듣는 듯.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수치심에 괴로워하는 소년으로 전락한 하치만은, 바닥에서 몸부림치며 다리를 버둥버둥 거리고 있다.
[죽고싶다....] 라며 중얼거리는 모습에 나도 눈물이 맺혔다.
너무 불쌍하잖냐.....
"응―...... 오빠야, 시끄러어........"
여기서 눈을 비비며 코마치가 눈을 뜨고.
눈앞에 있던 나를 하치만이라고 착각했는지 안겨왔다.
그러고 보니, 이 시절의 코마치는 오빠좋아가 한창.
스킨십으로 안겨오는 일도 많이 있었다.
그것도 남의 눈도 신경 쓰지 않고.
"응냣! 오빠야가 아니라 언니야? 그러니까―, 언니야, 누구?"
코마치의 얼굴을 가슴으로 받았더니, 느낌의 차이로 다른 사람인 걸 눈치 챈 것 같다.
품안에서 올려다보는 동그란 눈동자에 뀽 해진다.
위험해, 진짜 귀여워.
11년 넘은 재회로 여동생 성분에 굶주려 있었기도 하지만, 귀염사 해버릴 것 같다.
생명의 위기에 처해서 품안의 코마치를 풀어준 직후, 나도 바닥에서 몸부림 쳤다.
타이틀- 하치만의 몸부림 타임.
우아함이 결여된 광경이다.
"오빠야의 친구이려나―. 이름, 뭐라고 해요? 코마치는 코마치라는 이름인데요."
"아, 아아. 나는 카자노. 하치만이랑은 아까 전에 친구가 된 참이라......"
"우하아―. 오빠야의 첫 친구가 이렇게 예쁜 사람이라니! 오빠야도 여간내기가 아니네. 어때요? 코마치의 언니가 되는 건. 오빠야랑 결혼하면, 지금 덤으로 코마치가 여동생으로 붙어갈게요?"
"매,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하치만의 신부가 되는 건 조금....."
그 말이 하치만에게 꽂힌 것인지, 그는 신음 소리를 높이며 움직임을 멈추고 만다.
"아니, 친구로서는 괜찮다고 생각 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아하하―.......카자노 언니는 상당히 잔인한 말을 하네요―."
오빠에의 냉대를 비난 하는 것도 아니라, 그저 감상을 흘린다.
오빠를 옹호하지 않는 점에서, 당연한 대응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 판단되었다.
그보다 지금 코마치.
집안이라고는 하지만 옷이 너무 얇다.
뭐냐, 위에는 캐미솔에 아래는 쇼츠라니.
판씨의 프린트가 그려진 그것은 쇼츠라기 보다도, 빤쮸 라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얇은 옷이라면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 고마워요. 하지만 괜찮, 멀쩡하다구요. 인도어파인 코마치는 언제나 이런 모습으로 지내고 있어요. 그러니까 익숙한 거라구요."
"그런가. 그럼 나도 집에서 속옷차림으로 지내볼까나?"
"그게 좋아요. 움직이기 편하고."
단, 엄마가 부재인 시간에만.
그런 칠칠치 못한 모습, 즉시 설교를 받고 우는 꼴이 된다.
부모에게 혼나는 것만으로 울어버리는 현재의 나의 약함.
여자애 쪽 사고로 바뀌는 건 계속 중.
그야 뇌 자체는 생물학적으로 여자이고, 내면적인 변화 같은 건 멈추질 않는다.
"그리고 오빠야? 손님이 와있는데 언제까지 자고 있을 거야? 실례잖아."
"우.....그래도...... 말하고 싶지 않은데.......방금 굉장한 부끄러움을 사버렸어."
"헤에― 어떤? 코마치에게 얘기할 수 있어?"
"아니, 그건......"
말하다 마는 하치만을 대신해서 내가 말해야 한다.
코마치에게 숨기는 일 따위를 해서는 안 된다.
"아까, 이 녀석 말야. 내가 하치만을 좋아한다고 착각하고 있었어."
간소하고 간결하고 간단하게.
사실을 사실로서 가르쳐 준다.
"우와아―...... 오빠야도 참, 성대하게 저질러버렸네―. 죄송해요, 카자노 언니."
"아니, 신경 안 써."
"관대한 마음씨를 가지고 계시네요―. 자 오빠야? 카자노 언니에게 감사는?"
"아아...... 고마워, 카자노. 솔직히, 처음에는 친구에게 감격한 기세로 오해 했다.........."
"뭐 괜찮지 않나? 처음 부끄러운 꼴을 당하고 나면 이 이상 부끄러운 일은 그렇게 일어나지 않고. 어지간히 하치만이 바보가 아닌 한은 말이지. 이건 충고지만...... 중학생이 되어도 여자에게 고백은 하지 마."
"중학생이 되면?"
이걸로 흑역사를 회피.
방금 한 번의 부끄러움으로, 더 쌓아 올릴 가능성은 소실했다.
이것도 하치만에게 다가간 이유의 하나이다.
흉한 꼴을 보지 않도록 지켜보는 것이다.
"잘 모르겠지만..... 아까랑 같은 경험은 하기 싫고 말이지. 명심해둘게."
"그렇게 해, 부탁이니까."
차라리 하치만과 같은 중학교에 입학 하는 선택도 괜찮을지도?
학군이 다른 학교를 일부러 선택하는 것에 대해, 엄마를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는 과제이긴 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다.
그렇지 않으면 하치만은 실패를 계속할 것이다.
가까이에서 관찰이라도 하지 않으면 잠도 못 잘 정도로 불안한 것이다.
"뭐...... 잘 부탁 한다, 하치만."
"엉, 이쪽이야 말로, 카자노."
코마치를 입회인으로 한 악수로 우정을 맺는다.
자신과 친구가 된 다는 둥 요상하기 짝이 없지만, 이것도 자신을 위해서.
하치만을 인도할 의무가 나에게는 있는 것이다.
게다가――하치만과 가까이에 있으면, 코마치의 곁에 있을 수 있다.
그렇다.
내 원래 목적은 어디까지나 코마치.
어쩌면 코마치가 얽히지 않았으면 하치만 따위는 방치 해뒀을지도 모르겠다.
그 정도로까지 나라는 인간은 코마치를 갈망하고 있다.
다시 태어나도 시스콘.
죽어도 낫지 않았나 보다.
하지만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몇 번 죽어도 코마치의 오빠를 이어나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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