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만의 쌍둥이 여동생으로 다시 태어난 하치만.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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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초등학교에 입학함에 따라, 사ー쨩과는 한동안 헤어지게 되었다ーー.
ーー는 일은 없었다.
초등학교는 학군의 차이로 인해서 나뉘어졌지만, 학교 밖에서는 변함없이 교류가 있다.
보육원에서의 등하원 할 때 우리 엄마랑, 사ー쨩의 엄마 사이에서 면식이 생겨나고, 애들끼리의 사이가 좋다보니 집안까지도 교류가 있게 되었다는 거다.
그래서인지 매주 휴일이 되면 히키가야가와 카와사키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애들답게 놀았다.
마치 형제인 것처럼.
나는 몸은 애지만 절반은 보호자 기분으로 오라비나 사ー쨩을 지켜봤다.
이 시간을 소중히 하고 싶은 거다.
자, 이쯤에서 코마치에게 일어난 변화에 대해서 말해보자.
좋은 소식이다.
2년 먼저 입학한 나랑 오라비에 이어서 새로 1학년이 된 코마치.
최근 들어서 몸 상태도 계속 좋아지고 있다.
지금은 감기도 걸리지 않고, 또래의 친구들과 밖을 뛰어다니고 있다.
기쁜 일이다.
오라비랑 같이 덩실거렸을 정도다.
심야 시간대였던 탓에 엄마한테 설교를 들은 것은 비밀.
".............."
근황 보고는 끝.
지금 나는 무언의 벌레가 되어있다.
초등학교 자신의 반, 자신의 자리에서 말없이 독서.
먼저 일러두겠지만.
나는 학교에서 친구가 없다.
전생이랑 완전 똑같다.
변명의 여지도 없이 외톨이.
가족인 오라비랑은 1학년 때부터 현재 3학년에 이르기까지 다른 반으로 갈라져버렸다.
가족끼리는 같은 반이 될 수 없겠지.
오라비도 나와 마찬가지로 외톨이라는 것은 파악하고 있다.
남매 사이를 찢어놓으려고 하는 학교의 의도가 밉다.
다자이 오사무나 나쓰메 소세키.
당연하게 학급문고에 있을 법한 책을 읽는다.
조금 수준도 높아진 듯해서 애들이라도 손이 닿기 쉬운 위치에 있는 서적.
무언의 벌레이자 책벌레인 나에게 위화감 없는 모습을 연기할 수 있게 했다.
문학소녀라고 생각하면 자연스럽겠지.
그렇지만 주눅이 든다.
보육원과는 다르게 초등학교에서는 3학년에 벌써 파벌이라든가 카스트라 개념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른바 성격적으로 기가 세고 인망이 있는 듯 한 여자가 복수의 여자를 끌어 모아, 무리를 형성하고 있다.
눈에 띄는 일을 하면, 즉시 찍혀서, 정신 연령적으로 아직 어리기는 하지만 대놓고 욕을 듣거나 한다.
그건 내 실제 경험에 의한다.
절대로 나 스스로 눈에 띄려고 하지 않는다.
가만히 있어도 눈에 띄어버리는 거다.
내 외모는 코마치랑 닮음.
논할 것도 없이 귀여운 눈동자와 반듯한 얼굴.
아직 이성에의 관심이 적은 초등학교 3학년인 애송이들도 날 상대로는 눈을 떼지 못한다.
그 중에서는 많은 여자들로부터 호의를 받고 있는 인기 있는 남자도 있어서......
민폐스럽게도 그 녀석 탓에 나는 여자들로부터 눈엣가시가 되어있는 거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시샘.
자신들이 호의를 보내는 남자가 단 한 명의 여자에게 집착하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다.
그런 거 내 알바가 아니다.
내가 뭘 한 것도 아닌데 일방적인 적대.
사람의 고리에서 튕겨 나와――멀리 떨어져서, 가까워지려고 육체적인 나이에 맞게 연기할 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
그다지 학교 내에서 친구를 가지고 싶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학교 밖에서의 친구, 사ー쨩이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니까.
그렇지만 친해지지 못하고 붕 떠버리는 건 꽤나 좋지 못하다.
나에 대한 악평이 쌍둥이 오빠인 하치만에 대한 악평으로 이어지게 할 수는 없다.
또한 1학년으로 이 학교에 다니고 있는 코마치의 명예에도 깊게 관련되겠지.
그러므로 사태가 악화되기 전에 손을 써두고 싶다.
만.....구체적인 사인은 써두지 않았기 때문에 조용히 독서에 빠질 뿐.
어느 때보다 같은 반 여자들로부터 향해지는, 적의가 담겨 날카로운 시선에 몸살을 앓는다.
정말이지...... 스트레스가 끊이지 않는 초등학교 생활이다.
이 나날이 졸업까지, 아직 3년 이상은 계속되는 건가라고 생각하니 정신이 아찔해진다.
아니, 3년으로 끝날까.
학군 적으로 중학교에서도 같은 멤버가 같이 진학한다.
즉 만에 하나 왕따 같은 것이 초등학교 재적 중에 시작되어 버리면 중학교로 이어져 버린다.
그렇다고 치면 나는 꽤나 위태로운 입장에 있는 것 같다.
체면 같은 거 버리고, 아직 되돌릴 수 있는 이때에 상황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코마치처럼 붙임성이 좋은 성격도 아닐 뿐더러 동성에게 통할만한 쾌활함조차도 없는 나.
뭔가 수가 없을까 하고 고민에 빠져든다.
여자의 세계라는 건 초등학교 3학년생에게도 존재하는 건가.....라고, 알고 싶지도 않은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여자의 몸이라는 것도 고생이 많다.
* * *
평일의 어느 때.
방과 후가 되어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으니 같은 반 여자가 내 자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들의 무리에 의해 생겨난 그림자에 내 몸이 집어삼켜져진다.
"그러니까......뭔가?"
겁을 내면서 물어본다.
애들 상대로 쪼는 자신이 너무 소심해서 한심했다.
치고 박는다면야 이길 자신은 있다.
그야 상대는 꼬맹이.
어린애 인거다.
지금의 나는 결코 팔뚝심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통증에 대한 내성은 어느 정도 있고 강하게 주먹을 날리는 것도 가능.
다만 폭력은 최악이다.
폭력 따위를 휘두르고 나면 더욱 더 고립을 심하게 만든다.
뻔히 보이는 악수.
저항을 한다고 해도 다른 방법을 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다.
"너 건방져~"
"얌전한 척 하고 있어서 짜증나ー"
"남자한테 추파 같은 거 던지고 있구"
"..........그렇게 나오나."
대놓고 욕한다.
도리어 시원스러움까지 느낀다.
뒷담보다는 음험한 게 덜하겠지.
다만 정신적 고통은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해를 끼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으니까.
방금 욕을 한 3명 이외에 3명 더.
총 6명의 여자 그룹에 나는 표적이 되어있다.
내가 재적하고 있는 반은 30명.
남녀 균등하게 반반인 인수. 즉 여자는 15명 있다.
같은 반의 여자 절반 가까이가 지금 노려보고 있는 상황.
위협적인 동시에 고압적인 태도.
압박감에 시달려서 목이 막힐 것만 같다.
"나는 그런....... 남자한테 흥미는 없는데 말이지?"
부주의한 말은 신세를 망친다.
이 국면에서 이 발언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행위.
생각 없이 떠올린 단어를 입으로 내뱉어 버렸다.
정말로 관심 없는 듯 한 내 행동거지는, 필시 그녀들의 신경을 거슬러 버린 거겠지.
자신들은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데 당사자인 나는 안중에도 없다.
무시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실책을 저질러 후회했지만 늦었다.
이미 여자 그룹의 대표 격이 이를 갈며 달려들었다.
애지만 꽤나 거칠다.
"너 말이야!"
"미안하다고. 옷이 늘어나버리니까 놔주면 안 되겠어?"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 새침한 표정 짓지 말라고."
"........."
그런 거 알고 있다.
마음속으로는 떨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포커페이스인 나는 두려움 따위가 얼굴에 나타나지 않는다.
아마도 옆에서 봤을 때, 나는 쫄지 않고 깔보고 있는 걸로 판단되고 있겠지.
그게 갈굼이 강해지도록 조장시킨다.
측근의 여자애가 두목 여자애를 원호하듯,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긴다.
그다지 대단한 힘은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한테 공격당하면 감정적으로 슬프다.
"머리가 상해. 그만두라니까."
"그런 태도가 짜증나!"
어깨 끝까지 뻗은 내 머리는 사방팔방으로 강제로 잡아당겨져, 몇 가닥인가 뚝뚝하고 끊어졌다.
이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이쯤에서 멈추지 않으면 브레이크가 듣지 않게 된다.
일단, 지나친 행위를 허락하면 추후에는 일반화 되어버리니까.
이 정도의 일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감각이 마비되는 거다.
폭력이 얽힌 사안이라면 더욱 신중해져야 한다.
"미안해."
"하아?"
"미안해......라고 말한 거야."
특기인 저자세로 나간다――라는 프라이드를 버린 대응을 했다.
프라이드와 평온한 학교생활을 맞바꿀 수 있다면야, 즉시 교환에 응한다, 라는 거다.
과연 그녀들이 내 양보에 양보를 해줄 런지......
"헤에ー 사과하는구나? 역시 히키타니가 나쁜 거지ー."
"저기.....히키타니가 아니라 히키가야인데.....?"
"어쩔래?, 다들? 히키타니가 사과하고 있는데."
아, 안 고치고 히키타니라고 부르네?
아니, 그렇게까지 성에 고집하지는 않고 상관없나.
다만 나한테는 불만이 있다.
내가 나쁘지도 않는데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는 내 자신이 견딜 수 없이 싫다.
프라이드를 버렸다고 얼버무려보기는 했지만, 스스로에게 거짓말은 통하지 않는다.
일 분 정도도 속여내지 못할 정도.
이전의 나라면, 그 상황이 거기서 끝난다면야 라고 다소 불만은 느껴도 넘어갈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치만 이었던 시절이라면 또 몰라도, 야즈키마치는 조금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떻게 버둥대더라도 나는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내가 잘못을 인정해버리면 이 앞으로도 분명 그대로인 체다.
자신의 의견을 비틀어가면서까지 살아있을 의미는 없다.
자신다움이라는 것이 가지고 싶어져버렸다.
허물을 벗었다?
아니다.
거의 맞는 말이지만 다시 태어난 것이다.
언제까지고 과거와 같이 살아가는 방식에 빠져있는 자신에게 나다움이 없다고 느꼈다.
일단 나는 하치만 자신이 아니다.
하치만의 여동생이자 코마치의 언니.
모처럼 장소랑 시대를 바꾼 거다.
주어진 기회를 못 본 체 하는 것은 이제 그만이다.
밀고나갈 기회가 눈앞에 있다면, 도전 해보는 것도 좋겠지.
오라비와 코마치에게 가족으로서 부끄럽지 않은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야.
그게 내 기분.
그러니까 나는..... 여자 그룹의 응답을 기다리는 것을 멈춘다.
"역시 취소. 사과하는 건 없었던 걸로. 나는 나쁘지 않아."
"하? 뭐라고 말했어?"
"말 그대로라고. 내가 사과 할 필요 따위는 없다고 깨달았어. 너희들한테 숙일 머리 같은 건 없단 말이다."
잘못 듣지 않도록 발음을 정확히, 큰 목소리를 의식하며 받아쳤다.
뒤가 무섭지만 울적해져서 할 말도 못해서 막막한 게 더 무섭다.
같은 무서움이라면 자신을 억압하는 행위는 하고 싶지 않다.
자유는 쟁취하는 거다.
"........미친. 저기 얘들아. 히키타니가 건방지니까 말이야. 교육해주지 않으면 말이지."
요즘 초등학교 3학년은 어디서 많이 본 양키 같은 대사를 내뱉는다.
지루해서 하품이 나올 것만 같아져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이 이상 자극해서는 안 된다고 본능에 의해서 경고가 울렸다.
그나저나 이 여자.
절대로 만화나 드라마의 영향을 받고 있다.
조금이지만 말하는 게 능숙하다.
정신연령이 약간 높은 건지, 어리기 때문에 드라마에서 본걸 고스란히 말하고 있는 건지.
어떻든 간에 날도 서지 않은 목소리 따위 두려워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만 둬. 나한테 덤벼도 시간 낭비다. 나를 밀어내는 것보다 스스로를 가꾸는 게 어때?"
"뭐야 그게. 우리들이 히키타니 보다도 아래라고 말하는 거?"
"아니. 나는 너희들이 위도 아래도 대등하다고도 보고 있지 않아. 다툴 이유도 없지. 너희들이 나를 공격한다고 해서, 내 의사가 바뀔 리도 없잖아? 반의 남자애가 멋대로 나한테 반한 것뿐이다. 좋아하는 녀석이 있다면, 나랑 관계없는 곳에서 사랑하는 소녀라도 하고 있으라고. 사랑이 성취되지 않는 이유를 나랑 엮지 마."
말하고 싶은 것은 대강 전했다.
이 녀석들이 반의 남자들과 연애 놀음 하는 것은 정말이지 아무래도 상관없다.
다만 이번 건처럼 물벼락을 뒤집어씌우는 것은 사양이다.
어찌됐건 남자한테 구애 같은 거나 고백 같은 걸 받는다고 해도, 호의에 응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면 여자애들의 근심은 잘못 판단한 것.
나는 좀 가만히 놔두면 좋겠다.
"헤, 헤에ー? 너 말야, 그런 소릴 하는구나? 뭐야? 우리들한테 괴롭힘 당하고 싶어?"
"그보다, 그 성격 나쁨을 고치는 건 어떤데. 그래서는 남자상대로 오래 못 간다."
"쓸데없는 참견이야! 이제 열 받았어! 애들아, 히키타니 따위 왕따 시켜버리자?"
흠. 완전 위험하지 않나?
올라버린 텐션을 틈타 정면으로 반박 해 본 결과가 이거다.
비굴하게 있는 게 싫었으니까 자신이라는 녀석을 밖으로 드러내 보았다.
그렇지만 그게 스스로를 몰아세우게 되어버린 꼴이.
영리하게 사는 방법은 나한테는 무리였을지도?
영악하게 하는 방법이라면 자신은 있지만.
"이제 제발 날(俺) 가만히 놔둬."
"나(俺)? 뭐야, 히키타니. 여자면서 나(俺)라니. 진짜 기분 나빠."
"시꺼. 개성이다."
헐뜯는 능력밖에 없는 단순한 사고.
뭐, 초등학교 3학년의 머리다.
나쁜 말만 입을 통해서 나오나.
나도 전생의 초등학교 3학년 당시에는 겉치레를 잘했다고는 할 수 없었다.
코마치는 눈치도 잘 보는데 말이지.
바보지만 사람의 감정의 변화에 민감하다.
"일단 교실 밖으로 나와. 혼쭐을 내줄테니까."
"싫다. 따라가거나 하면 심한 짓 할 거잖아? 뻔 한데 말 하는 대로 따를 거라고 생각 하냐?"
"암말도 하지 말고 따라 오라고!"
힘으로 끌고 가려고 내 양팔에 달라붙어 둘이서 들어올렸다.
체중이 가벼운 나는 어이없게 들려서 자리에서 일어나버린다.
핀치다.
다른 사람의 눈에 띄기 힘든 장소.
체육관 뒤라든지 뻔한 장소에 끌려간다거나 해버리면 때린다거나 차이는 폭행을 당할 수도 있다.
당연하겠지만 나쁜 꼴은 당하기 싫다.
다들 그렇듯 고통과는 무관하고 싶다.
그런 바람을 무시하듯 여자그룹은, 나를 괴롭히려고 기를 쓰고 있다.
정말이지, 나 같은 거에 시간을 쓰는 행위의 그 자체가 시간낭비가 된다는 걸 모르는 걸까?
지금 교실에는 교사가 없다.
따라서 감시의 눈이 없다는 것 때문에 녀석들은 제멋대로 하고 있다.
그 피해자의 필두가 나.
교실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소심해 보이는 남자나 차분한 여자 뿐.
여자 그룹을 무서워해서 보고도 못 본 척.
영리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무난한 자기 처신이네.
이때에 한해서 부러운 입장이다.
나도 괜한 고생을 하고 있다고 실감한다.
귀엽다는 것만으로, 하고 싶지도 않은 경험을 하게 되서 눈물이 날거 같다.
"니들 뭐하는 거야?"
당장에라도 교실에서 끌려 나갈 것 같은 타이밍에서 한 명의 여자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목소리는 알고 있다.
나랑 같은 반이지만 얼굴이랑 이름만 알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여자.
아마 이름은――미우라 유미코 라고 했던가.
다리가 길고 허리가 가는 흑발의 소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원래 같으면 소부고등학교에서 처음 안면을 가질, 그 여왕・미우라다.
선후배 불문하고 두려움 받고 있는 그녀가 같은 초등학교, 같은 반에 재학하고 있다니 기구한 운명이다.
여러 가지로 내가 아는 세계와는 줄거리가 다르다고 봐야하는 거겠지.
"미우라......? 그, 그다지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데. 그보다 미우라 하고는 관계없잖아!"
미우라의 등장에 당황해서 말을 더듬는 여자.
일단 설명해두자면.
이 반의 카스트 톱에 군림하는 것은 미우라 유미코.
남녀 불문하고 그녀에게 거역해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인 이해가 깔려있다.
미우라 자신은 터무니없는 말은 하지 않고 왕따 같은 음습한 행위를 싫어해서, 드러내고 반에서 나대는 무리는 없다.
미우라는 하교 시에 샛길로 빠지기 위해, 방과 후에는 곧바로 학교를 나선다는 습관의 소유자였을 터인데.....그런 그녀가 어째서 여기에 머물러 있는 거지?
"오, 오늘은 친구들이랑 놀러가지 않은 거야?"
"그런 거 나아의 맘대로지. 기분에 따라 예정 같은 건 바뀌잖아?"
"그, 그렇지만...... 그래서, 뭐? 우리들한테 뭔가 볼일?"
"볼일이고 뭐고 교실에서 시끄럽다 이거야. 게다가, 그 애를 둘러싸고 뭐하고 있어? 한 사람을 여럿이서 둘러싸고 있는 거, 딱 봐도 이상하지."
아무래도 미우라는 내 위기를 감지해서, 말리러 와준 거겠지.
반 내에서는 미우라 유미코 라는 소녀가 법.
질서를 어지럽히는 괘씸한 것들이 있다면 철퇴를 휘두른다는 건가?
그렇지만 뭐, 믿음직스럽다.
미우라에게 울며 달라붙으면 만사 해결도 있을 법하다.
아직 흑발. 금색으로 물들이지 않은 미우라의 등에 늘어진 머리카락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녀는 뒤로 돌아 나에게 의식을 돌렸다.
"흐ー응? 언제나 교실에서는 조용히 있었지만, 의외로 말 잘하잖아?"
"그럭저럭 말한다고, 집에서는."
"그럼 학교에서도 앞으로 그렇게 하면? 나아가 볼 때는 그러는 편이 히키타니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구."
"히키타니가 아니라 히키가야다?"
"아, 그래. 그럼, 히키가야라고 부르겠지만."
평범한 대화.
처음으로 얘기했는데 이 가벼움.
나쁘지 않다.
처음의 거리감 치고는 썩 괜찮다고 판단한다.
"잠깐 나아 말야, 히키가야 한테 볼일 있으니까 빌려갈 건데 불만 있어?"
"뭘 멋대로......."
"목소리가 작아서 들리지 않는데? 그보다 말이지, 히키가야는 나아의 친구가 될 거니까. 쓸데없는 짓 하지 말구."
"으......"
조금 전까지 거만하게 굴던 여자는 안색을 굳히고 뒷걸음질.
완벽하게 미우라 에게 눌리고 있다.
미우라는 이 반에서 뿐만 아니라 옆 반이나 다른 반의 잘나가는 여자와도 친구.
넓은 인맥과 힘을 지니고 있다.
요컨대 미우라에게 거스른다는 것은 한 학년을 적으로 돌린다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입장을 고려했는지 기세를 죽이고 이를 악물고 바라만 보고 있다.
미우라에게 받은 이 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실을 살리기 위해, 교과서등을 밀어 넣는다.
다 끝내자 미우라는 내 손목을 잡고 끌었다.
끌려 나가듯 교실을 퇴장.
곁눈질로 얽혀오던 여자들을 바라본 후에 신발장까지 일직선.
신발을 갈아 신고 교정까지 나오고 나서야 미우라는 멈춰 섰다.
"괜찮은 거야?"
"덕분에 괜찮아. 고맙네. 살았어. 나 혼자였으면 위험했겠지."
"아ー, 그다지 스스로 『나(わたし)』라고 부르지 않아도 되지 않아? 아까처럼 『나(俺)』라고 자칭하지 그래."
"그래? 그럼 그렇게 할게. 솔직히, 학교에서는 너무 연기를 많이 해서 피곤하다고."
차분하게 몸에 스며드는 것 같은 그리움.
신기하다.
전생에서는 특별히 친한 사이도 아니었는데.
지인을 상대하는 것 이상의 감정을 보이고 있다.
구해진 은혜를 느껴서?
그렇게 생각하면 납득이 될 만한 대답.
"그보다 말이지, 어째서 중간에 끼어준 거야? 도움 받아놓고 뭣하지만, 신경 쓰여서 말이지."
"그냥. 그저 얼굴이 예쁜 애를 친구로 삼고 싶다고 생각한 거야. 성격도 좋은 애가 아니면 부탁해도 들어주지 않을 거지만. 요점은 히키가야는, 나아의 마음에 들었다는 거니까?"
"그렇군, 그거 영광이네."
미우라의 주변의 여자 친구들은 에비나 양이나 유이가하마.
확실히 용모는 당연하고 성격도 좋다.
인간으로서, 여자애로서 뛰어난 거겠지.
그렇다면 나도, 그 상냥한 여자애인 유이가하마와 동급으로 보였다는 것이 된다.
미우라에게 인정받았다고 해서 평가가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칭찬받은 것만 같아서 기쁘기는 했다.
담담하게 대화를 하는 것 같아서 당장이라도 히죽히죽 거릴 것 같아 참을 수가 없다.
"저기 말야ー. 그리고 성으로 부르는 건 친구라는 느낌이 아니지 않아? 서로 이름으로 부르는 건 어때?"
"이름? 아아.... 친구가 되어준다면야 고맙지만, 갑자기 이름으로 부르는 건 저항이 있네. 원래 친구가 좀 적어서 말이지. 유일하게 있는 친구는 소꿉친구라 자매 같은 거고 신경 쓰지도 않는다만."
"아ー귀찮아. 이러쿵 저러쿵 떠들지 말고, 나아를 유미코라고 부르라구!"
참지 못하고 좀 큰 목소리로 주장했다.
은인의 부탁이다 보니, 거절하기 힘드네.
이번 건으로 미우라의 상냥함이나 엄마 기질을 자극해버린 것 때문인지, 시키는 대로 하라고 양심이 외쳤다.
라고 할까 내 기분으로는 미우라랑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
아까 같은 상황이 아니라면 말을 걸어주지도 않았을지도 모른다.
모처럼의 기회.
놓칠 수는 없지.
"알겠다. 유미코. 앞으로 잘 부탁할게."
"좋아. 그럼, 너도 이름으로 불러야지. 그보다, 히키가야의 뒷이름은 뭐라고 해?"
"어, 어이. 모르고 말을 걸었던 거냐?"
어느 정도 나를 친구 후보로 노리고 있었다고 짐작하고 있었다만, 애초에 나는 존재감이 흐리니까.
두드러지는 좋은 용모가 운 좋게 눈에 띈 것뿐.
주위로부터의 인식이나 정보가 부족하다는 자각은 있다.
뭐, 그렇다고 해도 미우라는 나한테 관심을 가져 준 거지만.
"내 이름은 야즈키마치야. 야즈키라고 쓰고 마치를 덧붙여. 엄마나 쌍둥이 오라비한테는 마치를 생략하고 야즈키라고 불리고 있지."
"야즈키? 듣기에는 평범한 느낌인데, 특이하게 읽는 방법이네. 나아의 이름은 평범하니까 특이하게 느낀 걸지도. 그보다 쌍둥이 오빠? 혹시 같은 학교에 있어?"
"있다. 옆 반에 말이지. 단정한 생김새에 눈이 빛나고 있고 바보털이 서있는 게 내 오빠다."
우리 오라비.
눈이 썩지 않으면 겉보기는 좋다.
외톨이 스킬을 상시 발동하고 있어서 스텔스 상태이기 때문에 누구도 오라비의 외견을 신경 쓰지 않지만, 편들어주는 게 아니더라도 오라비――하치만은 미남이라고 단언한다.
충실한 나날이 그의 마음을 맑게 만들어서, 겉보기에도 반영되고 있다.
비교적 스트레스가 적은 생활을 보내고 있는 덕분인지, 같은 시기의 나보다도 키가 크다.
스트레스는 아이의 성장을 정체 및 저해한다고 하는데, 오라비는 사ー쨩이라는 소꿉친구나, 나랑 코마치라는 여동생에게 둘러싸여 행복 속에서 살고 있다.
어떻게 생각해봐도 풍족한 환경.
단지 또래의 동성 친구가 전무하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하치만 놈.......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한 상태로 초등학교 3학년까지 성장해버렸다.
내 지도 부족이다.
근처에 있으면서, 이 어찌된 불찰인지.
반성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왠지 알고 있을지도. 어딘가 모르게 야즈키랑 분위기가 닮아있구. 몇 번인가 본 적 있을지도. 나아의 취향이야."
"혹시 오라비를 노리고 있는 거냐? 연애적인 의미로."
"그런 거 아니니까. 멋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사랑이라든가 그런 거 하고 있지 않구."
흥분하지도 않고 냉정한 어조로 부정.
그렇지만, 하치만의 외모에 관해서는 그녀의 눈으로 봐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듯.
굉장하네.
그 하치만이 이런 귀여운 여자애한테 평가받고 있다고?
전생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뭐 그런 얘기는 이제 됐지 않아? 그보다, 집은 어느 방면? 나아랑 같은 방향이라면 같이 돌아가고 싶은데."
"아, 그거 말이지. 저쪽이다."
정문까지 걸어가서 자택의 방향을 가리킨다.
그러자 미우라는――아차, 유미코였지?
유미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아랑 같은 방면이잖아. 고물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말이지."
"스스로 고물이라던가 말하는 거야?"
"말하는데? 어차피 이사 할 예정 있구."
그녀의 집이 고물인건 차치하고 귀갓길은 평범.
이 분위기라면 통학로도 같아지려나?
어쩌면 나도 코마치랑 오라비 이외의 누군가와 친구로서 아침 통학로에서 이야기하면서 등교 같은 거 하는 미래가 있을지도.
실은 동경하고 있었다.
환장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꿈으로써 마음으로 간직하고 있었다.
앞날이라는 건 모르는 거구나.
"어 그러니까 말이지....... 만약 괜찮으면 돌아가는 것뿐만 아니라, 아침에도 같이 가지 않겠어?"
"헤에? 야즈키도 의욕 있네. 나아랑 사이좋게 지내고 싶어 하는 거잖아. 귀여운 점도 있는 걸?"
"무뚝뚝한 편이다만, 지금 걸로 포인트 벌었으려나?"
지금 거 야즈키 기준으로 포인트 높다.
그런 허튼소릴 마음속으로 눌러 담았다.
"뭐하는 포인트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아도 찬성. 나아의 친구들은 모두 다른 방면이구. 아, 그렇지. 내일 모두에게 야즈키를 소개할거니까. 야즈키를 혼자 두면, 또 토우린들이 얽혀올지도 모르구."
"아까전의 여자, 토우린이라고 하는 거야? 유미코 이외의 이름은 기억안하고 있었어서 말이지. 얼굴도 일치하지 않을 정도다."
"그렇게 말하는 거 보면 나아는 전부터 알고 있었던 거?"
"뭐 그렇지. 우리 반 여자들의 대표 같은 거잖아, 너는."
"――조금 자각 없었을지도 모르겠네. 나아는 그렇게 반에서 눈에 띄는 거야?"
"엄청 눈에 띄지. 나 같은 겉보기만 좋은 외톨이라도 알고 있을 정도다."
"그...... 랄까 은근히 야즈키는 나르시스트? 스스로를 좋게 말하고 있구. 실제로 귀엽지만."
"므..... 나도 무자각이었어. 나한테는 여동생이 있어서 말이지. 그 여동생이 어마어마하게 귀여운 거야. 그러니까, 그 여동생이랑 나는 많이 닮았으니까 자연스럽게 나까지 칭찬해버려."
곤란한 버릇.
나쁜 버릇이라고 해두자.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거다.
코마치가 귀여우면 닮은 나도 귀엽다는 게 된다.
코마치에게 연동해서 나도 미모가 아름다워져 간다.
자화자찬 같은 게 아니다.
자매 운명공동체인 것뿐.
나는 그저 여동생을 칭찬하는 것뿐이지, 자신에게 형편 좋은 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그것만큼은 중요하니까 이해를 바란다.
"좀 낯간지러운 말 내뱉지 말라구. 친구인 나아까지 얼굴이 새빨갛게 될 것 같구."
"옷, 친구니까 감정의 공유라는 건가?"
"그런 것도 있지만..... 왠지 야즈키는 바보 같아 보이지 않아?"
"바보라니..... 오라비는 바보에 멍청이에 얼간이지만, 엄마한테는 오빠를 돌봐주는 착실한 여동생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고. 내가 바보일 리가 없지."
"아ー, 자신감 넘치잖아. 자기가 바보가 아니라고."
질려서 어깨를 움츠리는 그녀.
이제 막 시작한 친구관계.
친밀도는 낮더라도 친한 친구도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
빠르게도 우정의 균열이 보이는 것만 같다.
안되지.
이렇게 빠르게 우정 결렬이라니 웃어넘길 수 없다.
"그치만 그 바보도 귀여울지도. 바보같이 귀여운 이랄까?"
"뭐야 그 불명예스럽기 짝이 없는 표현은. 나는 바보가 아니라고 하는데...... 아니 그래도 귀엽다는 게 붙어있고, 역시 칭찬하는 말?"
아아, 나는 역시 바보다.
귀엽다는 단어만 뽑아내서 반응하는 부근이, 스스로에게 있어서 형편 좋지 못하게 맹목적이게 되어있다.
결국 바보는 바보겠지.
뭐 그거다. 귀엽다고 해도 나는 의식은 남지니까 말이지.
솔직하게 기뻐할 수 없다.
말하자면 내가 귀엽다는 것으로 인해, 동시에 코마치도 귀엽다는 구도가 생겨난다.
요컨대 여동생이 좋은 평가를 받아서, 언니로써 콧대가 높아지니까 기뻐할 수 있는 거다.
번거로운 해석 이다만, 이것이 진리.
"자, 돌아가자. 바보 귀여운 야즈키?"
"어여, 자연스럽게 바보라고 말하지 말라니까. 멋있는 우리 오라비를 소개시켜주려고 했었는데, 그건 관둘랜다."
"나아는 얼굴만 보는 사람이 아닌걸. 그래도 야즈키의 남매에게는 흥미가 있구. 아ー, 미안. 기분 풀라구."
"뭐, 거짓말 이지만?"
"놀려줬겠다? 우와아ー, 친구인데 조금 심하지 않아? 벌로 야즈키의 오빠, 소개 해주는 거야."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라는 것도 굉장히 좋다.
기분이 고양되어서 차분해졌다 랄까――우리들 일이지만 흐뭇해졌다.
아직 염색하지 않은 흑발의, 돌봐주는 거 좋아하고 엄마 같은 나아씨 유미코.
만남은 돌연히.
하지만 확실한 형태로 우정이 나타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도 그럴게 나랑 유미코는 대화하면서 웃고 있다.
웃을 수 있다.
그것만으로 행복의 증거로서 성립한다.
아까까지 한 발짝 잘못 디디면 불행의 구렁텅이였는데.
실제로 도착한 곳은 낙원의 한 부분.
앞으로 나아가 보지 않으면 목적지는 확정되지 않는 구나라고, 절실히 생각한다.
"좋아, 알겠어. 내일이라도 오라비를 소개 해주겠어. 그렇지만 멋있다고 해서 자칫 반하지 말라고? 오라비에게는 소꿉친구이자 약혼자인 여자애가 있으니까 말이지."
"약혼자? 뭔가 근사하네?"
"바보취급 하지는 않네."
"바보 취급 하는 건 단순히 바보 같은 녀석이 하는 거잖아. 본인이 진심인데 바보 취급 할 생각은 하지 않는데."
아무렇지 않게 기분 좋은 명언을 말하는 유미코.
굉장해.
진짜로 좋은 사람일지도 몰라.
만약에 내가 하치만이었던 시절에 유미코랑 만났었더라면, 속공으로 반하고는 포기했을 거라고 추측한다.
만약이라는 얘기 따위는 하는 만큼 낭비겠지만.
어찌되었건 나는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냈다.
미우라 유미코와의 만남은 재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와의 친구 관계는 틀림없이 나한테 플러스로 작용한다.
제대로 된 추억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예감된다.
그런 미래에 가슴을 뛰게 하면서, 유미코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하굣길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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