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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팬픽 외 이것 저것. TS를 주로 번역하고 있으며 NL, BL, GL도 취급합니다. 작품내의 설정, 작가의 실력이나 기법외에 설정, 장르에 대한 비판을 금합니다. 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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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대답이 없다.... 잠들어 버린 걸까.

나는 탁자에 찻잔을 올린 쟁반을 올리고, 늘 그렇듯 왜 인지 탁자 구석에 앉아있 는 남편의 옆에 앉아 그 어깨에 손을 올린다,

....그리고 알아차렸다. 

 

"......그래, 가버린거네. 이별의 한마디도 없다니. 정말, 끝까지 당신답네."

 

나는 그가 고교 시절부터 소중히 애용했던, 판 씨의 그림이 프린트 된 찻잔을 그의 앞에 놓으며, 살짝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그 찻잔을 보면서 떠올린 건 그와 함께 걸어온 지금까지의 인생.

 

고교시절 처음 만났던 첫인상은 최악 이였다. 눈은 썩어있지, 영문도 모를 궤변을 늘여놓지, 솔직히 정말 기분 나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와, 그리고 유이와 함께 여러 가지 의뢰를 해결해가는 도중에 그의 상냥함을 알게 되고, 점점 그에게 끌려갔다. 

그리고 그에게 연정을 품게 되었다.

 

유이라는 강력한 라이벌 말고도 그에게 호의를 품고 있는 여성은 있었지만, 나는 그녀들을 밀어내고, 그의 여자 친구의 자리를 쟁취했다.

하치만과 사귀는 것을 최대의 라이벌이자 친우였던 유이에게 털어놨을 때 눈물 흘리며 "축하해, 유키농." 이라고 해준 그녀와 끌어안고, 밤새도록 울었다.

... 그 때의 일은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날 끝나는 줄 알았던 우리들의 우정은 더욱 깊어졌다.

 

그러고는 순식간에 세월이 흘러갔다. 대학을 졸업한 그는 유키노시타 그룹에서 언니의 옆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들은 결혼했고, 곧 아이를 얻었다.

고교시절, 그는 전업주부가 될 거라고 했지만, 임신한걸 알고는 더욱 일에 집중하게 되어, 어느새 유키노시타 그룹에서 빠뜨릴 수 없는 인재가 되어 있었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정말 힘든 나날이었다.

육아에 일에,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버티며, 그와 함께 두 아이를 키웠다.

두 사람 다 지금은 훌륭하게 성장해서, 각자의 가정을 꾸리고 매일 열심히 살고 있다.

 

둘이 집을 떠나게 되었을 때 그에게 쓸쓸해지겠네, 라고 했더니 "집이 조용해져서 살겠네." 라고 했지만, 그 후 앨범을 보면서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되돌아보면 무척 축복받은 인생 이였다. 그와의 추억 하나하나가 전부 눈부실 정도로 빛났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여러 곳에 다녀오고, 잔뜩 싸우고, 그 수만큼 화해도 했다.

둘이서 많은 장애를 뛰어넘고, 여기까지 왔다.

좋은 점도 많았고, 싫은 점도 많았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그저, 당신과 함께 있는 게.......

 

뺨에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린다.

 

아아.....행복 했구나...........

 

그의 얼굴을 살짝 들여다보니 그 얼굴은 무척이나 평온하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띄우고 있었다.

고교 시절과 변함없는 그 얼굴, 지금도 변함없이 사랑스럽다.

 

그 때부터 변함없는, 앞으로도 변함없을 마음.

이 사람과 만나 이 사람과 사랑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

 

나는 희미하게 체온이 남아있는 그의 손을 쥐고, 살며시 그에게 미소 짓는다.

 

"........잘 자요......하치만."

Posted by 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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