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하치만이 늘어났습니다. 4 - 두 번 다시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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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하치만이 늘어났습니다.
4화(完)
두 번 다시.
도심 부근답게 꽉 막힌 하늘은 별을 일절 보여주지 않는다.
그 대신이라고 어떻게든 발버둥 쳐볼 수도 없지만 근처에 점멸하면서 빛나는 전등을 멍하니 바라본다.
역시 이 시기에 이 시간에 공원의 벤치에 앉아있으니 몸이 차갑게 식는다.
하얀 숨을 내쉬면서 텅 빈 캔 커피를 손으로 굴린다.
유키노시타네랑 헤어진 후, 그녀는 집에, 나는 그녀가 연락을 해올 때까지 공원대기를 하게 되어, 이래저래 네 시간 이상 이 벤치에 앉아있다.
나는 그녀의 연락이 올 때까지 심심한 거다.
스마트폰을 맡겨지고 있지만 연락용이지, 다른 사람의 스마트폰으로 마음대로 넷 서핑 할 수도 없다.
구름의 움직임에 간신히 볼 수 있는 천체관측이나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을 바라보는 정도 밖에 할 게 없다.
뭐, 지루할 뿐이지 이 커피나 야식으로 빵 같은걸 제공받았기 때문에 불평은 하지 않는다.
남을 잘 보살펴주는 녀석이라고 감탄하지만, 미래에 나쁜 남자에게 붙잡혀 사는 게 아닐까 걱정이다.
"추버......"
손을 비비고 숨을 불어 온기를 얻으려 시도한다.
코트를 입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 추위는 어쩔 수 없다.
앞을 꼭 닫고 몸을 웅크려도 아직 추울 정도다.
이왕이면 초봄쯤에 넘어오길 바랬다.
게임센터에서 나온 게 여섯시 조금 이었으니까, 슬슬 열시 정도이려나.
얼른 연락 와라, 이제 좀 괴롭다.
차라리 한숨 자면서 기다리고 있을까 하고 사고를 굴리고 있으니, 겉옷의 주머니에 넣어둔 스마트폰이 삐리리리 하고 초기설정 음으로 운다.
등록명은 「집」, 굉장히 심플하다.
".....여보세요."
"코마치가 목욕하러 들어갔어, 얼른 와. 오면 벨 누르지 말고, 문을 세 번 두들겨."
"알았다."
그녀에게서 간결하고 알기 쉬운 지시를 받았다.
집에 들어가고 나서도 조용히 행동하기만 하면 수상하게 여겨질 일은 없을 것 같다.
이 공원에서 집까지 내 보행 속도로 5분도 안 걸린다.
코마치는 목욕 길게 하는 타입이라 다소 느긋해도 문제없겠지만, 추우니까 서둘러서 가기로 해야지.
추운 밤을 함께 극복한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던져 넣고 공원을 뒤로한다.
"우ー 참방참방 목욕이랑 따듯한 이불이 그리워."
인간은 좋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몸을 웅크리며 걷는다.
집에 돌아가는 건 알고 있고 전면적으로 동의하지만, 어째서 빙글빙글빙글 돌아서 바이바이바이 인걸까, 공중제비 하나?
뭐든 내일에는 잊어버릴 만한 일을 생각하다보니, 집에 도착한다.
노크를 세 번이었지.
"방에 가있어, 어딘지 알고 있지?"
"문제없다."
이미 잠옷인 그녀의 옆을 지나, 계단을 조용하고 날렵하게 올라 방으로 향한다.
미안하지만 코마치와 만나면 절대로 귀찮은 일이 될 거라는 자신과 신뢰와 신용이 있다.
저 쪽의 코마치는 매사에 나를 누군가랑 붙여먹으려고 하지만 이쪽의 코마치는 어떨까.
이쪽의 내가 이성과 접할 기회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방은 난방으로 따듯해져 있어서, 곱은 손이 스르르 풀어진다.
"하아.....실례합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네. 차 끓여올 테니까, 갈아입고 기다려."
"아아, 고맙다."
소부고에 다녀오기 전에 접어둔 위치에, 1미리도 바뀌지 않고 자리 잡고 있는 내 잠옷을 집는다.
그나저나 이 녀석은 성별의 차이 때문인지 나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세심하네.
아니 나 역시 신경은 잘 쓰는 편이다.
손님이 오면 망설이지 않고 다과를 준비하는 정도로는 신경을 쓴다.
예의나 명분은 신경 쓰지 않고 용건이 끝나면 얼른 돌아라가는 뜻이다.
금방 다 갈아입고, 그 녀석이 돌아올 때까지 무료하게 방의 책장을 물색한다.
"............."
성별이 바뀌어도 과연 나.
책장까지 착실하게 닮은꼴이다.
다만 한권만 얇은 책이 섞여있는 것이 신경 쓰이지만, 다른 사람의 취미에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도 악취미지. 응.
어쩌면 에비나 양에게 억지로 떠맡긴 걸지도 모른다.
"재미있는 거 있냐?.......앗."
"거의 똑같은데."
돌아온 그녀는 뭔가를 떠올린 듯한 소리를 냈다.
딱히 얇은 책은 보지 않았어요, 책이랑 책 사이에 끼어있는 것밖에 보지 않았어요, 내용도 표지도 보지 않았어요, 여자애는 다들 썩어있다고 에비나 양도 말했으니까. 신경 쓰지 않아요.
의심하는 듯한 눈을 하고, 그걸 내게 향하면서 찻잔을 들이민다.
"녹차면 되겠지. 랄까 불평은 하지 마."
"땡큐, 아뜨!"
받아 든 찻잔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오늘은 억지로라도 자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커피는 피해준거겠지.
과연 나, 세심하고 차분하고 세 걸음 정도가 아닌 다섯 걸음 이상 뒤에서 걷는 요조숙녀다.
참고로 이건 전부 나에게도 적용된다.
"아아, 오장육부에 스민다아-."
"역시 추웠나."
"그렇지, 겨울이고 당연하지."
시계를 보니 이미 열한시를 넘기고 있다.
다섯 시간 동안 천연 냉장고에서 냉장되고 있던 걸 떠올려보니, 문제는 추위보다 시간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자, 코트 내놔."
"하나부터 열까지 미안하구만....."
"됐다니까, 이럴 때는 고마워 겠지?"
"오, 오오, 고맙습니다."
뭐야 그 멋쟁이 대사, 큥.
여기서 토막 지식.
하야마가 말해서 위화감이 없고 내가 말하면 위화감이 있는 것은 대체로 멋있고 반할 것 같은 대사다.
스스로 말하고 조금 슬프다.
"앙? 손수건? 줬었던가?"
"잊고 있었다. 하야마에게 빌린 거다. 빨아서 돌려주지 않으시렵니까."
"......뭐, 괜찮지만."
손수건을 꺼내고 코트를 돌돌 말아 집어던진다.
내 것이 아니지만 자신이 방금 전까지 입고 있던 것을 던져지는 것은 복잡하네.
아버지에 대한 뜨거운 마음이라고 해석해두자.
"부탁이니까 오늘만 하고 돌아가, 내일도 돌봐주고 싶은 생각은 없어."
"아아, 돌아가지. 두 번 다시 오지 않아."
"그렇게 해줘."
절대로 오지 않을 거다.
마음속으로만 한 번 더 다짐한다.
내가 있을 장소는 여기가 아니니까, 같은 의미는 아니고, 단순히 신분을 증명할 수 없는 불편함과 이 이상 배품을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스티커 사진도 안 들고 갈 거야? 옷에라도 달아둘까."
"아니 네가 챙겨둬 줘, 저 쪽에서 발견당하면 여러모로 귀찮다."
유이가하마에게 받은 스티커 사진을 그녀에게 건네주니 떫은 얼굴로 받는다.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가 비치고 있는 것뿐이라면 코마치도 「헤-」로 끝내주겠지만, 네 얼굴을 보면 「누구야 이 여자!」라면서 바람이 들킨 남편 같은 일을 겪을 장면이 뇌리에 떠오른다.
서툰 거짓말을 해도 저 쪽의 유키노시타들이 부정하겠지.
귀찮은 일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여기서 가져가도 될 만한 물건은 없다.
".....너에게 있어서는 꿈같은 거냐."
"내가 있어야 할 세계선이 아니라면, 꿈으로 여기는 것이 제일이겠지."
애초에 세계선이라고 말하는 것도 가정의 생각의 하나에 불과하지만, 이게 적절하니까 어쩔 수 없다.
"앞서 말해두지만, 꿈이라고 해도 오늘 일은 감사하고 있으니까."
"........너는 정말로 나? 그렇게 솔직했나?"
"자신에게 솔직하게 살고 있다고."
그녀의 질문에 농담처럼 대답한다.
나는 거짓말을 해버렸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솔직하게 있고 싶다.
이 말에 거짓은 없지만 지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간단한 일이 아니니까.
".......무슨 얼굴 하고 있냐 너는."
"아?"
"깨닫지 못했으면 됐다."
뭐냐고. 얼굴?
너랑 나는 윤곽 정도밖에 차이가 없을 텐데.
동일 인물답게 성별이외의 차이가 일절 없으니까.
코마치보다 남매답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어째서 내가 오빠가 되는 건데, 누나 남동생이라도 괜찮잖아.
그녀는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쉰다.
"나는 잘래. 너는......도 누워, 너 역시 얼른 돌아가고 싶겠지?"
"그야 그렇지. 그래도 좀 더 망설인다거나 수줍어하는 건 없나?"
"없다. 자신이라면 혼자서 자는 거랑 같아."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침대의 벽 쪽으로 굴러가, 곁을 퐁 하고 두들긴다.
거기에 누우라는 뜻일까.
내가 이 녀석이었다면 부끄러워한다거나 혐오감을 드러낸다거나, 이런 자선 행위는 아마 못하겠지.
.......성인군자?
"실례할게."
"네네."
방의 불을 끄고, 유키노시타가 말한 대로, 서로 마주보는 모양으로 몸을 누인다.
우와아, 다시 보니까 진짜로 여자애잖아.
코마치의 언니인 이 녀석이 이런 스타일이라면 코마치에게도 미래가 있는 걸까아.
그렇지만 유키노시타 자매를 보고 있으면 그 녀석의 흉부에 밝은 미래는 없는 기분도 든다.
여동생의 가슴에 대해 생각하는 오빠라니 상당히 기분 나쁘구만.
그리고 코마치 이외의 여자애랑 같이 수면을 취하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치도 못했다.
이 녀석도 자신이니까 가족 같은 거지만.
그것보다 만나고 하루 만에 베드 인 이라든가 괜찮나 이거.
"그보다, 너 발열량 굉장한데, 괜찮냐."
내 침대는 그렇게까지 넓지 않다.
고등학생 둘이 들어가기에는 조금 피부가 닿는다.
거기에서 사람의 체온치고는 뜨거울 정도의 열기가 전해져 온다.
피곤해서 컨디션이라도 안 좋아진 걸까.
의미를 알 수 없는 사건이 일어난 중심에 있는 거다.
무리도 아니지.
뭔가 신경을 써주고 싶어도 아무것도 없다.
"괜찮아, 신경 쓸 바에 자버려."
그리 말하며 거리를 두면서 내 가슴을 민다.
그렇지만 네 뺨은 어두운 방에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붉고, 고개를 숙이려는 얼굴에 손을 대고 있는 모습으로 봤을 때 상태가 좋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는데.
"너, 코마치가 컨디션 망가졌을 때도 이런 느낌이야?"
"그럴 리가 없잖냐. 잽싸게 침대에 밀어 넣고, 가끔 물이랑 밥의 확인을 할 뿐이다."
"나 다운 간호구나....."
내가 상태가 안 좋을 때는 빈 메일이든 뭐든 보내면 코마치가 와주는 친절 설계이다.
덕분에 이상하게 감기가 덧나는 일도 없이 나았다.
코마치에게는 감사하고 있고, 엄마가 오는 일도 있어서 놀라는 건 풍물시인가 뭔가.
그녀는 얼굴에서 손을 떼고 한숨을 한번 쉬었다.
얼굴은 아직도 붉다.
"알겠냐? 잘 들어라, 히키가야 하치만."
"어, 엉. 뭔데."
새로운 모습에 당황해버리고 만다.
너도 히키가야 하치만이니까 말이지. 같은 걸 입 밖으로 내면 냉담한 눈으로 노려보는 일이 되려나.
"나는 여고에 다니고 있어서 가까운 이성이라고 해봐야 아버지다. 나머지는 카이힌의 녀석과 조금 이야기해본 정도일까."
"아아."
"그에 반해 너는 공학에 여동생도 있다. 유키노시타랑 유이가하마랑도 평범하게 이야기 하겠지?"
"아아."
고개를 수직으로 움직이면서 맞장구도 친다.
그녀의 목소리 톤과 행동거지로부터 화가 났다기 보다는 불만을 호소하는 걸 알 수 있었다.
다만 손가락 끝으로 침대를 툭툭 두들기는 것은 분노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요는, 내성이 없다고......좀 더 헤아려주란 말이다....."
"아, 아-, 그건, 그러니까, .......죄송했습니다."
이제 와서 그녀의 얼굴이 붉은 이유가 나타났다.
한창때의 딸내미답게 이성과 잠자리를 공유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듯하다.
얼마나 둔감한지, 나는 그걸 완전히 눈치 채지 못했다.
코마치가 있었다면 호되게 꾸중을 들었겠지.
"네가 봤을 때는 여동생 같은 거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이성이니까. 바보."
덧붙이듯 가슴을 가볍게 두들겨 맞았다.
그 주먹은 하나도 아프지 않았지만, 눈에 담겨있는 불만이 내게 꽂힌다.
이건 배려가 부족했다고 반성 할 뿐이다.
"이제 됐으니까, 자자고."
그 위에 일격 추가, 그녀는 덮는 이불을 뺨 언저리까지 끌어올린다.
그 동작이 토라진 코마치와 꼭 닮아서 무심코 웃어버리니,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쏘아본다.
"미안했다, 섬세하지 못한 놈이라."
"뭣, 너."
언제였던가. 코마치에게 해줬던 것처럼, 그녀에게 손을 둘러 심장 박동에 맞춰서 등을 두드린다.
생각했던 것보다 저항은 없었다.
노려보고 있었지만 그래도 멈추지 않고 있으니 포기한 것처럼 눈을 감는다.
"......소녀 만화인가 뭔가냐?"
"나는 읽지 않으니까 코멘트 할 수 없구만."
"아 그러셔......"
저쪽으로 돌아가면 코마치에게 빌려서 읽어볼까.
이 녀석과 이야기 할 기회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겠지만 지식으로써 습득해놓는 것도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요즘 소녀만화는 머리에 고구마 스틱이 붙어있다는 것 같아서 걱정이지만.
(머리에 붙은 고구마 스틱을 떼어 입에 물면서 고구마 스틱 머리에 붙어있었어- 화끈 하는 전개)
"젠장....얼른 자고 돌아가."
"아아.....그럴게."
기분 좋게 잠에 빠져들면서도 손은 퐁퐁 하고 단조롭게 움직인다.
그녀의 귀염성 없는 독설도 날카로움이 없고 어딘가 맥이 풀려서 수마에 당하고 있는 게 엿보인다.
"너 같은 오빠는 절대로 필요엄서....."
"아아....나도 그렇게 생각해."
졸리면 자면 좋을 텐데.
마치 칭얼거리는 애 같다.
내 쪽은 이제 빈정거릴 한마디 할 여유도 없이 질척질척한 수면으로 느릿하게 끌려간다.
"잘 자....안녕이다, 아마....."
"아아, 안녕."
잠에 빠져들기 일보 직전, 머리를 쓰다듬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 * *
커튼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빛.
그게 성가셔서 이불을 머리까지 끌어당기고, 다시 한 번 잠에 빠지려고 피부로 데워진 온기에 몸을 맡기고, 생각을 멈춘다.
......그게 아니지.
이불을 박차고 몸을 일으키고 주위를 둘러본다.
곁에 그녀의 모습은 없고, 거기에 나 이외의 누군가가 잤던 흔적도 없다.
혹시, 돌아온 걸까?
"――읏!"
서둘러 침대에서 내려와 책장으로 달려들었다.
분명, 저쪽의 내 선반이라면, 이 근처에 말로 표현하기 힘든 수상한 얇은 책이......없다.
내키지 않지만 의류 선반을 열어, 속옷을 찾는다.
"남성용......"
남성용 트렁크를 꽉 쥐었다.
그런가, 여기는 집인가. 틀림없는 우리 집인가.
안심한 탓에 한숨까지 새어나온다.
트렁크를 손에, 숨을 내쉬는 내 모습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비칠까.
".....다녀왔습니다, 아니 꿈인가?"
머리를 엉망으로 휘저으며 중얼거린다.
도중에, 손을 멈추고 뭔가를 떠올려 보려고 했지만 떠오르는 기억은 없다.
자신의 행동인데도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사소한 일이다.
어찌됐건, 오늘은 그저 평일이다.
학생답게 학교에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앙?"
가슴께에 하나, 오백 엔짜리 정도가 들어갈 만한 작은 봉투가 안전핀으로 고정되어있다.
어제 밤은 이런 것 없었을 터인데.....
자는 동안 코마치가 붙였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럼 이건 누가, 그녀인가......?
의도한건 아니지만 일단 아침 햇살에 봉투를 비춰보고, 개봉한다.
"......그 녀석."
신음소리에 가까운 푸념을 내 쉰다.
봉투의 안에는 분명히 돌려줬을 터인 것이 봉해져 있었다.
기껏 사람이 꿈꾼 걸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무슨 일을 저질러 주는 걸까.
".....알았다고, 꿈이 아니란 거지."
다시 봉투에 집어넣어, 책상 위에 던져둔다.
불만과 불평은 많이 있지만 여기서 말한다고 해서 저 너머의 그녀에게는 닿지 않는다.
결국 나는 보기 좋게 당했다는 얘기다.
두 번 다시 만날 기회가 없기 때문에 본인에게 아니꼬운 한마디 할 수 없다니.
하지만, 하지만, 한 가지만 말해주지. 들리지 않더라도 말해주겠어.
"나도, 너 같은 여동생은, 저얼대로, 필요 없어...."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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