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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0242938

 

 

比企谷八幡はにゃあと鳴く(閑話)

 

TS 주의! 성반전물 싫어하시는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

작가의 말 : 남자가 여자로, 여자가 남자인 이야기

イロモノ주의?

하지만 코마치와 토츠카는 그대로.

토츠카는 성별이 토츠카이고, 코마치는 히키가야 자매가 보고 싶었기 때문.

이거 누구 루트가 될까.

-------------

오랜만이라 모르실 수 있지만, 여기서는 성별은 바뀌지만 이름은 바뀌지 않습니다. (역자)

-------------

 

 

 

"하와와와와와와."

 

 

코마치가 하면 귀엽지만 내가 하면 귀엽지 않다.

 

내가 의도치 않게 모에 캐릭터가 내뱉을 법한 소리로 경악을 드러낸 것은 점심밥을 먹으면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을 때였다.

 

자, 가을이라고 하면 식욕의 가을, 예술의 가을, 운동의 가.... 아니 이건 됐다.

 

나, 운동 싫어하고.

 

라는 자신의 취향은 둘째 치고, 일 년 중에 가장 결실이 많은 계절인 것이다.

 

그래.

 

올해는 제법 풍작이었다.

 

뭐가?

 

그런 의문은 내가 보고 있던 사이트를 보면 안다.

 

 

"S●O가 있고. ●서가 있고. ●울이 있셔어……"

 

 

 

너무 흥분한 탓에 손에 들고 있던 샌드위치의 비닐이 열기 힘들게 되어버린다.

 

가이드 테이프가 다 찢어서 빵을 꺼낼 수 없을 정도로 밖에 비닐 틈이 없다.

 

조금 있는 틈에 손톱을 밀어 넣어 비닐을 조금씩 넓혀갔다.

 

드디어 꺼낸 계란 샌드위치를 한 입, 지극히 행복한 한 때에 눈이 가늘어지며 흐뭇해졌다.

 

나중에 시청예정작품의 공식 트위터를 팔로우 해야지.

 

이것 참 바쁜 하루가 될 거 같다며 나는 희망 가득한 심야 애니라이프에 마음을 설렜다.

 

어느 것이든 타이밍만 좋으면 패권을 잡을 수 있을 법한 작품 뿐.

 

그런 와중에 내가 유독 크게 감동 먹은 것은, 여자가 보지 않을 법한――JK는 애초에 애니 안 본다고? 닥쳐. 멍충아, 태클 걸지 마. 친구 없으니까,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오락만 빠삭해 진다고오――히어로를 그린 작품이었다.

 

 

"어쩌지. 멋있어. 반할 거 같아."

 

 

은색과 빨간색의 대비. 단단해 보이는 몸은, 그야말로 정의를 구현한 것과 같은 듬직한 것.

 

그 얼굴에는 만인을 어여삐 여기는 듯한 부처와도 같은 자애가 떠있다.

 

 

"랄까, 반했을지도."

 

 

그야, 누구나가 동경하는 히어로다.

 

아직 비주얼의 일부가 공개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쏟아져 나오는 대작 아우라가 굉장하다는 것.

 

공식 사이트에서 배포되어있던 대기화면 이미지를 설정해두고, 스마트폰을 히죽히죽 바라본다.

 

칠흑의 거리에 늠름하게 서있는 그 거체.

 

빛나는 안광이 응시하고 있는 건, 지켜야할 세상인가, 아니면 어둠에 숨어있는 거대한 악인가.

 

 

생각해보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여자아이의 놀이가 별로였다.

 

소꿉놀이라든가, 별로.

 

소꿉놀이는 요컨대 여자아이가 꿈꾸는 행복한 가정을 흉내 낸 것이다만, 그 어느 것도 내가 꿈꾸는 행복한 가족계획과는 다르다.

 

일하기 싫어.

 

집안일도 가능한 한 하고 싶지 않아.

 

가정부를 고용해서, 남편의 돈으로 세련된 런치를 먹고, 어느 샌가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아니잖아 이거.

 

이래서야 가정부가 주인공인 서스펜스 드라마다.

 

라는, 그렇게까지 호화롭기를 바랄 생각은 실제로는 없지만, 동년배의 꿈과 파장이 맞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중산층 이상의 가정이고, 아이나 애완동물에 둘러싸여서, 사랑하는 사람과 산다.

 

멋진 꿈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뭔가 다르다.

 

말로 할 수 없는 위화감이랄까, 소꿉놀이에 있어서 주어진 역할을 연기하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간신히 깨달았다.

 

나는ーー ,

 

부스럭 하고 후방에서 소리가 들린다.

 

내 망상을 중단시킨 음원은, 그 정체까지는 알 수 없었지만 확실하게 여기서 멀어져 가고 있었던 것이었다.

 

 

"발소리?"

 

 

누군가 지나간 거겠지.

 

 

"뭐, 가끔은 그런 일도 있겠지."

 

 

내 점심 공간에 사람이 지나가는 것이 드물기는 하지만 여기가 통행금지인 것도 아니고, 사람이 지나가는 것 정도가 이상한 일은 아니니까.

 

 

× × ×

 

 

군고구마.

 

그런 가을의 풍물시를 파는 트럭이 학교 앞을 지나칠 때, 부실에서휴대폰을 만지고 있던 유이가하마가 불쑥 「배고프네.」 라고 했다.

 

 

"지금 먹으면 저녁 먹기 힘들어질 건데."

 

"다 먹을 수 있어. 지금 쫒아 가면 안 늦으려나."

 

"빠듯할지도. 이미 제법 소리가 멀어지고 있어. 그리고, 방금 전까지 쿠키 먹고 있었잖아. 간식좀 적당히 먹는게?"

 

 

유키노시타가 쓴 소리를 하는 것은, 부활동이 시작 되고나서 유이가하마가 입에 밀어 넣은 과자의 총량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유키노시타가 「나 혼자서는 다 먹을 수 없으니까」 라며 가져온 과자는, 주로 유이가하마에 의해 소비되고 있다.

 

구운 과자 모둠이 담긴 캔은, 이 부실에 놓인 지 사흘 만에 바닥을 보였다.

 

 

"성장기라서 배가 빈단 말이지."

 

"부정은 하지 않겠지만."

 

 

남자 둘은 군고구마가 가진 매력에 다소 미련이 있는 모양.

 

 

"유이가하마는 끊임없이 간식 먹는 것 같고, 뭣하면 야식으로 돼지뼈 라면까지도 먹을 거 같아 보이는데, 유키노시타도 그런 적 있어?"

 

 

남자들만큼 성장기와 식욕이 연동되어있지 않은 나는, 그렇게까지 공복에 시달릴 시간대가 아니니까 군고구마의 마력에 사로잡히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유키노시타까지도 군고구마를 요구하는 유이가하마를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배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시계를 확인한 것에는 놀랐다.

 

너무 말라서 식욕의 부류에는 의욕적이지 않는 인상이 있는데.

 

 

"필요 이상으로 식사를 하지는 않지만, 나 역시 남자니까 말이지. 이 시간이 되면 조금은 공복을 느끼는 게 사실이야."

 

"헤ー"

 

"그치. 고기만두라든가 군것질 한다거나."

 

"가끔이라면 말이지."

 

 

유키노시타도 군것질 같은 거 하는구나.

 

내가 의외인 것을 보는 눈으로 유키노시타를 바라보고 있자, 그 분위기를 흩어버리는 듯이 작게 기침을 하고서는,

 

 

"너희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해본 적 없었어."

 

 

라고 책임전가를 해왔다.

 

 

"금수저인 유키노시타님은, 우리들 서민이 다니는 편의점 같은 거 원래 같으면 인연이 없었을 테고."

 

 

랄까, 본인의 입에서 직접 나온 말인데도 불구하고, 이 녀석이 편의점 앞에서 고기만두를 베어 무는 광경이 상상이 안 된다.

 

 

"그래, 그랬을지도. 그렇다면 나쁜 변화는 아니라고 생각해."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덮은 유키노시타가, 미소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나씩이면 되나?"

 

"뭐가?"

 

"내킨 김에 사다줄게."

 

 

혹시 군고구마를 말하는 걸까.

 

 

"어, 진짜로?" 

 

"유키노시타가 심부름꾼 같은걸 하다니...."

 

 

너무나도 캐릭터에 맞지 않은 유키노시타의 행동에 유이가하마와 내가 눈을 비볐다.

 

 

"필요 없나?"

 

 

코트를 걸치며 부실을 나가려고 하는 유키노시타는 눈가에 호를 띄우며 이쪽으로 돌아본다.

 

 

"나, 작은 걸로."

 

"나도 갈게. 유키농 혼자서는 사는 방법 모를 테니까."

 

 

유이가하마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유키노시타의 뒤를 쫓았다.

 

 

".....에, 나 혼자."

 

 

딱히 싫은 건 아닌데 말이지.

 

 

"남겨져 버린 것 같은 느낌?"

 

 

나 혼자 있는 봉사부는 저녁노을에 물들면서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조금 외롭다.

 

 

같이 가면 좋았을 텐데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에 의자 위에서 무릎을 끌어안고 앉아서 스마트폰을 켰다.

 

무선 헤드폰을 끼고, 누구도 말을 걸 일이 없으니까 음악을.

 

 

그러고 보니 봉사부에서 헤드폰을 끼는 건 처음이다.

 

 

× × ×

 

 

가라앉은 기분도 음악을 듣기 시작한 순간부터 시원하게 사라져 버렸다.

 

 

"....안돼, 무리, 고귀해."

 

 

나는 입가에 손을 대고, 삐져나올 것만 같은 오열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듣고 있던 것은, 아침에 체크했던 애니의 메인 테마.

 

유튜브에 있었던 공식 PV.

 

거기서 하이라이트 부분이 조금 흐르고 있는 정도였지만, 그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워지게 하는 것이 있다.

 

 

이거, 무조건 히라츠카 선생님이 좋아할만한 거네.

 

 

알아본 건데, 내가 흥미를 가지게 된 히어로는 이미 20년 이상 전에 실사로 방영되었던 것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모양이다.

 

어쩌면 히라츠카 선생님은 실제로 보던 세대일지도 모른다.

 

그게 진짜라면 더욱 히라츠카 선생님도 불타오르겠지.

 

 

나중에 라인해서 추천 해줘야지.

 

같이 이야기를 주고받을 상대가 있으면, 그 즐거움도 두 배로, 아니 세 배는 늘어난다.

 

 

"멋있다. 진짜 좋을지도....."

 

 

아직 이야기의 파편만 들은 정도.

 

그런데도 사랑과도 같이 가슴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스마트폰을 쥔 채 가슴께에서 껴안고.

 

아래를 향해 뜨거운 숨을 내뱉는 순간,

 

 

"뭐가 말이에요?"

 

 

나를 잇시키가 들여다보고 있었다.

 

 

코앞에 잇시키의 저녁노을 같은 색의 눈동자가 있다.

 

거기에는 뺨에 홍조를 띠고 눈동자에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소녀와도 같은 내 모습이,

 

 

"꺄아아아아아악!!"

 

 

자신이 질러놓고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여자애 같은 비명.

 

의자에 앉아있으면서 무심코 뒤로 도망치려다가 균형을 잃어버린다.

 

의자와 함께 구르려는데,

 

 

"위험해!"

 

 

손을 휘적거리며 발버둥 치고 있던 나를, 잇시키가 껴안는 형태로 구해줬다.

 

몸을 남자의 양팔에 안겨버렸고, 얼굴 바로 옆에는 잇시키의 경악한 표정이 보이고, 필사적이었는지 거친 호흡을 내뱉는 소리까지 들려온다.

 

 

"걱정 끼치지 말아달라구요."

 

".....미안."

 

 

나를 안전한 자세로 되돌리고, 가슴을 쓸어내리던 잇시키가 쏘아본다.

 

 

추욱 하고 어깨를 떨어뜨리고 잇시키에게 사과했다.

 

 

"뭐,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방금 전에 전신을 끌어안은 잇시키의 체온 탓인가 몸이 뜨겁다.

 

똑바로 그를 보지 못한 채, 아래를 보면서 한 사죄는 건성이었건만 잇시키는 화를 내는 일도 없이 내 무사를 기쁘게 여기고 있다.

 

 

.......응?

 

아니, 내가 넘어질 뻔한 거, 잇시키가 놀라게한게 원인이잖아.

 

 

"랄까, 잇시키도 갑자기 말 걸지 말라고."

 

"부실에 들어올 때 노크 했어요. 말도 걸었는데. 선배가 못들은 것뿐이라구요."

 

 

방금 전에 떨어뜨린 헤드폰을 주우면서 잇시키가 항의한다.

 

 

"......미안."

 

 

모든 원인은 저에게 있었습니다.

 

 

× × ×

 

 

"다녀왔어ー! 어, 한 명 늘어났어!!"

 

 

돌아온 유이가하마와 유키노시타.

 

두 사람은 구수한 향기를 풍기는 봉투를 손에 들고 있다.

 

유이가하마가 침입자를 보고 곤란한 얼굴을 한다.

 

 

"어쩌지?"

 

"금방 가겠지."

 

 

눈빛을 교환한 유이가하마에게 유키노시타가 차갑게 잘라 말했다.

 

유이가하마가 곤혹스러워 하는 이유는 예상치 못한 방문자와 사온 군고구마의 취급을 고민하고 있으니까다.

 

부족하네. 잇시키 몫의 군고구마 없네.

 

 

"후오, 그 냄새는 군고구마네요! 맞죠!"

 

 

상냥한 유이가하마는 반짝반짝 거리는 눈을 한 잇시키를 무시하지 못하고 눈을 어디다 둘지 몰라하고 있다.

 

유키노시타는 앞일을 상정하고 들어올 때부터 에둘러 돌아가라고 말한 거지만, 잇시키는 오히려 눌러앉을 기세.

 

 

"제 거 있나요?"

 

 

뻔뻔하지만, 귀여운 후배의 호소에 「유키ー농.」이라며 유이가하마가 칭얼거렸다.

 

그 안쓰러운 목소리는, 도라에몽에게 빌붙는 진구와도 같다.

 

 

"........정말이지."

 

 

그리고, 유키노시타도 두 사람의 시선에 굴하고 한숨을 내뱉었다.

 

 

"히키가야. 나랑 반반 나눠도 괜찮겠어?"

 

"배고픈 것도 아니고 괜찮아."

 

 

유키노시타가 내놓은 해결방법은 세 개의 군고구마 중 하나씩을 유이가하마와 잇시키에게 주고 나머지를 나랑 유키노시타가 나눠먹는 것.

 

딱히 배가고픈 것도 아니라서 나도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자, 여기."

 

"이야ー, 뭔가 죄송하네요."

 

"라는 소릴 하면서 얼굴은 활짝 폈네...."

 

"에헤헤ー. 잘 먹겠습니다~."

 

 

유키노시타도 유이가하마도 그리고 나도 어이없기는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게 잇시키의 굉장한 점이다.

 

마치 코마치 처럼.

 

애교부리는 게 귀여우니까 용서해 버린다.

 

 

"유키농, 반으로 충분해?"

 

"애초부터 하나 다 먹으면 양이 많아서 고민하고 있었으니까. 너도 신경 쓰지 말고 먹어."

 

"그럼, 나도 잘 먹겠습니다."

 

 

유이가하마와 잇시키가 거의 동시에 군고구마를 입에 물고,

 

 

"맛있네요오ー."

 

"가을이라는 느낌."

 

 

머리가 나빠 보이는 소감을 말했다.

 

그런 두 사람을 뒤로하고, 유키노시타는 남은 고구마를 손에 들고 반으로 나눈다.

 

 

"자, 네 몫."

 

"고마워."

 

 

나눠진 군고구마는, 반으로 거의 동등하게 나뉘어져 있다.

 

의리 있는 성격이 드러나 있는 게, 그런 점이 딱 유키노시타 다워서 다음에 든다.

 

단면이 울퉁불퉁한 노란 고구마에서는 모락모락하고 김이 피어올랐다.

 

 

후ー후ー 하고 두 번 정도 김을 불어내고, 나도 군고구마를 한입 먹었다.

 

 

"아, 돈."

 

 

그리고 아직 대금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린다.

 

 

"딱히 괜찮아."

 

"아니, 그럴 수도 없지. 의미 없는 베풂을 받는 건 좋아하지 않아."

 

 

지갑을 꺼내려고 하니, 유키노시타가 그걸 저지한다.

 

 

"......그러면."

 

"응?"

 

"그럼, 다음에 같이 가줬으면 하는 장소가 있는데."

 

 

조금 머뭇거리며 말하면서 얼굴을 돌리고 유키노시타가 말한다.

 

 

"내가?"

 

"응. 네가."

 

"음ー, 괜찮은데."

 

 

나여도 상관없는 걸까.

 

다른 적임자가 있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지만, 유키노시타의 얼굴이 만족스러워 보였으니까 그만뒀다.

 

 

× × ×

 

 

잘 먹었습니다.

 

그리고 제일 먼저 완식한 잇시키로부터 5분 정도.

 

내가 군고구마를 다 먹을 때쯤에는, 부실 전체가 평소 같은 느긋한 모드가 되어, 각자가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나도 책이라도 읽을까 하며 가방에 손을 뻗는 순간,

 

 

"아앗ー!!"

 

 

잇시키가 외쳤다.

 

 

"시끄러워."

 

 

바로 옆에서 난 큰소리에 유키노시타가 귀를 누르고 짜증난다는 듯 미간을 좁혔다.

 

 

"잊고 있었다!!"

 

"그러니까 시끄러워!!!"

 

 

잇시키가 큰 소리로 나를 가리키고, 그에 지지 않을 큰 소리로 약간 짜증나 보이는 유키노시타도 외쳤다.

 

 

"그치만, 선배가아~."

 

"힛키가 어쨌는데?"

 

 

유이가하마가 고개를 숙이는 잇시키를 달래면서 물어봤지만, 나랑 관계있는 모양.

 

 

"사랑 하는 소녀였다."

 

"""네?"""

 

 

봉사부 전원, 잇시키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굳었다.

 

잇시키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

 

그건 아무래도 절규의 원흉인 듯한 나도 이해할 수 없었다.

 

 

"히키가야가 사랑?"

 

 

되물은 유키노시타는, 진실을 확인하려고 했는지 내 쪽을 본다.

 

 

"그래서, 답변은 어떻게?"

 

"기억에 없습니다."

 

"라는데."

 

 

잇시키를 보는 유키노시타의 눈은, 어딘가 불쌍한 아이를 가엾게 여기는 듯했다.

 

 

"그치만, 제가 봤다구요. 선배가 스마트폰을 어루만지면서 뺨을 물들이고는 「진짜 좋을지도.」 라고 중얼거리는걸요. 바로 물어보려고 했지만 조금 해프닝이 있어서."

 

"아ー."

 

 

그건가.

 

그러고 보니 그런 일이 있었지.

 

봉사부에 잇시키가 들어왔을 때를 떠올린다.

 

그런가ー.

 

애니 PV보고나서 마음 졸이고 있었을 때였나ー.

 

역시 보고 있었구나. 새삼 수치스럽다.

 

 

"에, 거짓말이지. 힛키가 소녀 모드로 들어갔어...."

 

 

얼굴을 가린 유이가하마가 완전히 오해하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하? 에, 진심이야?"

 

"봐요, 말했잖아요, 제가 봤다고."

 

 

부실의 기온을 두 단계 정도 내린 것은 유키노시타고, 잇시키에 의한 추격타가 두 사람의 오해를 가속시켰다.

 

진실. 나는 사랑 같은 거 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이 자리의 모두가 오해를 하고 있다는 건 이미 분위기로 부터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수치 플레이에 나는 입을 열 수가 없는 거다.

 

 

설령 오해를 받는다고 해도, 히어로 애니를 보고서는 황홀해 하고 있었다니.

 

말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어쩌지.

 

 

"저기, 히키가야."

 

"힛키, 좋아하는 사람......있는 거야?"

 

"선배애."

 

 

세 사람의 추궁에,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서.....

 

 

× × ×

 

 

신장 70미터의 정의의 히어로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내 고백은 봉사부에 있던 전원에게서 의욕을 뺏어 버렸다.

 

미묘한 분위기인 채로 부활동은 마치게 됐고, 나는 수치심 가득한 나른함 때문에 무거운 발걸음으로 복도를 걷고 있었다.

 

 

"좋잖아."

 

 

멋있잖아 그리●맨.

 

그렇게 작게 중얼거리며 걷는 여자는, 어떤 의미로 호러다.

 

조만간 학교 괴담으로 등록될 기세.

 

 

옛날부터 여자애들이랑은 대화가 잘 안됐다.

 

바라는 게 겹치는 일도 없었다.

 

그걸 깨닫게 된 것은 오늘 그와 만나고부터.

 

 

"남자애였으면 말이지."

 

 

나도 히어로가 되고 싶었.....던 걸까아.

 

아니, 그렇지도 않나.

 

오히려 히어로에게 구해지는 히로인에게 동경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다만, 내가 그런 그릇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세상에는 히어로 따위는 없고, 그렇기 때문에 히어로를 사랑하는 히로인도 없다.

 

 

 



 

 

 

"어라?"

 

 

씁쓸한 현실에 비틀거리며 걷던 도중.

 

계단의 바로 앞에 한 명의 남자애가 서있었다.

 

 

"토츠카?"

 

 

지금 돌아가던 중이었던 걸까.

 

그런 것 치고는 그의 시선이 밖이 아니라――

 

 

"하치만!" 

 

 

오히려 내 쪽을 향이고 있다.

 

 

"이제 돌아가는 거야?"

 

 

나는 토츠카에게 물었다.

 

인사치례다.

 

그저 딱히 할 말이 있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무시하는 것도 뭣한 거리에서 눈이 마주쳤기 때문에 한 대사.

 

토츠카는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거인이 될 수는 없지만."

 

"?"

 

"머리는 은색."

 

"토츠카?"

 

"인류를 지키는 히어로는 될 수 없지만, 한 사람의 여자아이를 지키는 히어로 정도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같이 돌아가자 하치만.

 

이라고 말하며 토츠카가 손을 내밀어 왔다.

 

 

"혹시, 점심때의 인기척."

 

 

토츠카였던건가.

 

후헤에.

 

오늘은 부끄러운 장면을 여러 명에게 보이고 말았다.

 

나, 여자로서 끝난 거 아냐?

 

꿈에 그리던 히어로를 동경하고 있었던 거라고.

 

 

그것뿐인데.

 

 

그러고 보니, 부정당하지는 않았다.

 

오늘 그걸 알게 된 누구에게도.

 

봉사부를 매웠던 미묘한 분위기도, 내 취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울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숙인 나를 신경써주는 것뿐이었다.

 

나는 여자애라는 템플릿에서 벗어난 존재일 것이다.

 

귀염성도 없으니까 백마 탄 왕자님 같은 건 나타나지 않고, 정의의 히어로도 오지 않는다.

 

 

그런 나라고 해도, 아무래도 받아들여주는 존재는 있는 모양이다.

 

나는 살짝 웃으면서, 「자전거 통학」 이라고 대답한다.

 

 

"내가 태워줄게."

 

 

소년이 한 발짝 내딛었다.

Posted by 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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