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가야 하치만은 냐아 하고 운다. - 4
겨울은 춥다. 그런 당연한 것을 잊어버릴 정도로, 오늘의 기온은 높았다.
일기예보 언니가 말하길, 오늘은 봄기운에 둘러싸여서 외출하기 좋은 날이라는 듯하다.
나는 언제 봄기운에 둘러싸인 걸까.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담요 같은 따스함이 기분 좋아서 무심코 꾸벅꾸벅 해버렸다.
아침에는, 헤드폰을 머리에 쓰고 음악을 들으면서 책상에 엎드려서 푹 자버릴 정도.
굉장하다.
봄기운 굉장해.
그렇게 감탄하기는 했지만, 잘 생각해 보니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행동이었다.
봄기운에 싸이지 않아도, 나는 대체로 자고 있지.....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는 척을 하고 있다'] 가 된다.
왜냐면, 특별히 말 할 사람이라든가 없고.
외톨이고.
일어나 있으면 괜히 주눅 들고.
학교라든가 그거지, 리얼충의 무리에 싸이는 고행이지.
나는 싸인다면 봄기운이나 이불이 좋다.
수행자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고행을 하는 마조히즘은 갖추고 있지 않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끊고, 가급적 외계를 의식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그런 나를 멀리서 소곤소곤 하면서 험담하는 것은 그만둬주면 좋겠다.
왠지 최근 주위의 시선을 느끼게 되었다.
그것은 유키노시타랑 함께 있을 때나, 유이가하마랑 이야기 하고 있을 때나, 잇시키 에게 장난쳐질 때라든지.
처음에는 유키노시타 들에게 시선이 향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그게 아닌 듯해서, 지금처럼 나 혼자 있을 때도 표현하기 힘든 다른 사람의 호기심 같은 게 향해지고 있다.
그거다.
이게 점프 만화였다면 기척이 마구 흘러나와서, 적에게 위치가 발각당해 살해당했으니까.
열심히 수행 해두라고.
수업도 끝나고, 부활동 가거나 귀가 하거나, 사람의 흐름이 교실에서 밖으로 향해진다.
인파가 일단락 된 타이밍을 봐가며, 나도 짐을 손에 들고 봉사부로 향하려고 했다.
들어 올리는 순간 가방에 달아둔 카피바라 키홀더가 흔들린다.
탁구공 보다 조금 큰 카피바라 인형이 달린 키홀더는 잇시키 에게 받은 인형과는 다른 색.
집에서 인형을 끌어안고 데굴데굴 거리고 있었더니, 어째선지 아버지에게 받았다.
일 빼먹고 게임센터 가서 놀다가 뽑았다는 듯 ["좋아하지."] 라며, 강요당했다.
본인은 필요 없는 듯하다.
놀 수 있으면 경품은 따든 못 따든 상관없는 거겠지.
그래서, 내가 마음에 들어 하는 캐릭터로 착각한 듯 선물 받았다.
고마워.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뭐 공짜로 받을 수 있다면 망설이지 않는다.
그래도, 제대로 일 해요 파팡.
그게, 나로서는 부모의 정강이를 갉으며 방종하게 살고 싶으므로, 파팡 일자리가 없어지면 곤란해.
"어라, 하치만은 그런 거 달아뒀던가?"
교실에서 나오자마자.
복도에서 조우한 토츠카가, 내 가방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토츠카는 아마 한참 전에 부활동에 갔을 건데.
어쩐 일인 걸까.
"받은 거. 토츠카는 부활동 안가?"
질문에 간단히 대답하고, 이번에는 내가 물어봤다.
"교실에 두고 간 물건이 있어서 가지러 온 참이야."
쑥스러운 듯 웃는 토츠카는 굉장히 귀여웠다.
별로 두고 간 것 정도는 걱정할 것 없을 텐데, 뺨을 물들이며 얼버무리기 위해서 손가락으로 뺨을 긁었다.
응.
굉장히 귀여워.
"그거 카피바라 씨였지? 왠지 치유되지."
"응. 치유돼."
토츠카 에게 내가 치유된다.
"보아하니 게임 센터의 경품 일까나."
"그런 것 같아."
나는 잘 모르겠지만.
문득 신경 쓰여서 카피바라를 봤더니, Made in PRC 라고 쓰여 있었다.
PRC는 'People's Republic of China.' 의 약어.
즉 단순히 중국산.
왠지 Made in China 라고하면 조약한 제품 같은 이미지가 있으니까 PRC 라고 바꾸고 있다던가.
교활하다.
"나 따위가 달고 있어도 귀엽지 않지만 말이야."
카피바라를 찌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그러자 토츠카가,
"그렇지 않아. 하치만은 굉장히 귀여워. 적어도 나는 좋아해. 세미롱의 검은 머리도, 가지런한 얼굴도. 무엇보다 마음이 굉장히 예쁘고."
라고 역설 해줘서,
"헤, 고, 고마워......."
겉치레라고 알고 있어도 쑥스러워져 버렸다.
이제 고개 숙일 수밖에 없어.
부끄러워서 토츠카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아, 그, 미안. 부끄러운 말을 해서......"
"아니, 저, 응."
은근히 토츠카는 바람둥이 소질이 있는 게 아닐까.
이런 식으로 샤라랑 하고 여자를 칭찬 한다던가 굉장하다.
힐끔 하고 올려다보는 눈으로 토츠카를 보니, 그도 새빨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 그러니까, 하치만도 지금부터 부활동?"
참을 수 없는 공기를 떨쳐내듯, 토츠카가 화제를 전환했다.
덕분에 조금 진정되었다.
"땡땡이 치고 싶지만 말야."
최근의 유키노시타는 조금 늦은 정도로 무언의 압력을 걸어온다.
오늘은 레포트를 정리한 만큼 평소보다 교실을 나오는 게 늦었다.
결과로 부실로 가는 게 늦어졌다.
노려볼 것 같네.
"가지 않으면 유키노시타 에게 혼날 거야."
말 안 해도 알고 있다.
하지만, 뇌리에 떠오른 눈썹을 치켜세우는 미소년 군 때문에 얼굴이 찡그릴 수밖에 없다.
더욱 땡땡이 치고 싶어졌다.
"사이가 좋네."
그런 나를 보고 토츠카카 웃었다.
"그럼, 나도 부활동이 있으니까. 다음에 또 같이 놀러 가자."
라며, 토츠카는 교실로 들어가 자신의 책상으로 걸어갔다.
책상에서 한 권의 노트를 꺼낸 토츠카는, 허둥지둥 복도로 뛰쳐나가 나를 제치고 반달음질로 테니스 코트로 향했다.
"그럼, 내일 봐."
뒤돌아보며 손을 흔드는 토츠카는 역시 귀엽다.
"응. 또 봐."
색시로 오면 좋겠다.
자신의 성별을 잊어버릴 것 같았다.
■ 히키가야 하치만은 냐아 하고 운다. (4)
도착한 봉사부는 음울한 공기에 싸여, 거기에 있는 유키노시타는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찌푸린 얼굴로 책을 읽고 있다.
영리한 용모는 날카롭고 가는 눈을 한 탓인지, 엄청나게 무서웠다.
그것을 신경 쓰지 않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잇시키에, 곤란한 얼굴로 분위기를 바꾸려는 유이가하마.
그리고,
"아아, 마침 잘됐다. 히키가야 들어주지 않겠나......"
원흉인 히라츠카 선생님.
큰 등을 작게 웅크리고 있었다.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고, 그 이유는 듣지 않아도 대충 예상 되었다.
왠지 모르게 알고 있었다.
좋은 일이 있으면, 그 후에 나쁜 일이 있다.
아무래도 토츠카에게 치유 받고나서,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중독 당하는 것이 오늘 나에게 부여된 운명인 듯하다.
"아, 선배. 기다렸어요. 저, 한가하고 한가해서."
자못 여기에 있는 게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잇시키의 얼굴에 유키노시타의 미간이 꿈틀 하고 움직였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부할동의 방해를......"
아무래도 내가 오기 전 그 사이에, 선생님과 잇시키에 의해서 민폐를 끼쳐지고 있었던 것 같다.
유키노시타의 기분이 어지간히 나쁘다.
하지만, 작은 목소리로 말한 ["나는 책을 읽고 싶다."} 라는 한마디.
부활동의 방해라고 하는 것은 명목이고, 독서의 방해라는 것이 본심이겠지.....
"실은 말이죠. 오늘 하야마 선배가――"
"네 네. 나중에 들을 테니까 짐 정도는 내리게 해줘."
상대해줘 오러를 발하는 잇시키를 무시하고, 언제나의 제자리로 향한다.
도중에, 유이가하마, 유키노시타와 시선이 교차했다.
".......얏하로. 힛키."
"늦었네."
두 사람의 인사에 나는 ["수고했어."] 라고 답해줬다.
실제로 두 사람은 지친 모습이다.
특히 유이가하마가 심하다.
유이가하마는, 내게 구원을 요청하는 새끼 양 같은 시선을 향해왔다.
응.
히라츠카 선생님 상대로 혼자서 힘냈구나.
정말로 수고했어, 다.
이 멤버 중에 선생님을 향한 상냥함을 가지고 있는 인간은 유이가하마 밖에 없다.
그래서, 선생님의 대응을 혼자서 짊어진 유이가하마의 부담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부장인 유키노시타는 히라츠카 선생님의 상대를 할 생각은 없다는 듯, 다시 시선을 떨어뜨려 책을 읽기 시작한다.
잇시키는 무시당한 것에 대해 불평을 흘리고 있다.
푸념을 드리우는 히라츠카 선생님과, 그로 인해 기분이 안좋 아지는 유키노시타와, 나 몰라라 하는 잇시키.
유이가하마가 불쌍해졌다.
이 공간에서 잘도 견뎠다.
적어도 부담을 줄여주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흉인 히라츠카 선생님의 조속한 처분이 필요하겠지.
"그러니까, 또 맞선 실패 했습니까?"
"우우......"
짐을 바닥에 내려놓으면서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물으니, 꿉꿉한 공기가 봉사부를 감쌌다.
아무래도 빙고.
뭐 들을 것도 없네.
선생님이고.
그나저나 봄기운 어디 갔냐.
버섯이 자랄 것 같을 정도로 음울한 공간.
언제부터 여기가 호쿠토가 되었나. (호쿠토-HOKTO : 버섯 생산 기업)
‘버섯인 이 아이는 건강한 아이‘ 처럼. (HOKTO CM송)
"나의 어디가 안 되는 걸까아..... 만날 때까지는 괜찮았다고. 만날 때까지는."
빙글빙글 하고 책상에 노노자(のの字)를 쓰는 히라츠카 선생님.
여친 없는 아라사 남자는, 이 이상 비참할 수 없었다.
얼굴은 좋은데 말이지.
내용물이 뭐, 저런 거니까.
"주눅 들려면 밖에서 해주세요. 방해입니다."
일절 자비도 없이 선생님을 몰아내려는 유키노시타는, 마치 귀신같았다.
기분은 알겠지만 말야.
모두들 참고 있다고.
뭐야, 너 열 받기 쉽다는 요즘 노인이야?
칼슘 부족해?
"그렇게 괴롭히지 말아. 오늘 나는 의뢰하러 왔으니까. ..........봉사부잖아."
"여기는 결혼상담소가 아닙니다."
매달리는 선생님에게 가차 없는 추격타가 쏟아졌다.
우와아......
"의뢰?"
두 사람 사이에 말려드는 게 싫어서, 유이가하마 에게 상황 설명을 요구했다.
"어떻게 하면 여자와 재주껏 잘 사귈 수 있을까 같이 생각 해달래."
또 무리한 부탁을..........
이런 상담에 혼자서 대응하고 있던 유이가하마가 정말로 장하다.
"이제 포기하죠. 선생님 혼자서 살아갈 수 있다니까요."
잇시키 에게서도 언어폭력이.
"구하앗!!"
히라츠카 선생님이 빈사의 중상을 입었다.
이 녀석도 가차 없네.
이전 잇시키랑 함께 게임 센터에 갔을 때도, 뭔가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차가웠고.
원한이라도 있는 거야?
흥 하면서 콧방귀를 뀌고 ["선생님 따위 꼴 좋다구요."] 라든가.
아무래도 정말로 원한이 있나보다.
이 사람 무슨 짓을 한 거지.
"그보다 선배, 또 같이 놀러가요오. 다음 일요일에 한가하죠."
선생님을 방치하고 잇시키가 이히힛 하고 미소를 지었다.
그나저나, 어째서 단언하는 걸까.
실제로 한가하지만 말이야, 조금 강제적이지 않나. 이 녀석.
"[또?] 그건 무슨 의미 일까 히키가야 양?"
"엣, 힛키. 잇시키랑 놀러 간적 있어? 둘이서!?"
이제는 누구도 선생님의 상담을 들어주고 있지 않다.
시끌벅적 해졌다.
조금 교실의 공기가 시원하신 듯한 기분도 든다.
나에 대한 것은 됐으니까, 누가 선생님을 신경 써주라고.
"학교에도 내가 있을 곳은 없는 건가....."
구석진 곳에서, 주눅 들기 시작했는데. 저 아라사......
* * *
"이번뿐입니다. 저희들도 한가하진 않으니까요."
저대로 히라츠카 선생님을 방치하는 것도 뭣해서, 유키노시타를 설득해 의뢰를 받게 한 나.
유키노시타를 중심으로 선생님을 에워싸고, 모두가 상담에 대응하는 체제를 만들었다.
잇시키도 어째선지 계속 눌러앉아 있었다.
"미안하군. 살았어."
갸륵한 모습으로 감사하는 선생님은 생각보다 진심으로 곤란한 거겠지.
실패 연속의 연애사정.
절실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일목요연.
그런데,
"뭐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요."
유키노시타는 신랄했다.
이제 대책이라든가 낭비라고 잘라 말하고 있으니까.
그 대사.
다른 사람의 연애에 흥미 따위는 없다고 똑똑하게 느껴지는 태도.
["나는 나대로 난공불락의 요새에 직면하고 있는데."] 라든가, 잘 모르겠는 군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아까부터 선생님은 봉사부에 있는 것만으로도 데미지를 받고 있다.
상태이상 일까나.
교회로 가는 게.
아아, 교회에 가고 싶어서 여기에 있는 건가.......
결혼,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어딘가 남 일처럼 기도해 둔다.
신님에게 닿아라.
이 마음.
잇시키가 우웅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일단 함께 고민해줄 생각은 있는 것 같다.
그러고 있으니 평범하게 봉사부원 같다.
학생회장으로는 보이지 않아.
문제지, 이거.
"그래서, 여성과의 사귀는 방법 말이죠. 그것 보다 먼저 만남이 중요하지 않나요ー."
잇시키의 의문은 지당했다.
누군가와 교제하기 위해서는, 일단 상대가 없으면 시작하지 않는다.
그런 거 누구든지 이해하고 있다.
나도 유키노시타도 유이가하마도, 제대로.
단지 우리들이 그것을 지적하지 않는 것은 이유가 있기 때문인데,
"아니, 나는 만남까지는 비교적 순조롭거든. 맞선도 상견례까지도 실패하지 않는다."
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흐흥ー 하고 가슴을 펴는 히라츠카 선생님이지만, 하지만 그거,
"즉 실제로 대면해서, 대화하고 환멸 당하는 것이라."
라는 걸로, 칭찬하는 게 아니지만 말이죠.
유키노시타의 지적은, 히라츠카 선생님에게 있어서 직시하고 싶지 않은 곳을 정중앙 스트레이트로 찔러버렸다.
"쫌, 유키농. 쉬잇!! 선생님 울 거 같으니까."
허둥지둥 하는 유이가하마에 대해, 유키노시타는 조금도 움츠러들지 않았다.
"사실을 말한 것뿐이야. 설령 본인에게 있어서 가혹한 현실이라고 해도 마주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어."
"그렇지요ー."
검은색과 황갈색의 신랄함에, 아라사가 몇 번째인가 굉침했다.
대파다 대파.
그 트레이드마크인 백의가 찢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데미지.
두 사람의 끝내주는 웃는 얼굴이 무섭다.
왠지 두 사람 다 지독하게 공격적이네.
"두 사람 다 선생님 괴롭히는 거 그만두자......"
정말로 양심은 유이가하마밖에 있지 않다.
그것을 잘 아는 선생님이 우리들 쪽으로 도망쳐 온다.
어머니에게 매달리는 아이 같아서, 어딘가 지켜주고 싶어지는 모습이었다.
"히키가야, 유이가하마아...."
"네 네. 울지 마세요. 먹을 만큼 먹은 어른이 한심해 보여요."
그래그래 하며 내가 히라츠카 선생님을 위로하니, 유키노시타와 잇시키의 기분이 한층 더 떨어졌다.
유시노시타는 어렴풋이 눈썹을 치켜세웠고, 잇시키는 뺨을 부풀려서,
"히키가야 양. 오냐오냐 해주지 마."
"그렇다구요. 선배는 선생님에게 너무 상냥하다구요."
라든지 스테레오로 말했다.
그렇지만, 너희들이 너무 신랄한 게 아닌지?
매달리는 선생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나는 생각했다.
조금 전부터 독을 마구 내뱉고 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다지 평소와 같은 느낌인 것 같기도 해서 두 사람이 무섭다.
유키노시타는 자비가 없고, 잇시키는 웃는 얼굴로 아무렇지도 않게 독을 섞어오고, 히라츠카 선생님은 상담할 상대를 착각 한 것이 아닐까.
"아ー, 그래도 그렇게까지 달라붙을 필요는 없다고 나도 생각할지도......"
옆의 유이가하마가, 미묘한 얼굴로 히라츠카 선생님을 내게서 떼어냈다.
조금 전까지 쓰다듬던 선생님의 머리가 손에서 떨어졌다.
조금 아쉽다고 생각해 버렸다.
보살펴 주는 건 싫어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무슨 좋은 아이디어 없어?"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서 세 명을 봤다.
"인기 있는 사람을 참고 하는 것은?"
작게 거수하는 유이가하마.
뭐, 좋지 않나.
성공을 모방하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통하는 왕도다.
바른 길을 검증해서, 그 수법을 거둬들인다.
"무난하지만 유효한 수구나."
히라츠카 선생님이 수수하게 감탄.
유키노시타도 잇시키도 이론은 없는 듯 얼굴을 마주보고 끄덕인다.
만장일치로, 넵 결정.
그런 고로, 유이가하마의 의견이 채용되게 되었다.
"그럼, 참고가 될 만한 사람을 찾아볼까."
즉시 움직이기 시작하려는 유이가하마.
길이 열리기만 하면, 남은 건 나아가는 것 뿐 이라며 기세 좋다.
기운차네.
응.
유이가하마의 이런 점은 호감이 간다.
머리가 유감스러운 만큼, 움직이는 것으로 길을 개척한다.
머리가 유감스러운 점을 보충하고도 남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교내에서? 그렇다면 유키노시타 선배는 어떠나요. 바로 옆에 있는 인기 있는 학생대표에요."
잇시키의 능숙하게 노력을 줄이려고 하는 자세는, 어딘가 나를 방불케 했다.
근처에서 끝내버리면 간단하지요 라는 의견은, 또 배워야 할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찬동할 수 없다.
"유키노시타는 참고가 되지 않겠지. 히라츠카 선생님이랑 비슷한 타입이고."
"......."
살기가 날아오는 것을 느낀 것 같다.
잇시키처럼 편해지고 싶다는 불순한 동기였지만, 나도 생각했던 것이다.
가까운 곳에서 해결하고 싶다, 라고.
인기 있는 인물.
그 키워드로 검색하면, 바로 유키노시타가 떠올랐다.
검색후보의 제일 처음에 위풍당당하게 표시되었다.
구글 선생님에게 추천되는 수준.
유키노시타는 확실히 인기 있다.
어딘가 신격화 되어, 멀리서 뜨거운 시선을 보내질 정도로는.
하지만 유감스럽지만 0.3초 만에 후보에서 제외했다.
그야, 유키노시타는 본보기로는 부적격한걸.
유키노시타는 얼굴이 좋으니까 표면적으로는 인기 있지만, 그 신랄함으로 많은 여자 아이를 울리고 있다.
전에도 고백 받고는, 그 것을 3초 만에 차버린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라든가, 비교적 단골 문구를 사용하는 것을 봤다.
흉내 내는 것은 부적격이다. 오히려 반면교사.
얼굴도 머리도 집안도 좋은데.......
"나는 싸움 걸리고 있다고 판단해야 하는 걸까?"
내 마음을 읽어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타이밍에, 방긋 하고 미소가 향해져서 등줄기가 오싹했다.
미소년의 차가운 미소에 찔려서, 그 이면에 있는 압력이 정신을 괴롭혔다.
봐, 이런 점이 또 아웃.
조금만 더 상냥함을 배워.
바보........
내가 아니었으면 울고 있었다.
유키노시타는 대게 이런 느낌으로 주위의 여자와의 거리를 의식하지 않고 두고 있다.
남자와의 거리도 두고 있다.
너무 무적이다.
그걸 버티고 유키노시타와 평범하게 대화하는 나는, 사실은 엄청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자아, 자아. 유키노시타도 너무 노려보지 마라. 히키가야도 악의는 없겠지."
보다 못한 선생님이 나를 감싸준다.
........어머, 멋있어라.
히라츠카 선생님의 등이 커 보였다.
"지금 생각 했습니다만, 우리들과 히라츠카 선생님은 나이차이가 너무 나서 참고가 안 되지 않을까요?"
"아, 확실히."
"너희드을....."
잇시키와 유이가하마에게 노인 취급당한 선생님이 굴복했다.
........어머, 멋없어라.
선생님의 등이 작아 보였다.
* * *
인기 있는 인간을 참고하자 전략은, 적당한 사람을 찾을 수가 없어서 포기.
작전의 입안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어, 다음에 나온 의견은 유키노시타의 ["그럼 결점을 고치자."] 라는, 또 다시 왕도적인 것이었다.
다들 왕도 좋아하네.
옳다고 생각해.
나도 좋아하고, 왕도를 밀고나간 이야기는 안심 할 수 있지.
왕도라고 하는 것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쓸모 있으니까 왕도인 것이다.
다만. 패도 라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그런 발상에서 내가 제안한 ["그냥 돈을 내밀어서 적당한 거 붙잡으면?"] 이라는 작전에 대한 차가운 시선.
뿌우ー.
"아직도 삐친 거야?"
"........별로."
그것은 만장일치로 부결되었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히라츠카 선생님은 독신 공무원이라는 것도 있고, 안정된 수입과 쌓아둔 저금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충분히 세일즈 포인트로 써먹을 수 있다고 나로써는 생각한다.
그런데 남자들은 ["아무리 그래도 그 것은......."] 라든가.
"유키노시타 들은 아무것도 알고 있지 않아."
"뭐가?"
"재력도 무기 중에 하나잖아."
"히키가야 양도 역시 몰라. 남자로서는 돈이 아니라 내용물에 반해주길 바라는 것이지."
조금 생각 해봤는데, 사실 여기 있는 남자들은 연애에 대해서 꿈을 너무 크게 꾸고 있는 것 같은 부분이 있는 게 아닐까.
그들이 원하는 그것은, 마치 순정만화의 연애처럼 깨끗한 것 같아 보인다.
그래도 말이지, 현실이란 야박하다고.
랄까, 순정만화도 요즘 것은 거무칙칙한 게 많으니까.
현실의 연애 따위, 타협과 매듭짓기를 잘 하는 게 중요하고, 이상을 과하게 바라면 나아갈 수 없다.
대체로 남자가 요구하는, 미인에 교양이 있고 마음씨가 고운 집안과 재력까지 갖춘 인간이 간단하게 있을 리가 없지.
그 뿐만이 아니라 현실의 인간 따위, 얼굴도 그럭저럭, 내용물도 그럭저럭, 머리도 그럭저럭이 한계다.
오히려 이것도 충분히 당첨이다.
그리고 당첨은, 상대를 고를 수가 있지.
고를 때의 기준은, 얼굴일까 머리일까 재력일까.
어쩌면 성격 일지도 모른다.
트레이드오프 라는 말이 있는데, 어딘가를 타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특히 선생님은 구매자를 원하는 입장이다.
키는 크고 얼굴 몸매도 좋은 편.
하지만 그 정도는 찾아보면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젊은 남자이면서 선생님과 같은 조건의 인간이 있으면 확실히 그쪽이 선택받는다.
그렇다면 젊은이에게는 없는 재력을 어필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발상이다.
그러니까 그것을 쌀쌀맞게 부정당해서 토라져있었다.
별로 이 방법에 자신 있는 것도 아니고, 농담 반으로 말해본 것뿐이지만, 완고하게 부정당하니 고집을 부리고 싶어졌다.
["남자는 꿈을 너무 꾸네."] 라고 유키노시타 에게 말했더니, ["너는 현실을 너무 나쁘게 받아들이고 있어."] 라고 돌려받았다.
"자, 자. 두 사람 다 노려보지 말자."
불꽃 튀는 우리들을 멈춘 것은, 역시 유이가하마였다.
"뭐 선배가 말한 대로 돈으로 낚는 것도 방법 중에 하나겠지만. 그래도, 그거라면 지금까지와 별 다를 바 없지 않나요."
"무슨 의미야."
"결국은 내용물로 도망갈 거에요."
"읏....."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너희들 날 괴롭혀서 즐겁나?"
"....모두들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마."
유이가마하의 마른 웃음이 봉사부에 울렸다.
* * *
"그래도 말야, 생각 해봤는데 선생님의 성격이 그렇게 나쁜가? 의외로 인기 있을 것 같은데."
"확실히 의지되는 타입이죠. 의외로."
히라츠카 선생님의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주고받기 시작하고, 상당히 시간이 경과했다.
결국 내용물을 고치지 않으면 결혼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이 아닐까 라고, 대략 방향성은 일치하기에 이르러, 그러면 무엇이 안 되는가 라고 하는 문제의 핵심을 건드린 것은 유이가하마였다.
잇시키도 그것에 맞장구를 쳤다.
아무래도 좋지만, 두 사람 다 [의외로] 를 강조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생각했던 것보다] 라든가 [비교적] 이라든가, 그런 의미가 있는 말이다.
그 것을 국어 교사인 선생님이 알아차리지 못할 리가 없어서, 뺨에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일단 결점을 열거 해 볼까."
문제점을 찾기 위해 유키노시타가 제안했지만, 뭐 이것저것 나오겠지.
일단은,
"분위기를 못 읽는다."
는 잇시키의 말이고.
"어린애 같은 점이 있지. 애니메이션 이라든가 게임 이라든가."
라고 유이가하마가 이어갔다.
"일벌레 같은 부분도 있는 것 같고, 결혼 안 해도 혼자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
거울을 보고 있는 듯한 유키노시타의 말과,
"메일이......"
라는 내 실체험.
"울고 싶어......"
그것들이 선생님의 마음에 푸슉 하고 꽂혀 치명상을 안겨줬다.
그 고귀한 희생 덕분인지, 대략적인 문제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거 고칠 수 있어?
"참고로 실패한 맞선에서, 선생님은 여성과 어떤 것을 이야기 했습니까?"
유키노시타가 구체적인 예를 물어봤다.
".......라, 라면이랑, 자동차랑, 애니메이션이랑, 게임."
"우와아......"
"있을 수 없어."
유이가하마와 잇시키가 엄청난 얼굴을 했다.
"그도 그럴게 취미를 물어봤으니까. 거짓말 하는 건 별로 좋지 않잖아!?"
"그래도 이건 심했어요. 여성에게 그런 말해도 통하지 않아요........ 저도 모르고."
유이가마하조차 옆에서 깨고 있었다.
그야말로 이세계의 주민을 보는 눈이다.
솔직히, 선생님과 이야기가 통하는 나로서는 면목이 없었다.
선생님이 희희낙락하며 맞선 상대에게 라면집 이야기를 하며 깨는 모습이 상상된다.
그거지.
어디의 라면집은 스프가 어떻다 라든가, 토핑은 뭐가 좋다 던가 얘기 한 거겠지.
내게 장문 메일이 왔을 때와 같은 내용을......
"그, 그럼, 그건가. 혹시 데이트로 라면집 이라는."
"아웃이네요."
아웃이야?
잇시키의 말에, 나도 데미지를 받았다.
위험해. 가본 적 있어. 남자랑 라면집.
랄까 히라츠카 선생님이지만..........
혹시 이걸로 기뻐한 나는 여자로서 끝났나? 다시 못해?
"안색 나쁘지 않아?"
"기, 기분 탓이 아닐까나. 응."
내 목소리는 경직되어 있었다.
이 흐름은 좋지 않다. 불똥이 나에게 튄 것 같다.
얼른 도와주지 않으면.
"하, 하지만 나는 선생님의 그런 점이 싫지 않아요."
"히키가야........ 너 뿐이다 내 편은......"
사명감에 잡혀 선생님을 옹호한다.
"저기 애니메이션도 재미있는 거 있고, G건담 같은 건 나도 좋아하고,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좋아하는 여자도 늘어나고 있다는 듯하고. 프리큐어 귀엽고, 혈계전선 재밌고. 게다가, 게임 즐겁잖아. 혼자서 할 수 있고, 포켓몬 귀여워. 그리고, 라면 맛있잖아. 돈코츠, 소금, 된장, 간장에 짬뽕. 다 다르고 다 좋고. 별로 그렇게까지 나쁜 취미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말이지, 나!"
"그, 그렇지. 재미있지 G간담. 불타오르지!! 내 취미 나쁘지 않지!?"
사면초가 안에서, 묘한 연대감이 태어난 것 같았다.
새삼스럽게 깨달았는데, 선생님이랑 내 취미는 중복되는 범위가 굉장히 크다.
거기를 공격당하면 내게도 데미지가 오겠지.
그러다, 여기서 나는 지금까지 맹점 이었던 것을 깨달았다.
"어쩌면, 내 입장에서는 히라츠카 선생님 괜찮을지도?"
나이는 차이나지만, 남자랑 사귄다면 포용력 있는 연상이라는 것이 안점감이 있고, 취미는 비슷하지, 성격도 얼굴도 싫지 않다.
전업주부의 꿈도 비교적 쉽게 이루어 질 것 같다.
나는 선생님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아라사인 것 치고는 젊어 보이고, 의지의 강함이 느껴지는 날카로운 눈은 멋지다.
조금 주름진 백의가 아저씨 틱해서 감점이지만, 차려입은 정장으로 감출 수 있을 것 같다.
으음. 혹시 우량물건?
나쁘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나는 가슴은 작고 여성스러움이 부족하지만, 일단 코마치의 언니라서, 적당히 외모는 갖추고 있다.
귀여움이 부족한 것은 내면과 눈 때문에......
선생님의 취향 적으로는 어떨까.
"히라츠카 선생님은 연하도 괜찮나요?"
신경 쓰여서 물어봤다.
"아, 아니. 그......... 저기 히키가야, 나로서는 안 될 것도 없지만, 이래봬도 교사라는 입장이고. 아니, 그래도 졸업하면....."
마지막 부분은 작아져서 잘 안 들렸다.
"열이라도 있나요? 얼굴 빨간데요?"
"괘, 괜찮다. 문제없어!!"
체온을 재려고 손을 뻗으니, 요란스럽게 선생님이 몸을 젖혔다.
어느새 주위의 공기가 굳어있다.
유이가하마가 말없이 일어섰다.
천천히 다가온 그는, 선생님에게서 나를 감추듯 하면서, 불안한 시선을 보내왔다.
"왜 그래?"
"안 되니까..... 힛키, 그건 안 된다구. 그, 나 바보니까 잘은 말할 수 없지만, 선생님은 안 돼."
꼬옥 하고 유이가하마 에게 안겼다. 정신 차리고 보니 바로 옆에는 유키노시타와 잇시키도 늘어서 있었다.
에,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어째서 나, 이 녀석들에게 둘러싸인 거지?
"히키가야 양. 직업윤리라고 알고 있을까? 그게 없다고 해도, 나는 절대로 반대야."
"그렇다구요 선배! 저는 인정하지 않으니까요!!"
???
갑자기 왜 그러는 거야.
영문을 모르겠어. 나.......
세 사람의 기세에 눌려, 나는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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