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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하치만이 늘어났습니다

 

 

2화

 

 

봉사부.

 

 

 

일어나보니 혼자서, 침대 위에서 뒹굴 거리고 있었다.

 

역시 꿈인가, 시시하네.

 

시간을 보니 6교시가 시작할 시간대다, 솔직히 땡땡이 치고 싶지만 일단은 얼굴을 내밀어두자, 무단으로 쉬는 거랑 유이가하마가 시끄럽다.

 

분명 내 스마트폰 군에게는 착신이 가득......

 

 

"어라, 스마트폰 군?"

 

 

평소에 머리맡에 두는 스마트폰이 없다.

 

뭐, 먼저 옷 갈아입을까.

 

 

"가 아니지."

 

 

이 방의 문에 한 장의 종이가 셀로판테이프로 붙여져 있었다.

 

노트를 한 페이지 뜯어내 붙인 느낌.

 

겉보기는 솔직히 아무래도 좋다.

 

 

내용은......항목으로, 필요최소한으로 방에서 나오지 마, 부활동 안하고 돌아갈 테니 속단하지 마.

 

뿐이었다. 속단하지 마?

 

.......꿈이 아닌 건가.

 

 

"하아......"

 

 

의자에 걸터앉는다.

 

정신 차리고 보니 침대에서 자고 있었고.

 

그 녀석이 침대에 옮겨준 걸까. 여자에게 옮겨질 정도로 못미더웠나.....싫다 싫어.

 

 

뭐, 조금 잤더니 머리가 말끔해졌다, 그렇다고 해서 해결책이 솟아나오는 것은 아니다.

 

내게는 이제 꿈을 꾼 것이 아니라고 하면 솔직히 어쩔 도리가 없으니까 말이지.

 

그렇지만 원래 있던 장소를 포기하고 여기서 사는 것 역시 어렵다.....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일절 없는 거다.

 

호적도 보험증도 학생증조차도 없다.

 

 

"선택지가 없구만......"

 

 

일단 나는 지금 입고 있는 옷 밖에 가지고 있는 게 없다.

 

그대로 밖으로 나가면 틀림없이 경찰에 신세를 지겠지, 어쩌란 거냐고.

 

말끔해진 머리가 괜한 현실을 보여줄 줄은.

 

지인은 여자인 히키가야 하치만 뿐.

 

그건 의지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가능하다면 의지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여기서는 코마치도 부모도 타인이다. .......버겁네.

 

그럼 그 녀석 외에는 이야기가 안 된다.

 

 

"도와줘 코마치....."

 

 

물론, 여기의 코마치가 아닌 우리 코마치에게 도움을 바란다, 당연히 대답은 없다.

 

흔해빠진 이세계 여행이라면 좀 더 혜택이 있길 바랬다. 특수능력이라든가 돈이라도 좋으니까.

 

현실도피의 쓸모없는 생각만이 뇌리를 스친다.

 

 

"후우......"

 

 

후우 라든가, 하아 라든가, 몇 번이고 한숨을 내쉬어 버린다.

 

한 횟수만큼 행복이 달아난다지만 진즉에 텅텅 비었겠지.

 

지금이라면 공짜로 한숨을 쉴 수 있어!

 

한숨의 횟수가 가볍게 열 번을 넘긴 시점에서 아래에서 소리가 났다.

 

시간을 보니 6교시가 끝나고 조금, 아무리 자전거를 밟았다고 해도 아직 하교도중이겠지, 즉 아래에서 난 소리는 히키가야 코마치다.

 

 

"....있냐?"

 

"빠르구만 어이."

 

 

꽝이다, 히키가야 하치만이었다.

 

손에 편의점 봉투를 손에 든 그녀가 돌아왔다.

 

꽤나 서둘러 돌아온 거겠지.

 

숨이 흐트러져, 뺨은 빨갛게 물들어 있다. 흥건하게 땀을 흘렸는지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손에 든 봉투를 이쪽으로 넘긴다.

 

 

"응."

 

"너는 시골에서 자란 소년이냐."

 

 

일단 받아보니 안에는 주먹밥 세 개랑 차, 모두 내 취향이랑 일치하고 있다.....성별은 달라도 동일인물이니까 당연한가.

 

받아도 되려나.

 

 

"먹어, 아무것도 먹지 못했겠지."

 

"오오.....땡큐."

 

 

여자가 된 경우의 자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더라면 반할 뻔 했다.

 

자신이라고 알고 있으니 복잡하기 짝이 없지만.

 

아점 겸 저녁을 먹는다, 건강하지 못하구만, 아직 젊으니까 괜찮아 괜찮아.

 

 

"꽤 서두른 거 같네."

 

"그거 먹으면 나갈 거니까. 아버지 옷 가져올게."

 

"하? 나가? 어디로."

 

 

내 질문보다 빠르게 방을 나가버렸다.

 

뭐냐......

 

 

"봉사부, 요는 소부고등학교로 간다."

 

"하아? 뭐라고 했어?"

 

"됐으니까, 먹고 갈아입어."

 

"......알았다."

 

 

그녀는 갈아입을 옷을 침대에 던져두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고 나가버렸다.

 

생각해보니 나는 불평을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기에 따라서, 주먹법과 차를 뱃속으로 채워 넣어간다.

 

........여고인 소부고란 말이지, 토츠카랑 만나거나 하지 않을까, 여자애라면 평범하게 결혼 할 수 있을 테고.

 

일단 고백이 성공할거란 느낌은 안 들지만.

 

 

".....잘 먹었슴다."

 

 

와이셔츠에 슬랙스, 학교에 들르기에는 타당한 복장이 완성되겠지.

 

역시 여자로 태어나면 아버지에게서의 대우도 바뀌는 걸까.

 

저 녀석은 아버지(親父)를 아버지(父さん)라고 부르고 있고 역시 다를지도 모른다.

 

 

"갈아입었다."

 

"응, 코트. 가자."

 

 

이어서 던져 받은 코트를 걸친다.

 

본의 아니게 그럭저럭 비슷한 것 같고 아버지라고 하면 아슬아슬하게 속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2초 정도 보면 들키겠지만.

 

만약 코마치가 틀려버리면 이쪽의 아버지는 울어도 된다.

 

 

"다녀오겠습니다."

 

".....실례 했습니다."

 

 

어느 쪽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 집이 아니라면 취급은 손님이겠지.

 

위화감에 쓸쓸함도 있지만, 이게 타당하다.

 

 

"왜?"

 

".....나 태우고 자전거 밟을 수 있어?"

 

"코마치 태워봤으니까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YES라고 대답하니 자전거를 꺼내왔다.

 

뭐, 이 녀석은 나 자신이라고 할 수 있고 부끄러움 같은 감정을 품는 일은 없다.

 

하지만 내 뒤는 코마치의 특등석이다, 이 한번만큼은 아까전의 주먹밥분의 요금으로 태워준다고 쳐야지.

 

 

"알겠다, 타라."

 

"땡큐."

 

 

허리를 단단히 움켜잡혔다, 이거라면 떨어질 염려도 없겠지.

 

코마치처럼 안겨오지 않는 점을 봐서 실로 나답다고 생각한다.

 

다리에 힘을 주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슬슬 물어봐도 될까? 왜 학교야, 근처의 패밀리 레스토랑은 안 되나?"

 

"그 두 사람은 패밀리 레스토랑에 있기에는 너무 화려하겠지."

 

"뭐, 그렇군."

 

 

확실히 유키노시타네는 눈에 잘 띈다.

 

같은 자리에 함께 하면 어울리지 않아 쓴맛까지 느낄 때가 있다.

 

 

그렇다곤 하지만 말이지이, 여고에 가는 건 이상하지 않을까나.

 

비밀의 화원에 발을 들이미는 기분이다.

 

여고는 보고 싶지만 들어가고 싶지 않다.

 

 

"......이제 와서 이지만, 너는 이름으로 불러야 하나?"

 

"아니, 너 라든가, 저 녀석, 이 녀석, 그 녀석이면 되겠지. 물건을 가리키는 지시어는 싫지만."

 

"아아.....응."

 

 

물건을 가리키는 지시어란, 이것, 그것, 저것, 어느것이다.

 

나도 그걸로 불린 적이 있다. 사람을 가리킬 때는 아까 말한 대로니까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지도해줘야지.

 

십중팔구 일부러 이겠지만!

 

 

"학교에 도착하면 얌전하게 있어,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억지 부린 거니까."

 

"아아."

 

 

얌전하게 있는 건 가장 자신 있는 일이다.

 

너무 자신 있어서 특기라고까지 말할 수 있다.

 

그야, 없는 줄 알았다는 말 들은 적도 있고.

 

 

그나저나 히라츠카 선생님인가. 나는 잘 알고 있지만 저쪽에서 봤을 때는 첫 대면.

 

쓸쓸해진다.

 

 

......얼른 돌아가고 싶다, 욕심을 말해보자면 토츠카랑 겸사겸사 하야마를 보고 돌아가고 싶다.

 

 

".....이쪽의 코마치도 소부에 가는 건가?"

 

"아아, 『언니야랑 같은 학교가 좋아! 앗 지금 거 코마치 기준으로 포인트 높아.』라든가 말하고 있지."

 

"코마치 답군."

 

"그쪽도?"

 

"뭐, 『오빠야랑 같은 학교가 좋아! 지금 거 코마치 기준으로 포인트 높아?』라든가 말하고 있다."

 

"코마치 답네."

 

 

코마치와 15년의 교제를 담은, 혼신의 목소리 흉내였지만 무시당해버렸다.

 

원래 있던 곳과 이곳의 다른 점은 히키가야 하치만의 성별 정도다.

 

성격은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고, 타인의 성격에도 영향은 미치지 않은 거겠지.

 

 

".....정말로, 소부고구나."

 

"의심했었냐."

 

"쭉 여고였으니까."

 

 

나도 토츠카가 여자애라고 하지 않았으면 믿지 않았을 기분이 든다.

 

자신보다 토츠카의 존재를 믿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하야마도 인가.

 

그 녀석은 신용은 할 수 없지만 신뢰는 할 수 있다.

 

여기의 하야마도 분명 그렇겠지.

 

 

"슬슬 내려, 혼날라."

 

"예이."

 

 

부드럽게 멈출 수 있었다.

 

아차 하는 급브레이크에서 오는 두근두근 해프닝 같은 건 일어나지 않는다.

 

그건 결국 픽션이다.

 

애초에 그녀와 밀착하게 된다고 해도 두근두근 이라니 있을 수 없다.

 

 

"힛키! 이쪽!"

 

"금방 갈게ー"

 

 

특별동의 한 층에서 유이가하마의 목소리가 들리고, 그녀가 그것에 대답한다.

 

외부인인데 정면으로 들어가도 괜찮은 건가.

 

 

"말했지, 히라츠카 선생님한테 억지 부렸다고."

 

"아아, 그랬었지."

 

 

학교의 부지 내에 들어갔기 때문에 얌전히 존재감을 흐린다.

 

봉사부의 녀석들에게는 평소 순식간에 간과당하지만 얼굴도 마주친 적 없는 이 녀석들이라면 어떨까.

 

보건실 옆의 베이스 플레이스를 통해 교사내부로 들어간다.

 

 

"어서와, 자네가 히키가야가 말했던 긴급안건인가."

 

"아, 안녕하세요. 실례 하겠습니다 히라츠카 선생님. 이시죠?"

 

 

던전에 들어가자마자 보스 캐릭터라는 쓰레기 게임 같은 배치.

 

 

양호실 벽에 기대어 있는 히라츠카 선생님이 다가와서는, 악수를 요청했으므로 얌전히 손을 내민다.

 

든든한 악수다.

 

 

"알고 있었나. 오늘은 히키가야의 부탁이니까 받아들여줬지만 다음부터는 정문으로 들어와 주게."

 

"옙."

 

"그럼 뒤는 맡기지 히키가야."

 

"네이."

 

 

백의를 나부끼며 떠나가는 히라츠카 선생님을 배웅한다.

 

.......정신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는 애 같은 취급을 당했구만, 지금은 아무래도 좋지만.

 

 

"호에ー힛키랑 쏙 닮았어."

 

"유키노시타는?"

 

"유키농은 부실이야."

 

"흐ー응."

 

 

유이가하마들의 세 걸음 뒤를 걷는다.

 

이거 완전 야마토 나데시코인게 아닐까.

 

역시 지금은 남자가 떠받치는 시대라고 하는 거다.

 

 

"힛키의 사촌?"

 

"아ー......나중에 정리해서 설명 할 테니까."

 

"......? 알겠어."

 

 

히라츠카 선생님을 배웅하고 나서 한 번도 입을 열지 않고 봉사부까지 도달했다.

 

당연하겠지만 나랑 유이가하마, 그녀와 유이가하마랑은 거리감이 다르다.

 

좀 더 가까워져 있어서 꽤나 백합백합하다.

 

 

"유키노시타, 손님이다."

 

"그가......?"

 

".......실례."

 

 

첫 대면, 유키노시타를 싫은 녀석이라고 평가했던 그 날과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어째서 나는 끌려온 거지. 재판하려고? 

 

언제든지 도망치기 위해 유키노시타네의 위치를 확인 해둔다.

 

......한 순간 만이라고 기분을 거스르게 만들면 도망칠 수 있다.

 

 

"내가 설명 해줄 거야, 믿기 힘들 거라고 생각하지만 들어줘."

 

 

그리고 유키노시타와 유이가하마에게 자세한 설명을 시작한다.

 

두 사람의 표정은 횡설수설하다고 말하고 싶다만, 무리도 아니겠지.

 

나 역시 당사자가 아니었으면 안이하게 믿을 수는 없었다.

 

 

"자이모쿠자 양의 그거랑은 다른 거니?"

 

"아아, 그 녀석에게 감화된 것도, 이 녀석이 중2병인 것도 아냐."

 

 

역시 자이모쿠자도 여기에 있나.

 

게다가 변함없이 중2병이라는 것 같다.

 

그나저나 유키노시타가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걸 보면, 저 쪽의 자이모쿠자 보다 취급이 좋다고 판단할 수 있다.

 

 

"히키가야 군도 그걸로 괜찮은 거니?"

 

"......아아, 틀림없다."

 

"유키농~ 나 아무것도 모르겠어ー."

 

"괜찮아, 예상하고 있었으니까."

 

"유키농!?"

 

 

그걸로 뭔가 알 수 있었나, 변함없이 굉장하네 유키노시타.

 

 

"두 사람 다, 원인은?"

 

"암 것도 몰라."

 

"나 역시."

 

 

유키노시타의 물음에 세 글자로 대답한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이 녀석의 침대에서 자고 있었던 거다.

 

특별한 의식도 풍수의 마술이 일어날 것 같은 물건도 방에는 없다.

 

그렇다곤 하지만 앞서 말한 의식도, 날 향해 의식을 할 인물도 짐작가지 않는다.

 

 

"어제 밤은?"

 

"게임하고 책 읽고 잤다."

 

"나 역시."

 

 

이 물음에도 세 글자로 대답한다.

 

밤에 할 일 따위는 그렇게 많지 않다.

 

공부나 게임이나 책이나 겹치는 것도 드물지 않겠지.

 

 

"세계선 같은 건 지금의 과학으로는 어쩔 수 없어."

 

"그렇지요......"

 

"그래서 오컬트. 예를 들어 우연히 일어난 일이 겹쳤다거나, 반대거나."

 

 

뭐, 오컬트밖에 없으려나, 이런 일.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여기에는 마법사도 음양사도 타모리 씨도 없다.

(타모리 : 일본방송 기묘한 이야기 진행자)

 

나 역시 오컬트에는 익숙하지 않은 거다.

 

지금까지 나 자신은 오컬트 취급에 가까웠지만 서도.

 

 

"정확하게 대답해줘, 어제 저녁밥은."

 

"오믈렛."

 

"나 역시."

 

 

나와 그녀의 대답을 듣고, 유키노시타는 만족스러운 듯 끄덕였다.

 

우연히 겹친 행동에서 의미를 찾아낸 걸까.....

 

이렇게까지 같으면 부정할 생각도 없어지지만 말이지, 그래도 반신반의다.

 

 

"자는 자세."

 

".....몸의 오른편을 아래로, 였던가."

 

".....나는 몸의 왼편을 아래, 였던 거 같다."

 

 

여기서 처음으로 대답이 갈렸다.

 

짚이는 게 있었는지 유키노시타의 표정이 조금 달라진다.

 

적어도 일어났을 때는 등을 맞대고 있었던 것 같다. 일어난 직후라 자신은 없다.

 

 

"일단 시작점으로 오늘 잘 때는 마주보고 자렴."

 

"............."

 

"에에!? 힛키랑 히키가야 군이 같이 자는 거야!? .....그 말은."

 

"괜찮아, 자신에게 발정하는 놈은 아니다. ........아마."

 

 

안심해라, 어머니나 여동생에게 발정하는 원숭이가 아니다.

 

.....하지만 마주보기 인가, 그 부분만큼은 아무래도 불만이다.

 

뭐가 슬퍼서 얼굴을 향하고 자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

 

돌아가기 위함이지만, 그래도 역시 불만이다.

 

 

"질문."

 

"하렴, 히키가야 군."

 

"잘 곳이란, 일어난 곳인가? 요는 이 녀석의 집."

 

".....그렇게 되는구나."

 

 

즉 부모님에게, 코마치에게 발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 아버지는 코마치에게 접근하는 녀석은 오빠라도 죽이겠다고 지껄이는 자식이라고.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면 남자친구를 데려온 딸이다.

 

 

"무리잖냐. 지금부터 집에 돌아가면 코마치도 있다. 발견되지 않고 방에 가는 건 안 될 거고 정면이라고 해도 문전박대 당할 미래밖에 보이지 않아. 자랑은 아니지만 나랑 눈을 마주치면 대다수는 불신감을 나타낸다고."

 

"정말로 자랑 거리는 아니구....."

 

"그러네, 과연 히키가야 양과 닮았구나."

 

 

납득하는 것도 열받구만.

 

그리고 닮은 게 아냐, 실제로 본인이다.

 

 

"네가 돌아가는데 필요한 거다, 대책이든 안건이든 내놔."

 

"..........그렇지."

 

 

그녀의 말에는 동의할 수밖에 없다.

 

결국, 돌아가기 위해서는 뭐든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다.

 

 

"다들 잠들어서 조용해질 무렵에 실례하든가, 코마치를 한 번 밖으로 빼돌리거나, 현관 이외로 들어가거나."

 

"어느 것도 불법침입이구나."

 

"시꺼.....가 아니라, 미안 잘못했다."

 

 

순간, 평소의 유키노시타를 상대하는 말투 그대로 써버릴 뻔 했다. 랄까 썼다.

 

저쪽에서 봤을 때 나는 초대면의 남자라는 건데, 너무 허물없이 지내는 건 아니다.

 

 

"유이가하마. 너무 빤하게 보지 마, 실례라고."

 

"앗, 아니, 미안."

 

"사과하는 거라면 내가 아니라 저 녀석이다."

 

 

삐죽 하고 손가락질을 한다.

 

자이모쿠자의 손가락이었다면 꺾어버리고 싶어지겠지만 말이지.

 

자신이라 그런지 썩어도 여자애로 분류되어서인지.

 

 

"이야ー, 정말로 쏙 빼닮았네, 코마치쨩 보다도 닮았어. 어느 쪽이 연상이려나."

 

"이 녀석 아냐?"

 

"헤ー."

 

 

........왜 그런지 안 물어 보나?

 

어째서 내가 오빠가 되는 거냐.

 

이 세계에 와서 12시간 정도고 네 쪽이 연상으로 분류되겠지.

 

이 세계만으로 말하자면 이쪽은 태어난 지 반나절인데.

 

갓난아기 중에 갓난아기라고?

 

 

".......슬슬 마무리 할게."

 

"알쓰, 먼저 간다."

 

"앗, 기다려."

 

 

그녀에 이어 부실에서 나오려고 했지만, 유이가하마의 목소리 때문에 앞이 멈춰버렸기 때문에 나도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멈춘다.

 

 

"왜 그래, 유키노시타도 돌아가고 싶어 하는 거 같은데."

 

"미안해. 그래도 모처럼 왔구 말야, 히키가야 군의 환영회 하자."

 

"어쩔래?"

 

"기분만 받지."

 

"그렇다네."

 

 

어차피 오늘 돌아갈 거고, 끝나면 전부 꿈으로 마무리 할 생각이다.

 

게다가 너한테 히키가야 군이라고 불리는 위화감의 농도 알겠냐!?

 

등에 닭살이 종횡무진 뛰어다니는 느낌이라고.

 

유키노시타는 그대로라서 안심했다.

 

 

"좋잖아! 스티커 사진 정도는 찍으러 가자구!"

 

"나, 저거 고역이란 말이지....."

 

"나도......토츠카라면 극복 할 수 있다만."

 

 

도움을 바라는 눈을 보냈지만 고개를 옆으로 흔들며 대답한다.

 

가장 먼저 거절한 녀석에게 도움을 바라지 마.

 

나 역시 토츠카가 함께가 아니면 절대로 안 가.

 

 

"아니, 그치만 히키가야군은 밤에 집에 들어가잖아, 그 때까지 어쩔 거야?"

 

"......공원에 앉아있으면 밤이 된다."

 

"여유롭잖아! 같이 가자아."

 

 

아니, 됐다니까.

 

그럼, 여기서 오늘부터라도 할 수 있는 거절술을 가르쳐주지.

 

우선 상대가 얼마나 사람 좋은지 눈대중으로 잰다.

 

이게 높으면 실패할 확률도 높아지니까 다.

 

.........높앗.

 

 

"나, 돈 없으니까. 한 푼도 안가지고 있다."

 

"으응, 스티커 사진 값 정도는 내가 낼 테니까!"

 

"돌려줄 수 없는 빚은 만들지 않도록 교육받았으므로."

 

"무구구, 정말로 힛키다......"

 

 

힛키니까 말이지.

 

여기서 빚을 만들어버리면 꿈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다.

 

 

"하아....., 찍어줘라. 돈은 내가 낼 테니까."

 

"아니, 빚을 만드는 게 싫다니까."

 

"나는 너라고? 자신이 자신에게 빚이라고 생각하냐?"

 

"읏......"

 

 

안쪽에서 유키노시타가 「함락됐구나.」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게 열 받는다.

 

그리고 어째서 이렇게 훈훈하냐고 여자인 나는! 하야마냐!

 

 

"가자, 닫을게."

 

"유키농!"

 

 

닫는다(しめる)는게 「しめる-絞める(조르다, 졸라메다)」인지 「しめる-閉める(닫다)」인지.

 

유키노시타라면 전자여도 이상하지 않다, 무섭다.

 

이건.....싫어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Posted by 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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