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마 하야토는 여자 아이가 되어, 하치만의 소꿉친구가 되었다. -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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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맛있게 먹어."
혼잣말을 중얼거린 게 아니다.
제대로 상대도 있고 혼자도 아니고.
나 외에도 하치만군과 코마치짱이 이 자리에 있다.
히키가야 가의 두 자식들이자 내 소꿉친구인 남매.
내 남매와도 같은 친한 아이들.
내가 만든 저녁밥. 즉 하치만군에게 예고했던 햄버그를 솜씨를 발휘해 식탁에 늘여다 놨다.
포크와 나이프도 준비해서 햄버그를 먹기 위한 만전을 기하고 있었다.
데미그라스 소스도 일일이 직접 만들어서 수제 요리로는 더할 나위 없을 터.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약간 묘한 구도를 깔고있다.
"엉, 잘 먹겠습니다. 자, 코마치도 잘 먹겠습니다 는?"
"응, 잘 먹겠습니다앗!"
"아, 조급해 하지 않아도 돼. 햄버그는 도망가지 않으니까. 어디, 그럼 나도――잘 먹겠습니다."
세 사람 모두 양 손바닥을 맞대고 저녁을 시작한다.
제일 먼저 손을 댄 코마치짱은 다른 품목에 눈길도 주지 않고 햄버그를 입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우물우물하고 뺨을 부풀리며 맛있는 듯 음미하는 그녀의 미소는 하치만군과 동등이상으로 빛나는 듯 했다.
나도 저 정도로 미소를 짓는 게 가능했다면, 하치만군의 시선을 사로잡아 독점하는 건데.
선망의 눈빛으로 시누이를 바라보며, 나도 자신이 만든 햄버그를 작게 나누어 입 안으로 던져 넣었다.
응, 맛있어.
퇴사한 가정부 언니나, 어머니에게 배운 요리 스킬은 오늘도 빛을 발휘했다.
여자아이답게 있으라며 어머니에게 교육받은 나는 자신의 요리 실력을 자화자찬하듯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프라이드같은 딱딱한 것이 아니라, 친애하는 이웃. 이웃치고는 유난히 거리가 가까운 소꿉친구인 남자아이 에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 이루어지는 게 무엇보다도 즐거웠다.
그런데 예의 친애하고 가장 사랑하는 소꿉친구인 그는 어째서――。
"사이제 것도 맛있지만, 이것도 맛이 달라서 맛있네."
――찬사하는 말에 대답을 해줬다.
"감상 고마워."
"나는 이쪽이 취향이네. 좋았어, 또 만들어줘. 나랑 코마치를 위해서."
"좋아. 두 사람이 그걸 바래준다면야 얼마든지."
어머니에게 요리 배우기를 과자 만들기로 시작한 내게 빈틈은 없다.
햄버그에 머물지 않고 간식도 내가 만들어 줘서, 온종일 그의 혀와 위장 그리고 마음을 사로잡고 싶다.
그걸 실행할 수 있는 기량도 가지고 있고.
넘버원이자 온리원인 소꿉친구란 나를 가르키는 것.
소꿉친구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치바현내 한정으로.
나도 하치만군에게 영향을 받아서 고향 현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뭐든지 치바현을 기준으로한 척도로 측정한다.
성가신 성격이 완성되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 언저리의 머리 이상한 여자보다는 좀 낫다.
하치만군을 이바지하는 자로서 길을 잘못 든 인종을 반면교사로 삼아 미래로의 행복을 불러들이고 싶다.
아아, 그렇지만 내 행복은 하치만군의 행복으로 직결된다.
행복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만들어낼 정도의 기개로 임하고 있지 않으면.
하치만군 같은 태만에는 부디 조심하자.
이 칠칠치 못한 남자애를 이성으로 인식하면서도 소꿉친구라는 거리를 지켜, 어느정도 호의를 가져야할지 측정하기 어려워진 나는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자신의 본심의 절반 이상은 깨닫지 못한 것 같지만, 느긋하게 관계를 진전시켜나가고 싶다.
빨리 걷는 아이일수록 넘어지기 쉬운 거니까.
차라리 그와 손을 잡는 것도 좋다.
등하교시 에는 언제나 손을 잡고 있고 위화감은 없다.
내가 만족할 때까지 마음껏, 그의 손의 감촉을 즐겨 주다마다.
자신의 욕구라는 본능 수준의 요구에 순순해져 보이는 나는, 한 없이 탐욕스러워져서 하치만군을 시선으로 노리고 있다.
지금도 내가 만든 음식물에서 영양을 섭취하고 있어.
내가 직접 만든 것――그를 몸속에서 부터 장악해가는 이 느낌.
배덕감으로 칠해지면서도 대의명분은 유지하고 있다.
그야 나는 하치만군의 것.
그렇다면 하치만군도 내 것.
서로 협력하는 인생을 함께 걸을 거라며 내가 일방적으로 마음속으로 맹세한 그.
그렇다면 그래.
그를 어떤 색으로 물들여 내 취향으로 만들더라도 잘못을 추궁 받지 않지.
자신의 향복을 추구하는 것뿐이고.
그렇지?
누구에게도 민폐 끼치지 않잖아.
"쓸데없이 방긋방긋 거리고 뭐야? 이상하다고까지는 하지 않겠는데. 그래도 귀여우니까 멈춰. 넋이 나가서 식사에 집중할 수 없잖냐."
"만약 그러면 내가 먹여줄까? 아ー앙 할래? 아니면 입으로 직접 넘겨주길 바래?"
"됐어, 그런 거. 거기까지 수고를 끼칠만한 꼬맹이도 아니고. 후자는 뭔가 생각하는 것만으로 가슴이 뛰는구..... 만은 그쪽은 농담이겠지? 진심이라도 여전히 상관없지만...... 아니, 아무것도 아냐. 실없는 소리다."
"나로서는 초등학교 3학년은 애라고 해도 좋은데."
"아니, 하토코짱도 같은 학년이지? 생일도 한 달 반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고. 아마 9월 28일 이었던가? 이제 올해는 지나가버렸지만."
"기억하고 있는 거야? 그런 하치만군은 8월 8일. 코마치짱은 3월3일. 매년 생일파티도 열고 있고 익숙한 특별한 날이야."
내 생일에는 우리 집에서, 히키가야 남매의 생일에는 히키가야네에서 축하하고 있다.
생일 케이크는 프랑스에서 열리는 큰 콘테스트에서 입상한 파티셰가 만든 것으로 성대하게 생일 파티를 열고 있다.
코마치짱의 다음 생일 이후부터는 내 수제 케이크를 써도 좋을지도 모르겠다.
맛은 떨어지겠지만 정성을 담아야지.
"그나저나――. 이렇게나 요리 실력이 늘 줄이야. 아첨하는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하토코짱의 남편이 될 남자는 세계에서 제일 럭키한 자식이구만."
"그건 나에게의 프로포즈?"
"너무 의식하네. 그걸 자의식과잉이라고 하는 거야. 라고, 말하는 순간 울려고 하지 말어. 지금 건 내가 나빴어. .....응? 아니 진심으로 왜 내가 나쁜 거? 어쩐지 인정 해버렸는데."
"오빠야는 무책임한 말 해버리네? 왜 자기 마음을 깨닫지 못하는 거야?"
하치만군은 깨닫지 못하고 있다.
자신이 하토코라는 여자아이에게 소꿉친구 이상의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을.
자의식과잉인 나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진실이라고 확신 하고있다.
언동 하나하나 고백 비슷한 말이 담겨있어서, 나는 그걸 전부를 주워 담는다.
몰래 마음을 따듯하게 하고 있는 거야.
그래도 역시 슬픈 건 슬프다.
기대했던 만큼 허탕을 치고 나니 더욱.
그보다, 나는 뭘 기대하고 있는 걸까?
결혼이라든가 남자끼리는 비정상이지.
하지만, 나도 그를 단순한 소꿉친구 이상의 존재로서 마음속에 담고 있으니까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겠어서.....
사람의 좋아한다는 생각은 복잡한 것이다.
나도 측정하지 못하고 있고.
"아니, 착각으로 치우는 것도 아깝다고 생각해. 언젠가 진심이 되어준다면 나도 대답해줄 텐데?"
"하토코짱,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가끔 그렇게 내가 알기 힘든 추상적이고 애매한 말투를 써."
"내게도 마음의 정리라든가 준비가 있고 금방 이해 해버려도 곤란해. 그리고 하치만군이 먹기 좋아지.... 크흠, 좋은 남자가 될 쯤이 바람직해."
"먹는다는 건 뭐야? 나는 하토코짱에게 있어서 맛있는 먹을거리 취급인거냐고."
"아직 덜 익어서 숙성시켜야 하지만..... 응, 장래에는 분명히 맛있어질 거야. 뭣하면 지금 조금 간을 봐도....."
사고가 헤매기 시작한다.
나답지 않은 야한 방면으로 일을 생각하는 머리.
어머니에게도 가끔씩, 평범한 것과는 조금 다른 감성의 소유자라고 지적되고 있으니까 그 증상?
아아 하지만 전생에 남자였지.
남들만큼 성욕도 있었고 여자애의 신체에도 흥미도 있었다.
아니 그렇지만 하치만군은 남자아이.
사정이 크게 다르다.
여자애가 남자애에게 흥미를 갖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겠지만....
하토코로서의 자신을 용납한지 얼마 안 된 내게는 익숙하지 않은 감각이다.
게다가 초등학교 3학년생인 남자애의 몸에 흥분하다니....
혹시 나는 쇼타콘이라는 인종?
하지만 내가 신경 쓰이는 건 하치만군이고.....
나는 결코 비뚤어진 성벽과는 다르다고 부정하고 싶다.
"저기, 오늘은 진짜로 목욕하러 같이 들어갈까. 하치만군, 저기 말야?"
이렇게 된 이상 확인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그와 입욕해서 내가 손을 대지 않는가를.
내 이성을 시험해볼 필요가 있다.
행복을 바라는 마음의 진위를 묻는 때란 오늘 밤.
결행 할 수밖에 없는 거야.
한없이 뻗어나가는 욕망. 아니――욕망이라는 탈을 쓴 것뿐이지 그 정체는 아름답다고 형용할만한 애정.
소녀마음은 가열되어 경사스러운 사고에 얽매인다.
자각은 있지만 안 고쳐.
스스로를 굽힌다니 괴로운 방식으로 살고 싶지는 않다.
"하토코짱이 농담으로 말하는지 진심으로 말하는지 모르겠어. 만약 내가 진지하게 받아들였으면 거짓말이라고 스포일러 해서 바보취급 하지는 않겠지?"
"원래부터 바보인 너를 바보취급 한다고 해서 뭔가 불편한 거 있어?"
"없어."
"그렇지? 나도 바보취급해서 득보는 거 없어. 그렇다면 진지하게 얘기하는 나를 믿어 주면 기쁘겠네. 등 정도는 씻어줄 테니까. 어때? 하치만군에게는 매력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하는데."
"인정하지만 역시 난처하네. 내 이성 운운이 아니라, 같이 목욕하는 행위자체가 안 돼. 같이 한다면 2, 3년 빠르게 요구했었어야지? 좀 더 어렸을 때라면 성별의 차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었고, 이성을 의식하지도 않았어."
"거꾸로 묻겠는데 지금 하치만군은 나를 이성으로 보고 있어?"
".......후우, 잘 먹었습니다. 햄버그, 맛있었다고?"
얼버무리는 것도 아니고 딴청 부리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척.
완전 무시당해버렸다.
슬픔을 느끼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 하는 거고 강한 척 하는 게 되겠지.
그렇지만 지금 반응으로 보아 알 수 있었다.
그는 나를 여자애로 인식해서 수줍어하고 있다.
단순한 소꿉친구에게 대한 반응 치고는 부자연스럽고, 그도 분명 내가 특별하고 소중해서 정말 좋아하는 여자애라고 생각해주고 있다.
상사상애인데 결정적인 대답을 받을 수 없는 게 어찌나 애가 타는지.
그렇다고는 하지만 내 말 한 마디로 그의 마음을 흔들고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서,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어필을 해나갈 것이다.
어떻게 될지는 운명에 따르겠지만.
나도 평상 운전이네?
'좋아'의 의미를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도 제대로 판단하지 않고 생각에 잠겨.
좀 더 냉장하게 접근해야한다고 알면서도, 스스로 그 선택지를 포기하고 눈을 돌린다.
그러나 그것도 문제 같은 거 일어날 일 따위는 없다는 안정감에 의지한 것뿐.
어차피 아직 그 때를 맞이하기에는 이르다.
아까도 서두르는 아이는 넘어진다고 했다.
현상유지라는 겁에 질린 듯한 꼬락서니겠지 라며, 앙다무는 쪽이 이상에 가까운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의지가 강하다고 자신을 평가하고 있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 스스로에게 무르다.
인내력이 강하다든가 참을성이 강함.
자제심 외에도 자신에게 엄하게 대하는 것도 뜻대로 안 된다.
그야 나도 한명의 인간인걸.
바보처럼 스트레스를 모아두고 폭발시키는 위험을 저지르는 것은 어리석은 짓.
그렇다면 약간의 행위나 생각에 이르는 것도 허용해야할 터.
"오빠야 말야, 언니야랑 목욕 할 거야? 같이ー."
"어이어이 코마치? 너무 오빠를 곤란하게 하지 말아줘. 코마치는 아직 어리고 인생경험도 부족하니까 모르는 거겠지만,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남녀는 같이 목욕을 하지 않아. 한다고 해도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정되고. 코마치가 볼 때는 나랑 하토코짱은 특별한 관계야?"
"특별하다고 생각해. 엄마도 아줌마도 말야. 오빠야랑 언니야가 장래에 결혼 할 거라고 말했는걸."
"뭐야 그거 나는 몰라! 오빠, 처음 듣는데! 엄마도 아주머니도 그런 말 한 거야?"
"나도 몰랐 네에. 설마 부모들도 뒤에서 그런 일을 획책하고 있었다니. 하지만 이건 찬스? 나한테는 형편이 좋네."
"하토코짱도 나를 따돌려두고 납득하는 거 아냐. 부모에게 멋대로 미래의 결혼을 결정 당할까보냐. 나는 스스로의 의사로 마음을 전해서 부부해로하고 싶다고. 하토코짱도 내가 그렇게 해주길 바라겠지?"
"그건..... 사실상 내게 결혼을 신청하고 있는 걸까나? 이렇게도 확실하게 들어버리면 착각해도 어쩔 수 없어. 정말로 하치만군은――."
그의 진의를 묻기 전의 이야기.
명백하게 호의를 느껴서 얼굴이 풀려버렸다.
입 꼬리가 올라간 얼굴은 미소밖에 지어지지 않아.
스스로도 보여준 적 없는 표정을 하치만군에게 보이고 있다.
너무 부끄러워서 얼굴에서 불이 나올 것 같아.
"미안. 나도 하토코짱 처럼 머리가 어떻게 돼있었다. 잊으라고는 하지 않아. 방금 한 말은 어른이 될 때까지 품고 있어줘."
"어라? 일단, 착각은 아니라는 건가?"
저녁부터 잠꼬대 하는 게 아니라면 하치만군은 내 해석을 긍정하고 있다.
조금 기다려 봤지만 결코 부정을 입에 담지 않았다.
실수한 게 아니니까 바로잡으려고 하지도 않아.
의심할 여지도 없는 본심을 내게 맡겼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도 그의 마음에 대답해줘야지.
그 기분을 아직은 소중히 안아서 마음속에 담아두자.
가을에 접어든 쌀쌀한 계절이지만, 마음이 따끈따끈하게 데워진다.
직접 그에게 닿아있는 것도 아닌데.....무척이나 따듯했다.
"뭐야, 오빠야. 역시 언니야 좋아하잖아?"
"놀리지 마. 거짓말은 싫어. 누군가에게 거짓말 하는 것도 자신에게 당하는 것도. 속여서 무슨 득이 돼? 그러니까 내가 말할 때도 거짓말은 하지 않아. 하토코짱을 좋아하는 게 뭐가 나빠?"
"완고하네. 너도. 그게 너다운 이유인 거겠지만."
"그런 하토코짱이야 말로. 남심이 자극되는 말을 하는 마성의 여자겠지."
"그건 조금 달라. 내가 마성을 발휘하는 것은 너에게 뿐이라고. 착각하지 말아줄래?"
"역츤데레? 어이, 속성 추가하지 마. 너무 늘리면 캐릭터 헷갈려. 수습하지 못하게 되잖아. 하토코짱은 그..... 얀데레 속성 하나에만 열중해. 나는 그걸로 족해."
"아, 응. 좋아, 나는. 네가 바라는 여자애로 있고 싶고."
"소꿉친구에게 대접받아놓고는 뭣하지만, 그다지 무리하지 말라고?"
"걱정해주는 건 기쁘네. 그래도 말야. 괜찮아, 끄떡없어! 하치만군에게 대접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아."
소중한 사람에게는 무상으로 봉사하고 싶다.
아낌없이 정성을 쏟고 싶다.
그 정신으로 나는 오늘 저녁밥을 대접했다.
어머니들이 뒤 공작을 펼치고 있었던 것처럼, 여동생인 코마치짱도 내 진영에 끌어들인 것은 타선적인 까닭도 있었지만.
코마치짱도 자신의 오빠와 소꿉친구 언니와의 관계를 인정하고 있다.
오히려 좋아할 정도.
가족으로 인정해서, 장래의 전망을 막연하게나마 그려보고 있는 거겠지.
아마 그 경관은 내가 상상하는 그것과 동일한 것.
답 맞추기도 하지 않았는데 확신하고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라고 한다면 하치만군의 눈이 닿지 않는 장소에서 확인 해봐도 상관없는데 말이지?
"뭐 적당히 잘 부탁해. 나만 받아서는 면목이 없네. 보답하려고 해도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범위가 좁아. 초등학교 3학년에게는 돈도 없고 말이지. 선물도 줄 수 없어."
"선물 같은 건 생일만으로도 충분해. 너랑 함께 있을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 이때까지 그렇게 말해왔을 텐데 말이지."
"아―, 알겠어. 그러믄, 오늘밤도 내일도 쭉 함께야. 형편 좋게도, 이 집에서 지내게 될 거고 말야. 떨어지고 싶어도 떨어질 수 없지."
"뭐야? 방금 한 말은. 그 말투에는 나한테서 도망치고 싶다는 마음이 조각....... 아니 티끌만한 수준이지만 약간 존재한다는 거 같네?"
"말실수야. 인생까지 실수로 꾸밀 생각은 없어. 도망친다니 남사스럽게. 오해야. 그야말로 하토코짱에게서 도망을 치는 행위 자체가 실수. 요컨데 절대로 떨어지지 않겠다는 거지."
"아아, 안심했어. 오늘밤은 푹 잘거 같아. 하치만군도 같은 침대에서 말이지?"
"남자가 기대할만한 발언은 삼가 해. 어이없어서 말도 안 나온다만 널 위해서 억지로 말하겠는데. 어머니한테서 남자는 늑대라고 배우지 않은 거야?"
"아무리 네가 주위의 애들보다 어른스러운 언동이나 인격을 하고 있어도 애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는 거겠지?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손을 댄다는 전제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데. 그 경우는 책임을 져줘야겠지만. 하치만군이 하기 나름이야. 나를 어떻게 하는 지는."
폭주직전인건 자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의 앞에 있으면 이성의 고리가 빠져버리는걸.
만약 내가 나쁜 짓을 저지른다면 그도 공범자.
나쁜 짓의 피해자는 그이지만 가해자이기도 하다.
자작극(マッチポンプ)이네.
웃으면서 용서해주는 것을 바라고 있자.
그는 내가 좋다고 해줬다.
좋아하는 여자애의 죄 하나야 둘쯤, 용서해주는 것이 남자의 주변머리라는 것이겠지.
그는 훌륭한 남자가 되어주지 않으면 곤란해.
곁에 두고 지도를 게을리 하지 않을 생각이다.
"대화가 안 통하는 거 같구만."
"하지만――마음은 통해있어."
"뭘 말해냈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거야..... 아니 나도 동감이지만."
"그럼 불만은 하기 없기. 불평하고 싶으면 잠자리에서 들을게."
"일일이 야한 표현을....."
그건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다.
이 나이에 라노벨을 즐기는 그의 영향을 받아 나도 애독하고 있다.
이른바 핑크색 작품도 읽은 적이 있다.
그 중에는 관능소설 일보직전인 내용도 포함되어있어서, 내 취미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하치만군의 몸에 흥미를 가지는 듯한 기호도 그게 유래.
야한 걸 전혀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나는 순수하지 않아.
더러워져 버렸다.
아직 하치만군 쪽이 깨끗한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눈도 죽은 물고기 눈과는 정반대의 아주 맑은 눈동자.
원래부터 뚜렷한 이목구비와 더불어 장래의 승자로서의 인생을 약속받고 있다.
나 같은 미인 코스를 예약한 소꿉친구에게도 사모 받고 있어서, 다른 남자애에게서 질투를 살 것만 같다.
"너 말야. 모처럼 어머니를 닮아서 미인이잖아. 아직 애니까 미소녀인가? 아아, 얘기가 어긋났다."
"갑자기, 소꿉친구를 붙잡고, 영차 하고 뭐야?"
"영차가 아니라 얼씨구 라고? 그리고 말이지. 용모가 좋으니 그럭저럭 겉보기도 좋지. 하지만 네 내용물은 치명적인 성격을 하고 있어. 뭐랄까, 파탄하고 있다. 아니, 나는 좋아한다고? 그런 하토코짱을. 그래도 객관적으로 하토코짱의 성격을 보면 다른 매력들을 망치고 있어. 거듭 말하지만, 나는 좋아하니까?"
"걱정이 과하네. 나도 하치만군의 뿌리치는듯 하면서도 상냥하게 도와주는 성격은 마음에 들어. 그래서, 나는 네가 볼 때 미인인거네?"
그는 나와는 정반대로 겉보기가 꽤나 나쁘다.
그보다는 학교에서의 존재감이 희박해서 평소에는 누구에서도 의식되지 않는다.
이름가지고 장난치기나 괴롭힘의 대상으로 드물게 이름이 떠오를 뿐.
어긋난 성격은 그것들을 겪으며 만들어진 것이지만, 확실히 나랑 만날 때는 변함없는 것이 있다.
상냥함이다――.
"이제 언제 끝날지 모르는 훈계는 지긋지긋해. 나는 이제 목욕 들어갈 거니까 식기 정리를 부탁해."
"무정하네? 나중에 등 씻어주러 갈 거니까 기다려 줘."
"필요없으. 오늘은 그거다. 코마치랑 같이 들어가 줘라. 코마치도 하토코짱이랑 같이하는 게 좋지?"
"오늘은 사양할거야―."
"오늘따라 뭐야. 오빠가 하는 말은 평소부터 안 듣는 건 잘 알고 있지만, 부탁이니까 오늘만큼은 하토코짱의 발목을 붙잡아줘. 이 녀석.... 심상찮은 기백이랄까 위협이 느껴져. 같은 나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은 뭔가가 뱃속에 들어있어."
"아무렴 어때? 오빠가 하는 말을 듣지 않아도 언니는 화내지 않을 테니까. 코마치짱은 하던 대로 해주면 좋겠어."
"응, 언니야 쪽이 정말 좋구, 옮다구 생각하니까 알겠어."
여동생의 신뢰를 얻어내지 못한 것으로 실의에 빠진 하치만군은 어깨를 떨구고, 흔들거리는 발걸음으로 식탁에서 벗어났다.
그 뒷모습을 뚫어져라 강하게 응시한 나는 이다음에 취해야할 행동을 꾸몄다.
입 꼬리를 올리는 모습을 코마치에게 보였지만 문제없다.
그녀도 용인하고 있는 모습이고 비난해오지는 않았다.
"언니야! 뭔가 잘 모르겠지만 마랴ー. 힘내?"
"고마워. 나도 힘내볼게. 나도 여동생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
혀가 짧은 말로 나를 격려하는 코마치짱.
쟁반에 올린 식기를 주방으로 옮기면서 여동생과 눈빛을 교환하며 서로 미소 지었다.
나도 귀엽지만 코마치짱은 더 귀엽다고 느낀 순간.
거짓 없이 진실 된 순진무구한 천사인 그녀와는 언젠가 진짜 가족이 되는 때가 오겠지.
그러기 위해서는 하치만군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상세한 조건은 일부러 말하지 않는다.
이미 머릿속에 들어있으니까.
그 밑 작업으로 오늘밤은 중요한 날이 되겠지.
* * *
식사 후 정리를 마친 나는 발소리를 가능한 한 죽이고 복도를 걸었다.
살금살금 걸음이라는 녀석이다.
숨이 끊긴 것처럼 소리 없이 철저하게, 세면장 겸 탈의실에 도달했다.
어지간히 큰 소리를 내지 않는 한 욕실의 환풍기 소리에 섞여 들리지 않을 터.
지금 계절이 가을이라 추운지, 난방을 틀어놓고 목욕을 하는 것이 히키가야가의 습관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세심한 주의를 다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막판에 와서 실수를 범하면 모든 계획이 물거품으로 사라진다.
그런 비참한 결말은 맞이하고 싶지 않아.
뭐 만약 기척을 감지한다고 해도 억지로 들어가서 유야무야할 속셈이니까.
그래서. 목적지 코앞까지 오긴 했다만――신경 쓰이는 게 있다.
탈의 바구니에 있는 하치만군의 셔츠.
속옷 같은 건 세탁기에 넣었는지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I♡치바} 라고 프린트 된 셔츠만은 내 시야에서 존재감을 맹렬하게 주장하고 있었다.
마치 발견해줘 라고 말하듯이 강한 냄새를 풍기고 있다.
동성끼리라면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의 냄새.
이성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후각이 민감해진다.
즉 여자아이의 몸을 가진 나는 남자아이기도 한 하치만군의 수컷의 향기에 끌려서――정신이 팔리게 되었다.
무척이나 좋은 향기.
가을이고 스포츠도 하고 있지 않는 그니까 땀도 스며들어있지 않은 옷.
그렇지만 나는 알 수 있다.
그의 체취가.
여자아이를 매료시키는 페로몬이.
좀 더 상세하게 말하자면 하토코를 사로잡는 최상의 향기.
나만을 핀포인트로 헤롱헤롱하게 하는 향료.
아직 그는 아이라고 조금이지만 얕보고 있었다.
새파랗고 미성숙.
먹기에는 때가 아직 이르다.
간보기를 하고 싶은 기분은 있어도, 보다 하치만군을 음미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강한 인내심이 필요했다.
그렇지만 황홀해진다.
눈이 녹아 머리도 가열에 가열을 거듭해 몹시 흥분할 것 같다.
아직 탕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말이지.
정신 차리고 보니 하치만군의 냄새가 밴 옷을 손에 들고 있다.
죄의식 같은 건 둘째 치고 순수한 흥미.
아니 그 말투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한 것 같은데.
연심에도 가까운 정욕?
쓸데없이 악화 해버렸네........
"하아....하아....."
숨이 거칠어지는 것은 물론, 어깨부터 허리까지의 라인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한다.
손안에 있는 지보에서 얻을 수 있는 달성감과 행복감.
그 밖에도 넘치는 감정의 흐름――.
다음으로 이어질 행동은 의외고 나발이고 없는 평범한 것.
즉 하치만군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셔츠에 얼굴을 묻었다.
코끝에서부터 향기를 흡입한다.
맡고, 맡고, 맡고――또 맡고, 맡고, 맡고――또 맡고, 맡고, 맡아서.......
사람으로서 잃어버리면 안 되는 것을 잃어버렸지만......
동시에 뭔가를 얻은 듯한 기분이 든다.
잃어비린 것 뿐만 아니라 얻은 것도 있었던 것이다- 라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뚝뚝하고 물방울이 되어 셔츠로 착지.
하치만군의 체취와 내 체액이 뒤섞여, 좋지 않은 발상을 떠올려버린 것은 소녀의 본성임이 틀림없다.
나는 나쁘지 않아.
나쁜 건 다른 행위를 틀렸다고 하는 세간 쪽이다.
하야마가와 히키가야의 사이에 맺어진 맹약에 따라, 내가 하치만군에게 미치는 어떤 행위도 무죄판결을 받는다.
합법이라구.
내 마음이 하치만군을 생각해서 한 것이라면 아마도――.
결정적으로 나 자신의 성에 대한 인식을 촉진시킨 그의 셔츠.
계기가 된 그것을 5분에 걸쳐 만끽했다.
냄새를 맡는 것 이외에는 수상한 행동은 하지 않아.
이건 하치만대보살에 맹세코 말할 수 있다.
시시한 장난이나 하고 머리랄까 성벽이 이상한 나이지만....
나쁜 생각은 한조각도 없다.
화장실에 가기 위해 복도를 지나가던 코마치짱이 뭔가 이해했다는 듯 옅은 미소를 지었지만 괜찮다.
적어도 코마치짱은 알아주고 있다.
나에게는 이해자가 있다.
이 집에는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으니까
좋아, 정했어.
결의했다.
결심했다.
각오를 다졌다.
드디어 나는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한 각오를 했다.
창밖에 펼쳐지는 밤하늘의 별이 반짝반짝 빛난다.
그 이름 모를 별처럼 내 마음의 풍경도 빛을 발하고 있다.
그래.
하치만군이 내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는 태양이라면 나는 달.
나는 멀리서나마 하치만군을 비춰준다.
지금까지 치유받은 보답으로서.
그리고 앞으로는 빚지는 거나 손익계산 없이 쭉 비춰주고 싶다.
받들고 싶다.
그의 의지에 몸도 마음도 미래도 맡기고, 나도 맡겨서....
둘이서 하나인 것처럼 일심동체를 목표로 하고 싶다.
일단 제일 먼저...., 라며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행동으로 나를 이끌었다.
그 결과는 곧 알게 된다.
발각되고, 들통나서――분명 하치만군을 놀라게 만들게 되겠지?
* * *
김이 서려있는 욕실.
샤워 소리가 내 발소리나 문 열리는 소리를 감췄다.
무대는 갖춰졌다.
아니 내 각오가 갖춰졌다.
그래서 여기로――하치만군이――하루의 더러움을 씻어내는 땅으로 향한다.
오버하는 듯한 말투에 슬슬 질려오는 무렵이다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하치만군이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간에 신선하고, 질림 따위는 영원히 오지 않으며 새로운 발견만이 있으니까.
눈앞에는 머리를 씻는 하치만군의 등이.
당연히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다.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
말 그대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
여자아이의 나체를 드러냈다.
정작 하치만군은 눈치 챌 기색도 보이지 않지만, 아직 즐거움을 남겨두고 싶은 거겠지.
제멋대로인 여자의 제멋대로의 사정에 의한 제멋대로인 추측.
그를 휘두르는 악녀로 행동하는 새로운 속성을 익혀버린 걸지도 모르겠네.
그도 욕지거리를 하며 칭찬해주――. 면 좋겠네?
라고 무방비한 하치만군의 배후에서 상상을 펼쳤다.
무릎으로 다가간다.
물소리에 잡소리나 기척을 숨기고 그의 옆으로 소리 없이 다가갔다.
거리를 줄일 때마다 온수가 아닌 열기를 느낀다.
하치만군의 몸 표면에서, 피부에서 방출되는 체온.
하치만군의 체온이 내 동력원으로 성립됐다.
공기를 사이에 두고 나에게 에너지를 보급하고 있다.
그가 내 몸 안으로 들어와.
체내의 모든 부위로 들어와 침식한다.
자연스럽게 하치만군만을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존재를 숨기려는 게 바보 같아져 버려, 슬며시 정정당당하게 도전하라고 자신에게 지령을 내려 행동하게 했다.
샤워하는 물로 머리에 묻어있는 샴푸의 거품을 씻어내는 그의 등을 껴안아 봤다.
"웃와아아아아.....앗!"
비명을 지르는 하치만군 때문에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장난치는 개그가 아니라 진지한 장면.
나의 세계를 진지한 색으로 다시 칠한다.
내 심상풍경이 세상에 투영되어, 현실을 침식해 모든 것을 빈틈없이 채웠다.
"언리미티드・하치만・어딕트――."アンリミテッド・ハチマン・アディクト (unlimited・hachiman・addict)
마력이 아니라 하치만군에의 애정이 대마법・고유결계를 전개하는 근원이 되었다.
아직 하치만군은 모르고, 저쪽 세계의 히키가야가 중학생 시절 중2병을 앓게 되는 계기가 된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내 애정표현.
나 자신과 그를 현실에서 분리해서, 두 사람만의――쌍톨이(2人ぼっち)의 세계를 창조했다.
방해할 침입자 걱정도 불필요.
마음껏 하치만군을 즐기자(楽). 즐기자(愉)?
문자 하나로 인상이 바뀌지만 하는 일에는 다를 게 없다.
"으앗, 하토코짱!? 진짜로 등 씻어주러..... 오, 오옷.....! 암것도 안 입었잖냐!"
"후후, 피부라고? 네가 [진짜냐.... 하토코짱의 피부는 어떤 느낌일까?] 라면서 흥미를 가졌던 내 맨몸. 어때? 흥분했어?"
그의 목소리 흉내를 하며 설명해보았다.
동요에서 오는 놀라움.
표정이나 목소리의 떨림에서 하치만군이 최고로 긴장에 빠져있다는 상황을 인식했다.
하하, 남자아이를..... 하치만군을 마음대로 농락하는 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유쾌한걸.
"큿...... 일단 떨어져. 돌아서서 대화하고 싶으니까."
"나의.....소꿉친구의 알몸이 보고 싶어? 하치만군 야해....."
무심코 부끄러워하고 있는 것을 들키기 싫어서 반발심을 보여 버렸다.
그렇지만 하치만군은 순진하다. 귀여워라.
"불가항력이겠지? 게다가 아직 실제로 본것도 아니잖아. 아니, 하토코짱의 야한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은 부정하지 않지만. 그래도 괜찮지 않잖아?"
"그래도 괜찮아. 하치만군이라면 보여도 나는 상관없어. 신경은 쓰이고 부끄럽기도 하지만――말이지?"
그건 진심.
소꿉친구이며 남매처럼 자랐다고는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둘이 함께 목욕을 한 경험이 없다.
서로의 나체를 알지 못한 채 9살까지 컸다.
마음에 드는 상대의 모르는 부분을 오늘에야 비로소 알았다.
중요하고, 소중하고 부끄러운 부분까지는 아직 보지도, 보이지도 않았지만.... 부끄럽다.
아직 부풀었다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가슴은 자라지 않았지만 하치만군은 역시 보고 싶은 걸까나?
그가 바란다면 얼마든지 욕보일 각오도 여기에 오기 전에 해뒀다.
그러니까 그 각오를 쓸모없이 하지 않기 위해서도, 그가 좀 더 욕망에 충실해지길 바란다.
남자아이 라고는 해도 참기만 하면 몸에 안 좋으니까.
"저기....... 하치만군은 내 유방――가슴이 보고 싶지 않아?"
"가,........가스? 가슴......? 그보다, 저기.......그거구나. 등에 감촉이...... 몰랐어. 여자애의 가슴이라는 건 작아도 부드러운 거구나......"
"아, 아하하..... 너도 말하게 됐네. 미안. 지금 말야, 굉장히 부끄러워져버렸어."
구멍이 있다면 들어가고 싶다.
그런 심경과 조우하다니 태어나서 한 번도 없었다.
첫경험은 중요해.
하지만 후회는 없다.
나는 해내버렸다.
사실은 아직 해야 할 것이, 도달점이 있지만 정신없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
그래서 천천히 그의 구속을 풀어줬다.
일어나서 그가 돌아보기도 전에 욕실에서 빠져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당황한 것과 갑자기 일어선 것이 잘못된 것인지.
발이 미끄러져 몸이 공중에 떠버려서.
기다리는 결말은 넘어져서 몸을 강하게 부딪치는 광경.
아픔이 몰려올 것이 눈에 훤했다.
아픔에 대비해 눈을 감고, 일초, 이초 그 순간을 기다렸다.
그러나――아픔도 충격도 없다.
있는 것은 온기.
하치만군의 팔이 내 몸에 감아 끌어당기고 있었다.
"하......하치만...군....하치만군?"
"촐랑이네. 하토코짱은.... 조금 진정해. 나도 내심 많이 당황스러우니까."
그가 내 몸을 포옹했고, 그리고 편안함에도 안겼다.
머리가 순식간에 하얘졌다.
지금 나, 하치만군에게 안겨있어?
"미, 미안.....그래도 힘, 강하네? 살았어....."
감사를 먼저 전해 내 동요를 읽을 수 없도록 대책을 폈다.
하지만, 다음 순간에 나는 목격했다.
그도 목격했다.
서로의 치부를.
"아....... 하치만의 물건―― 꽤 크네?"
"하토코짱의 가슴.....하얗고 예쁘네."
입을 모아 그런 말씀을 나눴다.
다음 행동도 동시였다.
어느쪽이랄 것도 없이 서로 껴안아 눈에 비치는 광경을 차단하려고 노력했다.
정면으로 서로 안고 있으면 내 가슴도 그의 물건도 보이지 않을 거라며.
"일단은 말이다......미안."
"이쪽이야 말로.....그래도.... 컸네."
"고마워..... 하토코짱의 가슴도 아직 발육이 시작된 거 같지는 않았지만, 엄청나게 예뻤어. .....어라? 이거 말야, 감사를 표할 상황인가?"
이제 뭐가 뭔지 모르겠어.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어.
그렇게 벼르고 있었는데 뭘까? 이 강한 수치심은.
호되게 벌받은 거다.
비싼 수업료를 바가지 쓴 기분이고 최악――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는 기분도 있지만 말이지.
어찌됐건 나랑 하치만군은 한동안 껴안고 있었다.
부끄러움이 빠져나갈 때까지――.
'내청춘 번역 > 하야마 하야토는 여자 아이가 되어, 하치만의 소꿉친구가 되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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