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만 전생――유키노시타 유키노의 쌍둥이 여동생으로―― 09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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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熱湯
八幡転生――雪ノ下雪乃の双子の妹へ――
URL : https://novel.syosetu.org/92792/
9화
냉방이 된 우리 집의 서실.
고가의 융단이 깔린 바닥에 엎드려서 여름방학 숙제에 몰두.
라는 것 같은 기특한 마음가짐이 아니라......
유키노에게 이곳저곳 해설을 들으면서 진행 중.
유키노 또한 칠칠맞지 못하게 엎드려있다.
시원찮은 여동생의 영향을 많이 받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져서 발바닥을 간질이고 반응을 엿보게 된다.
하지만 너무나도 끈질긴 탓이었을까, 정수리에 한방 먹었다.
그렇게 힘은 담겨있지 않았지만, 본인은 분노.
기어오른 자신에게 반성을 요구한다.
그래서――하야토와의 포옹으로 소란스러웠던 것도 3일 정도 전의 일.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 하도록 하자.
먼저 유키노의 반응.
그녀는 자신의 한쪽 뺨에 손을 살짝 붉어져 있었다.
무슨일이냐고 추궁해 보니 소녀심 폭발, 친여동생의 연애 사정을 듣고 나서 자신의 일도 아닌데 두근두근 했다던가.
이상하네.
유키농쨩이 이런 애였던가?
평범하게 친구에게 축복받은 이 세계선에 있었더니, 이것 참 평범하게 여자애의 감성을 가지고 있네?
그렇다고 한다면 납득 가는 리액션.
하지만 커다란 오해를 하고 계시므로, 일단은 그 인식을 고치지 않으면.
그렇게 진심으로 노력하겠다고 맹세한 나의 결의.
그렇지만 그늘이 지는 것도 금방이었다.
큰언니의 존재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큰언니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엄마한테 나와 하야토의 데이트 건을 있는 말 없는 말 섞어서 보고.
특히 포옹 건을 강조해서 엄마한테 불어넣고 있었다.
싱글벙글 하고 웃는 얼굴 보이는 엄마는 [팥밥을 지을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같은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었다.
어이, 멈춰.
그만둬 줘.
그 농담은 내 맨탈을 엉망진창으로 가른다고.
그런 비통한 외침이 닿을 리가 없다........
아버지가 귀가 하시고 말았다.
큰언니를 경유한 자잘한 이야기는 아버지에게까지 전해졌더니, 맙소사 하야토를 다음날 저녁 식사에 불렀다.
거기는 아저씨나 아주머니도 동행.
뭔가 대단한 사태로 발전해버렸다.
앞뒤를 틀어 막혀, 도망칠 곳으로의 대피로가 봉쇄되었다.
다름 아닌 큰언니의 손에 의해서.
그 저녁식사 자리.
나나 유키노, 큰언니의 유키노시타 세 자매의 주치의이기도 한 하야토의 엄마.
이름은 하야마 사쿠라코 라고 한다만ーー그런 그녀가 이렇게 운을 뗐다.
[양가의 친목을 도모할 일환으로 여름 기간 중에 바베큐 파티라도 하지 않겠나요?]
우리 엄마와 같이 외관이 젊어 보이는 그녀는 자신의 아들과 그 신부 후보인 나를 붙여먹기 위해 그런 기획을 했다.
하지만 그녀의 기대에 반해서, 실제 우리들은 남매뻘의 관계.
그녀가 생각하는 듯한 사이로의 발전은 현재로서는 바랄 수 없다.
그걸 설명하려고 하야토를 데리고 그녀의 앞까지 찾아갔더니....[손 같은 거 잡고서는, 사이가 좋군요?] 라고 미소 지어서 좌절.
큰일 났다.
어째선지 나는 하야토와 행동을 같이 할 때는, 상당수의 경우 손을 잡고 있다.
그거다.
하치만 역시 코마치가 어렸을 때는 언제나 손을 잡고 걸어 다녔다.
어느 쪽에서 조르는 것도 아니라 자연스럽게 자석처럼 손이 달라붙는 것이었다.
그런 원리로 나도 하야토와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결코 다른 의미 따위는 없는 거다.
암튼 뭐, 이게 그 날의 결말.
지옥 같은 변명 러쉬를 극복하고 나서의 오늘.
여름방학 숙제에 착수하고 있었다.
참고로 하야토는 부재.
아저씨의 일과 관련해서, 라고나 할까 하야토도 끌려갔다.
TV방송에 출현의 수록이라든가 라고 했던가.....
연예인의 가족이 TV에 노출되는 건 종종 있는 일.
아마도,
이미지업 및 시청자에게의 감동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의도겠지.
뭐 나랑은 무관하고, 놀 약속 자체는 앞으로 며칠분이나 있으니까 하야토와 재회는 금세 돌아온다.
"카자노. 스커트가 뒤집혀 있어. 상스러워, 숨기렴."
"딱히 집안이니까 괜찮잖아? 하야토의 앞이라면 아직 신경 쓰겠지만 말이지."
"남자애의 눈을 신경 쓰는 정도의 신경은 있는 것 같네. 여러 가지로 너는 무방비하니까 조심해."
"언니 같은 말을 하는구나?"
"그래, 네가 말하는 언니인걸. 나는."
엣헴 하고 조신한 가슴을 펴는 유키농.
그러고 보니 가슴 때문에 떠올랐는데, 하야토와의 건으로 큰언니나 엄마와, 브라에 대해서 상담하는 걸 잊고 있었다.
유야무야한 상태로 3일이 경과.
그 사이에, 특별한 외출 같은 건 없었기 때문에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도, 슬슬 문제를 미뤄 두는 것도 한계를 맞이하고 있었다.
"하아, 속옷 어쩌지......"
"속옷? 쇼츠를 말하는 것일까."
"아닝.....브라 말야. 최근에, 의도치 않게 내 가슴, 커져버렸잖아?"
"그건....아직도 어린애용 캐미솔을 착용하고 있는 나에게 비아냥거리는 걸까.........?"
"트, 틀리다? 그러니까 그런 날카로운 눈으로 날 노려보지 말아줘....."
유키농, 질투농?
그렇지만 슬슬 퍼스트 브래지어도 골라서 착용하지 않으면 힘들어질 것은 확실한 것.
걸을 때 가슴의 끝부분이 옷에 스쳐서 아프다.
일상적으로 고통을 맛보는 내 마음에의 대한 이해를 해주면 좋겠다.
다만, 가지지 못한 자의 기분 같은 건 알 수 없지만, 유키노는 이런 류의 화제를 꺼내면 갑자기 가시 돋친 태도로 변모한다.
여기는 언니로서 존경 할 수 없는 유일한 단점이다.
가슴을 화제로 꺼낼 거라면, 아직 큰언니 쪽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딱히 질투는 아니란다? 이전, 가슴의 크기에 대해서 조사해 본 것이지만......가슴이 큰 것에 대한 단점도 많이 있던걸. 어깨 결림이나 속옷의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거나. 무엇보다 남성의 시선을 끌어버린다는 걸. 그건 무척이나 불쾌하지 않니?"
동의를 구하고 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자아를 유지할 수 없다는 듯이.
그런 유키노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협박 행위.
목을 세로가 아니라 가로로 흔들면 자매 싸움 발발을 면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일을 원만하게 처리하기 위해 수긍하는 것이었다.
"조금 가슴을 빌려줘......"
"잠깐 뭔데......"
바짝 달라붙은 그녀는 나직이 중얼거리면 돌연.....한창 크고 있는 내 가슴에 손바닥을 댔다.
다음 순간에 그녀의 가늘고 아름다운 손가락이 모두, 내 가슴으로 파고든다.
탄력을 띤 내 가슴은 유키노의 손가락을 밀어내려고 반발하지만, 그 이상의 힘으로 그녀는 감촉을 확인하기 위해 주물러 댄다.
불쾌함도 쾌감도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감각.
자매의 스킨십이라는 비교적 흔한 행위인 만큼, 한소리 할 만큼에 이르지는 못했다.
여자 친구라든가 자매라든가는 장난으로 잘 서로의 가슴을 주무르지?
그런 느낌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는 거다.
"상당한걸...... 언니가 초등학교 5학년일 때보다도 크기까지 해. 게다가.....앞으로 아직 클 거라고 하는 거야. 굉장하구나."
"뭘 비평하고 있는 거야. 랄까, 아직 하야토에게 밖에 만지지 못하게 했었는데.... 너에게까지 주물러지다니 의외다."
"하야토 군에게......? 만지게 해줬다는 거니....?"
"아....."
말실수 했다.
사이제에서 일단, 하야토에게 가슴을 주무르게 해버린 것이다.
감춰야 할 사실을 갑자기 밝혀버리고 말았다.
"깜짝 놀랐어. 설마 거기까지 관계가 나아가 있을 거라고는....."
"기다려. 유키노는 큰 착각을 하고있어. 그건 사고였던 거야. 내가 풀이 죽은 하야토를 격려하려고 [괜찮아? 가슴 주무를래?]라고 말을 꺼낸 것뿐이라....."
"더욱 나쁜 것 아니니. 기가 막히네...... 카자노는 음란한 아이구나?"
"우......"
변명에 조금 어폐가 생겨버렸지만 사실만을 잘라내면 그대로다.
내 인간성을 의심하는 유키노의 눈은 당연한 권리다.
반론할 여지도 없다.
그러므로 말을 삼키고 신음소리를 냈다.
어쩔 수 없다.
포기했다.
"사정이 있기는 하지만....이제 됐어. 변명 같은 거 해봤자 보기 흉하니까."
"어머 그 반응. 정말로 복잡한 사정이 있는 것 같네. 나의 지레 짐작이었을까?"
내 괴로운 얼굴에 드디어 진심을 알아차려줬다 보다.
총명한 유키노니까 알아차려 줄 거라고 기대했던 만큼 안심하게 된다.
리얼하게 가슴을 쓸어내리자 부드러움 가슴이 약간 튀었다.
이게 또 유키노의 반감을 산 것 같아서 험한 얼굴을 만들게 해버렸다.
내 쌍둥이 언니는 표정이 많은 아이다.
감정이 풍부하다고 말해도 되려나?
"하아..... 숙제를 계속할까. 여름방학을 느긋하게 보내기 위해서도."
"그렇지. 하지만 5학년이 되고나서 산수가 어려워졌어. 지도를 부탁해, 유키농 선생님."
"유키농이라니.....이상한 별명을 짓지 말아주렴. 그러네, 되돌려 줄까. 너는 카자노니까――카자농. 카자농이 어울리지 않겠니."
"카자농.....인가."
원래 유키농이란 유이가하마의 발명품이다.
그러므로 네이밍 센스를 의심한다면 유이가하마의 머리를 의심하는 게 맞다.
그런 요상한 센스를 따라한 유키농에게 나는 카・자・농이라는 별명을 취득했다.
"좋은 울림. 유키농이라고 불리는 것도 어딘지 모르게 친근함을 느끼고, 너도 카자농. 이걸로 맞춤이네. 가슴은 다르지만......"
목소리 톤을 떨구며 원망스러운 시선을 보내온다.
아니, 나라고 해서 원해서 가슴을 키운 게 아니다.
같은 유전자를 받았는데, 하물며 일란성 쌍둥이에 완전히 같은 유전자를 가진 자매의 성장선이 다른 것에 분노를 느끼고 있다.
그런 나의 슬픔과 분노를 이 언니는 모르고 있다.
어떻게든 전하고 싶지만, 그녀는 들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슬프려나......
같은 집에 살고, 같은 침대에서 잘 정도로 가까운 거리, 긴 시간을 보냈는데 마음이 서로 통하지 않다니.
하야토쪽이 더 잘 맞기까지 할 정도다.
"이제 그 화제는 관두자."
"카자노가 꺼낸 게 아니고? 브라가 어떻다든가 라면서 고민하는 모습으로."
"아아, 이제 알고 있어. 알고 있으니까. 네, 끝."
강제적으로 이야기를 끊어내고 숙제에 전념.
묵묵히 점심때까지 펜을 움직여서, 방학 숙제의 절반 이상을 정리하기에 이르렀다.
다음은 모레쯤에 집중적으로 정리하자.
너무 긴장을 바짝 하는 것도 효율이 떨어지니까.
――――
점심이 되니 큰언니가 부활동에서 돌아왔다.
점심밥으로 파스타를 만들어, 나랑 유키노에게 대접한다.
큰언니의 수제요리를 먹은 건 오랜만이다.
대낮에도 집에 있는 여름방학 기간 중 한정의 맛이다.
가정부씨도 엄마한테서 휴가를 받아서 부재중, 큰언니가 직접 만든 요리만이 영양원.
큰언니가 없을 경우라도 요리 잘하는 유키노의 덕분에 먹을 건 곤란하지 않다.
이 얼마나 축복받은 환경일까.
하지만 직접 만든 요리라고 하니 코마치가 만든 것이 먹고 싶다.
엄마의 손맛이 아닌 여동생의 손맛이 그리워지는 요즘.
정신 차리고 보니 몇 번이나 코마치의 이름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왜 그래, 카자노쨩. 상사병?"
큰언니가 뜬금없는 소릴 한다.
"그런 게 아냐. 만나고 싶은 애가 있는데.....만날 기회가 없어서 말이지."
"역시 하야토랑 만나고 싶잖아? 걱정하지 않아도 내일, 놀 약속 해뒀잖아?"
"하야토가 아니란 말이지....... 랄까, 그 애는 연하인 여자애야."
"아는 사람?"
"아니....뭐라고 설명하면 되려나."
아직 이 세계에서는 코마치와 만나지 않았다.
게다가 사이카와도 한 번 뿐인 만남.
정말로 만나고 싶은 사람과 만날 수 없는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서는 스스로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아아, 길에서 만난거야. 그 애 말야, 엄청나게 귀엽다고?"
"헤에, 카자노쨩이 말하는 거니까. 굉장히 귀여운 애겠지."
"좀 오후부터 밖에 나갈까. 일단, 쇼핑삼아지만."
"응ー. 그런 거면 속옷 사러 갈까. 카자노쨩의 최근 자라난 가슴을 보호 할 브라라든가 말이지."
"알고 있었어? 내가 브라를 구입하려고 고려하고 있던 거."
"당연하잖아? 몇 년이나 언니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매일 내 신체를 관찰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의심을 걸게 된다.
혐의가 확정 되는 대로 따져보자.
그나저나 이 대화를 재미없어 보이는 얼굴로 듣는 소녀가 있었다.
뭐....유키농이지만 말이죠?
흥.....하고 코로 불편함을 나타낸다.
불편한 군단?
(ご機嫌斜めさん?)
그렇지만 내게 있어서는 절실한 고민.
이쯤에서 고민을 해소하고 싶다.
"내가 어울려 줄 테니까 사러 가자. 유키노쨩은 어쩔래? 브라는 무리더라도 쇼츠라면 골라줄 수 있는데."
"어쩔 수 없네...... 내 속옷은 차치하고, 카자노가 곤란해 하고 있는걸. 나도 동반할거야."
"조아ー쓰 결정! 식사 마치는 대로, 준비해."
언니들의 주도로 내 속옷 쇼핑의 결행이 확정되었다.
브라 따위를 입은 날에는, 자신이 여자애라는 것을 완벽하게 인정한 것이 된다.
그렇지만 현실을 직시하게 된 나다.
시시한 의지로 자기 몸을 괴롭히는 짓은 이상한 이야기.
여기서는 몸의 부담을 줄이는 의미에서도 브라의 구입을 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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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흘러간 곳은 이토요카도.
(イトーヨーカドー ItoYocado : 대형 마트)
유키노시타家는 가까운 역인 케이세이 마쿠하리 역의 동편에 위치하고 있지만, 이토요카도는 그 서편에 소재를 두고 있다.
조금만 더 남서쪽으로 나아가면 '이온'도 있지만, 이번에는 서민의 편으로서 대정의인 요카도에서의 쇼핑을 결정한다.
(イオン AEON : 대형마트, 백화점 중간쯤 되는 느낌.)
여기에는 자주 쇼핑하러 오기 때문에 집과 같은 안심감을 가질 수 있다.
의류 코너로 향한다.
큰언니는 [조금 더 크면 란제리 숍에 갈 수 있지만 말이지? 아, 그래도 카자노쨩의 가슴 크기라면 어른이라고 해도 먹힐지도. 으ー응, 아ー 하지만 몸이 너무 가늘어서 사이즈 맞는 브라를 찾을 수 있으려나?] 라는 긴 대사를 흘렸다.
하지만 이야기는 이해할 수 있다.
가슴의 톱과 언더의 차이의 수치를 컵 단위로 나타내면 C컵에 가까운 나지만, 가슴둘레 자체는 작다.
큰언니가 말하는 대로 몸이 가는 나에게 맞는 적당한 사이즈의 브라를 팔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여아용 속옷 매장으로 향했던 것이다.
쇼핑카트를 가진 큰언니가 안내를 한다.
아무래도 한꺼번에 몇 벌 분 정도 구입하려는 모양이다.
예산은 큰언니에게서 나오고 있다.
나중에 엄마한테 청구하기 때문에 걱정은 필요는 없다.
"디자인성이나 착의성, 어느 쪽을 중시하고 싶어?"
"착의성이지. 디자인 같은 건 골라 입더라도 누군가에게 보여줄 일도 없고. 해봐야 체육 수업의 갈아입을 때의 동급생 여자에게 보이는 것뿐이니까."
"흐ー응 그래? 뭐, 괜한 걸 말하지는 않을게. 하야토 라든가."
"말 했잖아...... 그래도 그 녀석은 얼마 전, 같이 목욕했을 정도야. 속옷보다도 더 대단한 걸 보여줬으니까 속옷 따위를 신경 쓴다거나 하지는 않아."
"같이 목욕.....? 아하하, 카자노쨩도 참, 장난 당하기 싫은 주제에 자폭발언 해버렸네."
"아..... 젠장, 몇 번 실수해야 직성이 풀리는 거지, 난....."
가장 알려지면 안 되는 것을 고백해버리고 말았다.
역시 나는 멍청이인 거겠지.
랄까 얼간이?
"언니. 카자노 말이지, 하야토군에게 가슴을 만져졌다는 걸 입 밖으로 내뱉었는걸. 정말이지, 이애는 바보니까 말하기 싫은 것이라도 자기 입으로 말해버리는 거겠지."
"바보라니...... 자각이 있는 만큼 부정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목을 조이기만 할 뿐.
그런 자신이 밉고 미워서.....뭐, 됐다.
조금만 더 일을 편하게 받아들이자.
여기서 수치심을 떨쳐내기만 하면, 다음은 무서울 게 없다.
그렇다면 그렇게 한탄하는 의미도 없는 것이다.
"뭐ー, 오늘은 원래 목적이 바쁘니까 장난치지 않아줄게."
"그렇게 해줘. 가게에서 소란을 피우면 주위에 민폐니까.
초등학생 시절보다 정말로 조금은 분별을 하게 된 큰언니.
콧노래를 섞으며 행거에 걸린 브래지어를 물색하러 간다.
분홍색, 파란색, 빨간색.
컬러풀한 물건 뿐.
아니 뭐, 기본적으로 여성용 속옷이란 밝은 계열의 색상이 많은가?
큰언니는 허니 골드의 속옷을 즐겨 착용하고 있고.
"치수만 점원에게 부탁하고 또 찾아볼까? 언니는 이 가게의 라인업을 확인하고 있을 테니까. 자, 유키노쨩. 같이 따라가 줘."
"그래, 그렇게 할게."
큰언니에게 나를 부탁받은 유키노는 여성 점원에게 한마디를 걸어 탈의실로 유도를 받는다.
그리고 탈의실의 커튼의 앞에 유키노를 기다리게 하고, 젊은 여성점원의 앞에서 탈의를 요구받았다.
아니, 정확한 사이즈를 재는 거니까 벗는 건 알겠지만 말이지?
그래도 가족 이외에게 맨살을 보이는 것은 저항이 있구나 싶다.
하야토에게 가슴뿐만이 아니라 하복부나 더욱이 그 밑을 보여줘 놓고 어느 입이 하는 소린가 싶다만.
그리고 티셔츠를 벗으니 나타나는 초등학교 5학년치고는 풍부한 가슴.
위에 한 장밖에 입고 있지 않았던 것에 점원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
맨살에 셔츠 한 장은 역시 비상식이었나.
패션에 무관심한 유키노 조차도 여름철에도 캐미솔을 착용하고 있다.
그에 반해 나는 막나가는 것과 덥다는 것을 참을 수 없다는 이유로 캐미솔의 착용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점원에 의한 측정이 개시된다.
가슴에 닿는 줄자의 끈이 차가워서 간지럽게 느껴졌다.
잠시 동안 필사적으로 버텨, 고난을 뛰어넘는다.
웨스트나 힙도 동시에 잰다.
브래지어와 쇼츠는 세트이므로 쓰리 사이즈를 알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측정 결과.
위에서부터 B75/W50/H69.
그 김에 신장과 체중도 계측.
145cm에 36kg.
이 측정치에 대해서 스타일의 좋고 나쁨은 나로서는 판달 할 수 없다.
하지만 점원씨는 [모델 체형이네요?} 라고 아첨을 한다.
진심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아?
우쭐 해버리면 실패를 연속하기 때문에 차분함을 가지는 거다.
겸손이 중요.
유키노에게 측정 결과를 전하자 관자놀이를 움찔움찔 시키며 입가에도 경련을 일으켰다.
상태가 이상한데.....?
여름의 더위에 몸 상태가 이상해졌나?
"싸, 쌍둥이 자매인데....... 뭐니, 이 격차는........후, 후후후......"
딱딱한 표정으로 웃는 유키농.
유키농, 무섭농.
(こわいのん)
눈만은 웃지 않는 미소로 나를 맞이하고, 유키노는 내 손을 잡고 큰언니 앞에 끌고 갔다.
그리고 그녀의 입으로 아까전의 수치를 전해 듣고, 큰언니도 감동했는지 과장된 반응을 보인다.
"우하아ー앗! 굉장해 카자노쨩! 모델 체형이라구? 힙에 조금 더 살집이 있으면 하지만, 일단 그 부분은 아직 초등학생이니까 뭐...... 응, 그래도 나이를 생각하면 스타일이 너무 좋을 정도야."
"뭐? 진짜로 모델 체형인건가."
점원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고 알았다.
"지금 신장이라면 트랜지스터 글래머라는 느낌이지만, 아직 초경이라든가 오지 않았지? 그럼 아직 키도 클 거고 모델 체형 전망이 밝네."
(トランジスターグラマー : 몸집은 작아도 육체적으로 매력이 있는 여성)
"저기....언니. 나에게는 희망은 없는 걸까.......?"
"유키노쨩은 슬랜더인 점을 포인트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해. 카자노쨩과는 다른 노선을 가자?"
"그런 말..... 위로가 되지 않아......"
"괜찮아, 유키노쨩. 유키노쨩을 좋아해줄 남자애도 있어. 그렇달까 학교에서 인기 많잖아?"
"일단, 몇 번이고 고백은 받았지만.....변변한 남자애는 없었는걸. 겉보기만을 좋아하는 애들 뿐이야."
유키노가 빈번하게 남자들로부터 고백 받고 있는 건은 소문으로 들었다.
초등학생인데 시건방진 애송이들이 있는 것이다.
그 전부를 옥쇄하는 유키노는 최고난이도 히로인이다.
나는 어떠냐 하면ーー하야토가 철저하게 내 주위의 남자들을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뜬소문은 전무하다.
시스콘 풍미의
"그래서 이제 사이즈를 알아냈으니까 팍팍 나갈게ー. 몇 개인가 눈여겨둔 속옷이 있는데, 눈대중이랑 얼추 맞아 떨어지는 것 같네. 시착도 잔뜩 해볼까."
"네이네이, 갈아입히기 인형이 되란 거지?"
"유키노쨩도 갈아입히기 인형이 되어달라고 할 거니까 안심해. 두 사람이라면 마음도 놓일 거야."
큰언니의 말은 왠지 적당한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여기서 투덜거려도 소용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마지못하면서도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경위로 10벌 정도를 샀다.
유키노도 몇 점을 구입.
쇼핑백을 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간다.
시착은 그럭저럭.
집에 돌아가면 집안에서 속옷 패션쇼를 열거라고 큰언니가 즐거운 듯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구입한 속옷중 하나의 컬러는 허니 골드.
큰언니의 의향으로 맞추게 되었다.
이런 화려한 속옷, 입을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거절하면 시끄러워지니까 따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언니의 의도를 반영시킨 오늘.
속옷의 공개와 멋 부리기를 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볼 일으로 밖에 나간 엄마가 집에 있었다.
우리들의 귀가를 하자 어머니의 얼굴로 말을 걸어온다.
그 큰언니도 정숙하고 엄한 어머니의 앞에서는 제멋대로 할 수 없는 모양이라,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진지한 얼굴.
평소에는 머리를 틀고 일본풍 미인이라는 스타일인 엄마는, 오늘따라 머리를 내리고, 셔츠에 청바지라고 하는 러프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유키노를 그대로 성장시킨 듯한 미인.
이전에도 했던 감상이지만, 현역 여대생이라고 해도 먹힐 정도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었다.
약 11년 전까지 살았던 세계의 유키노시타 엄마도 젊게 보였지만, 우리 엄마는 그것에 박차를 가해서 젊다.
생활의 충실성이 노화를 정체시켜, 미모를 유지시키는 비결이 있다고 추측한다.
유키노에다가 요염함을 덧붙인 어른의 매력이 풍긴다.
가슴도 상당히 있고 말이지.
일본풍 옷이라면 알기 어렵지만, 엄마는 숨은 거유인 것이다.
그리고 미유.
이건 카자노 기준으로 포인트 높다.
혹시 큰언니의 축복받은 가슴이나 내 장래 유망한 가슴은 엄마에게서의 유전?
그럼 유키노도 찬스가 남아있을 지도 모른다.
내가 아는 유키노시타 유키노라는 여자애의 발육 상태는 고교 2학년 겨울까지.
그 이상이 되면 극적인 성장을 이룰지도 모른다.
"그 짐...... 어머 그렇구나, 카자노도 그런 나이라는 거구나? 눈치 채지 못해줘서 미안하구나."
"큰언니가 어떻게든 해줬으니까 괜찮아. 그보다 나도 부끄러워서 숨기고 있었고 말이지."
미안해하는 엄마에게 보충하는 말을 던진다.
집안 사정상, 사장부인인 엄마는 많이 바쁜 것이 정해져 있어서, 집을 비우는 경우도 많다.
좀처럼 애들의 변화에 눈치 채지 못하는 것도 무리도 아닌 일.
오히려 쇼핑백을 본 것만으로 딸의 상황을 이해한 점이 어머니로서의 날카로운 감이라고 느꼈다.
"어머? 유키노도 속옷을 산 것 같구나. 자매가 함께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 같아서 엄마, 안심 했단다."
"........그러네."
유키노가 나직이.....
역시 엄마의 눈은 예리하지 못하다.
손바닥을 뒤집듯 평가를 내려놓는다.
무의식적으로 사랑하는 딸의 가슴을 후비는 말.
하지만 섣불리 여기서 지적하는 말을 하면, 그 만큼 유키노를 상처받게 만드는 일이 된다.
본인이 신경 쓰는 일에 문제 재기하는 것 따위 무신경의 극치다.
누구든지, 열등감을 건드리는 것을 싫어한다.
특히 고상한 정신의 소유자인 유키노라면 더욱 더.
"그렇지만 엄마. 건강하게 자라는 건 나도 바라는 바지만, 가슴이 있어도 남자의 시선이 들러붙어서 불편하지 않아? 그런 건 사절인데."
"그건 여자아이의 숙명이란다. 그렇기 때문에 몸을 단련해야지. 자신이 장래에 행복을 맡겨도 상관없다고 생각되는 상대에게만, 몸도 마음도 맡기렴."
"그건......"
남자랑 붙어먹으라고........
그렇게 발언하는 것과 같다.
그렇지만 내게 그런 미래는 오지 않는다.
남자라는 생물과 남녀 관계에는 결코 도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야 내 행복이란 어떤 길을 그리고 있는 걸까?
보이지 않는 미래 예상도에 큰 암운이 피어올라, 전체적인 모습을 가린다.
"카자노에게는 생각하는 남자애는 있니? 아니, 질문할 것 까지도 없구나."
"그만둬. 그게 어머니가 딸에게 할 말이야? 하야토와 사이가 좋은 건 백보 양보해서 인정하지만, 그런 거 아니라니까."
"어머어머? 방금 너, 무덤을 판 것 같네. 응응, 의식하고 있다는 건 엄마도 이해했어. 하지만 그다지 끈질기게 말하지는 않도록 할게. 카자노는 자신의 연애사정에 간섭받으면 짜증이 나버리니까."
"오해가.... 풀리지 않는다고....?
어떤 의미로는 큰언니 이상으로 난적.
나는 호모가 아니다.
그렇게 변명하려고 해도, 형편 좋게 귀를 막는 엄마에게 주장은 닿지 않는다.
내가 봐도 성가신 엄마를 가진 것 같다.
큰언니 쪽이 농담이 아니라 장난치는 것뿐이라 성질로는 귀여운 것이다.
"유키노..... 이 상황, 어떻게든 안 될까?"
내가 가장 신뢰하고 의지하는 그녀에게 구제를 바란다.
가만히 생각에 잠긴 끝에 유키노는 말을 꺼냈다.
"카자노의 마음은 은근히 파악하고 있었지만....어머니는, 좋든 나쁘든 사물을 낙관적이게 받아들이는 사람이니까. 무슨 말을 해도 낭비라고 생각해."
"포기하는 건가......?"
"나 역시 여동생을 위해서 발 벗고 나서고 싶어. 하지만 우리들은 언니를 포함해서 어머니를 거역할 수 없어. 그 아버지 역시 그런걸. 공적인 장소라면 어머니는 아버지의 체면을 세워주고 있지만, 집안 내에서는 그렇지도 않잖니?"
"그건.....오랫동안 부모님을 봐왔으니까 알고 있지만....."
유키노시타家의 권력은 엄마에게 집중되어있다.
밖에서는 거물틱함을 자아내는 아버지이지만, 집안에서는 어떻게 발버둥 치더라도 아내에게 고개를 들 수 없다.
어느 가정에서라도 아이를 낳은 어머니는 강해지는 것.
해마다, 입장관계의 역전의 일로를 더듬어 간다.
이래서는 아버지에게 울며 매달려도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다.
정말이지.....가족 생각은 많이 해도 쓸모가 없다.
아버지와 같은 남자를 밥벌레라고 하는 거다.
내 마음 속에서 동요가 일어나고 있는 것도 모른 채, 엄마는 한 결 같이 나를 미지근함을 넘어서 차가운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寒い?
이 사람도 좋은 사람이기는 하다.
단지 딸의 행복을 생각해서, 혹은 너무 믿기 때문에 시야가 좁아져있다.
바꾸려고 충고를 했지만 인간성이라는 것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니까 여기서 설득은 포기한다.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승부를 뒤로 미루는 것뿐이다.
――
그날 밤.
맥캔을 기울여서 목에 흘려 넣는다.
홧술을 마시는 듯한 그 행위.
감정에 휘둘리고 있는 느낌은 부정할 수 없다.
상담 상대는 전무.
그 유키노조차 포기했다고 한다면 손쓸 수가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래서 혼자서 홧맥캔을 들이킨다.
시각은 이미 밤 10시를 접어든 참.
여름방학이라고는 하지만 밤샘은 미용의 적.
그렇게 경고하는 엄마의 말을 무시하는 것은, 나 나름의 소박한 저항.
그렇긴 하지만, 어린애의 신체에 밤샘은 부담.
빨리도 잠기운이 돌아, 꿈의 세계로 초대하려고 손짓을 하고 있었다.
같이 놀자고 나를 부르는 사이카의 미소를 투영한다.
빛나는 만면을 붙이고 있다.
그의 권유를 따르고 싶다.
그리고 스트레스 환경과 무관한 낙원에서 달리는 것이다.
그런 현실 도피가 심한 도망을 치려고 하는 나는, 마음가짐이 연약할지도 모르겠다.
"카자노쨩ー, 이제 자는 게? 무리해서 일어나 있어도 아무것도 좋을 게 없을 텐데. 유키노쨩은 벌써 침대 안이야. 카자노쨩이 잘 공간도 비워뒀어."
"큰언니야? 아니 뭐.....나도 편하게 잘 수 있으면 그러고 싶은데. 지금 자도 악몽이 될 거 같아.....여름에 악몽이라든가 자기 힘든 것에도 정도가 있는데."
"진심으로 침울해 하고 있는 거야? 햐야토의 건으로."
"그 녀석이 싫은 건 아니야. 오히려 좋아하는 부류에 들어가. 부끄러운 걸 참고 말해보자면 정말로 좋아해."
연모 같은 건 아니라고?
어떤 의미에서, 코마치에게 향하는 애정 같은 기분.
하야토에게 쏟는 마음은 남재에의 친애.
하야토는 오빠.
그렇게 자리매김 하고 있다.
녀석이 말한 해금일 까지는 건전한 남매관계를 구축해 나갈 생각.
그렇지만 그런 불가침 영역으로 가족인 엄마가 쿵쾅쿵쾅 들이대는 것은 뜻밖이다.
약간, 마더콘 기질도 있는 나이지만 화내고 싶어진다.
"어느 시점에서 마음속에 담아둔 것을 터트려 버리는 쪽이 좋을지도 모르겠네. 뭐든지 담아두기만 하면 조만간 터져버리는걸."
"괜찮은 말도 하는구나, 큰언니도?"
"그건 무슨 의미일까나?"
"큰언니가 생각하는 대로의 의미야. 칭찬하고 있어."
"헤에? 굉장히 그런 식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데. 뭐어, 카자노쨩이 잘 빈정대는 건,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거고."
"이해 해주는 언니라 나는 축복받았구나?"
"아하하, 그것도 빈정댈 셈인 걸까나?"
"아니, 이것만큼은 진심이야......"
솔직한 기분.
큰언니의 익살에 얼마나 구원받았을까.
그녀가 얼버무려주지 않았으면, 여자아이 특유의 고민에 부딪혔을 때도 심각하게 고민했겠지.
예를 들면 처음 스커트를 입은 날.
다리가 휑하고, 스커트로 숨겨져 있다고는 해도 쇼츠를 공기 중에 내놓은 모습.
여장 취미 같은 게 없는 내게 있어서 수치플레이의 극치.
울 것 같아지니까 큰언니는 오로지 귀엽다고 연호해주면서 껴안아 주었다.
두 번째 예.
이건 아직 초등학교 저학년 시설.
집의 보일러가 고장 났을 때 목욕탕에 갔다.
남탕에 들어가려고 했던 나를 시중드는 가정부 여성이 제지해서, 여탕에 집어넣었다.
그 때에 하필 목욕탕 안은 부활동이 끝난 여학생들 뿐.
가족 이외에 여성의 나체에 눈을 둘 곳을 잃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자ーー.
큰언니는 자신의 알몸을 내 정면에 두고 보여주면서 [언니의 알몸이 괜찮으면, 다른 여자애의 알몸도 별것 아니지?].
그렇게 나를 격려 해줬다.
그게 계기로 편해질 수 있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평소의 체육 수업이나 수영 수업에서 갈아입을 때, 동급생 여자의 맨살에 허둥지둥 하지 않고 있을 수 있는 정신을 기르게 되었다.
감사 같은 건 얼마든지 하고 싶다.
그런 큰 빚이 큰언니에게 있는 것이다.
아아..... 알겠다.
아니, 이미 과거에도 알고 있었지만, 너무 당연해서 깜빡하고 있었다.
"고마워, 언니. 나, 언니(お姉ちゃん)가 정말로 좋아ーー."
"아............"
어안이 벙벙해진 큰언니.
간이라도 떨어진 듯 입을 뻐끔뻐끔하고 열고 닫고 있다.
갑작스러웠던 거겠지.
돌발적이고 돌연스러운 기습.
그녀의 의식의 틈새를 매꾸며 내 말이 푹 박힌다.
그렇기에 큰언니는
본심을 그대로 내보였더니 이런다.
큰언니도 귀여운 부분이 있다.
새로운 일면을 알아내고, 보다 더 사랑스러움을 강화했다.
"아, 앗하하...... 감쪽같이 카자노쨩에게 당해버렸네. 응, 패배를 인정할게. 억지 부릴 여지도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당해버렸네."
"나도 의도치 않게 이겨버렸네.....하지만, 진심이니까. 스스로도 답지 않은 말을 했다고 자각하고 있어. 그런 건 인지하고 있고, 부끄러움을 숨기고서라도 말해봤어. 어때, 좀 나에 대해 인식이 바뀐 것 같아?"
"바뀌었어. 굉장하네, 깜짝 놀랐어. 그야, 언제나 성장을 지켜보고 있던 사랑하는 여동생이 이런걸. 언니의 상상 따위는 별거 아니라고 할 정도로 귀여워 져서는!"
"오왓..... 달라붙지 마, 맥캔 내용물이 흘러넘쳐버려."
손에 든 맥캔을 테이블로 대피 시킨다.
큰언니의 포옹은 어느 때보다 강렬하고 선명.
이번에는 내 쪽이 놀라버렸다.
그렇지만.....감동과는 별개로 숨 막힌다.
체온이 높은 큰언니이기 때문에 상온의 나에게는 달군 철봉을 들이미는 듯한 감각.
이게 체온이 낮은 유키노라면 비명을 질렀겠지.
"정말! 내 여동생은 귀엽네! 유키노쨩이랑 세트로 귀여움이 두 배! 세트로 얻었다는 느낌?"
"세트 상품 같은 비유 하지 마. 물건 취급 받는 것 같잖아."
"물건이라고 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데 말이지. 그래도 언니의 관심이 끊길 일 없이 평생 사랑해서 귀여워 해줄 여동생들이라고 느끼고 있어."
"그것 참 감사...... 나도 사랑해, 언니야?"
"구하ー앗.....!"
일부러 라는 듯 만든 미소로 큰언니에게 웃어주니, 충격을 받은 듯 그녀의 몸이 강하게 튀었다.
동시에 포옹이라는 이름의 구속이 풀려, 좋은 기회라 보고 빠져나왔다.
"인간성 캐릭터가 흔들리고 있다고?"
"알고 있어. 그래도 말이야, 이것도 저것도 카자노쨩이 너무 귀여운 게 잘못이라구? 그러니까 책임을 져주지 않으면 안 돼. 언니가 요구할 테니까 말이야? 앞으로, 나를 부를 때는 언니(お姉ちゃん)라고 부르도록."
"진짜로?"
"진짜야."
자업자득이란 이런 건가.
아니, 나로서도 고집을 부리며 거절할 이유도 없는 거다.
그렇지만......
막상, 흥이 빠져서 갑자기 부끄러워져서.....
"불러주지 않으면 하야토에게 카자노쨩의 속옷을 선물로 줘버릴 거야. 그것도 사용한 걸로 말이지?"
"협박하는 거야? 귀엽다고 칭한 여동생을....."
"협박이라니 오해할라. 이건 거래야."
"이쪽에 득이 없잖아, 그건."
"거부권은 없ー답니다. 거절하면 정말로 하야토에게 카자노쨩의 사용한 팬티를 보낼 테니까."
"큿..... 장난의 영역을 뛰어넘었어..... 하지만, 하야토는 성실한 남자야. 받을 리가 없어."
"어떨까? 남자애의 이성이란 상당히 쉽게 벗겨지는 거라구? 하야토 역시 예외가 아냐."
"하지만 그 녀석은 나랑 목욕할 때도 습격하지 않았어."
하야토는 좋은 녀석.
그건 절대적인 인식.
애초에 초등학교 5학년인 소년.
성지식도 어중간.
유키노와 같을 정도로 주위의 아이들 보다 정신면으로 성숙한 하야토지만, 그 쪽으로 밝다고 할 수만은 없다.
뭐, 이건 내 희망적인 관측이지만?
"그건 분명, 카자노쨩을 정말로 생각하고 있어서야. 그 애, 내가 봐도 남자다운 성격을 하고 있고. 그렇지만 말야, 신경 쓰이는 사람의 눈이 없는 장소에서도 성실할지 어떨지는 모르는 거지? 카자노쨩의 감시가, 눈이 없으면 이성역시 손을 놓을 거야."
"싫은 소릴 하지 마....."
큰언니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생각도 없다.
그렇지만 우려는 안고 있다.
무시할 수 없는 위험성을 불어넣어져 버린 것이다.
그렇다면 가능성을 없앤다는 의미로라도 여기서는 따라줘야 할 터.
그 이외의 수단은 없다.
"칫.... 알겠어, 언니....."
"솔직해서 좋았어! 이걸 계기로 유키노쨩도 그렇게 불러주면 말이지? 더 없이 기쁠 거야."
"욕심은 사람을 더럽게 만들어. 큰언니는 언제까지고 깨끗하게 있어줘."
"또오 빈정거려? 게다가 제대로 언니라고 부를 것."
"빈틈없네, 우리 언니는......"
뭐가 어찌됐건, 이런 요상한 이유로 큰언니를 언니라고 부르는 결과가 되었다.
소꿉친구에게 속옷을 전해진다.
그게 싫으니까.......
다른 사람에게는 입이 찢어져도 말하고 싶지 않다.
모처럼 경애의 마음을 엉망으로 만들어주는 언니구만.
그래도......
내가 언니를 정말로 좋아한다는 것은 사실.
사실을 왜곡해서 속일 정도로 재주 좋게 사는 방법은 모른다.
나는 서툴다.
그러니까 아직도 외톨이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친구 같은 게 많으면 좋다라는 것도 아니다.
몇 사람이더라도 즐거우면 그걸로 마음은 채워진다.
내게 있어서 친구란 현재로서는 하야토.
사이카도 친구로 포함시키고 싶지만, 한 번 밖에 못 만났다.
좋아, 내가 당면할 목표는 사이카와 재회하는 것.
그렇게 되고나면 집에 초대해서 언니에게도 소개 해야지.
언니도 사이카를 멀리서 보기만 했고 안면이 없는 것과 같으니까.
"그럼, 카자노쨩. 마지막으로 한번만 괜찮을까?"
"네네..... 언니, 정말로 좋아."
그리고 그날 밤.
나와 유키노의 침대에는 언니의 모습이 있었다.
침대의 위는 언니의 체온으로 가열되어.....잠 못 드는 밤이었다고만 말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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