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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팬픽 외 이것 저것. TS를 주로 번역하고 있으며 NL, BL, GL도 취급합니다. 작품내의 설정, 작가의 실력이나 기법외에 설정, 장르에 대한 비판을 금합니다. 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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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주의! 성반전물 싫어하시는 분들은 뒤로 가기를 눌러 주세요.

위와 같이 본 작품에는 일부 독자께서 장르적인 의미나 속성적인 의미를 포함해 원하지 않는 현상이나 상황 및 커플링이 표현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분께서는 부디 작품을 즐기는 다른 분들을 위하여 너그러이 넘어가 주시길 바랍니다.

 

 

작가 : 熱湯

八幡転生――雪ノ下雪乃の双子の妹へ――

URL : https://novel.syosetu.org/92792/

 

 

 

 

8화 

 

 

 

 

목욕을 마치고 어딘가에서 떠돌아다니던 의식이 하계로 돌아온다.

 

지금 생각해보니까 나는 대담한 행동에 나선 것이었다.

 

아무리 하야토를 이성으로 의식 하고 있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그건 덮쳐지더라도 불평을 할 수 없을 자업자득.

 

 

다행히도 하야토는 내가 슬퍼할만한 일은 하지 않는다고 다짐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 일도 없이 지났지만.

 

 

그런데다.

 

그런 하야토의 사람 좋음에 기대기만 해서는 나도 나태한 것.

 

마음을 다잡아먹고 카자노로서의 자세를 의식하고, 그렇게 있을 수 있도록 철저히 하자.

 

요컨대 지금의 자신을 전부 내보이는 것이다.

 

 

그리하여 목욕 후에 소파에서 쉬고 있는 하야토의 옆에 앉는다.

 

 

"시원해 보인다?"

 

"공기가 잘 통하니까 말이지. 하지만 여름철 전기요금도 무시할 수 없어."

 

"돈에 곤란하지는 않지? 하야토의 아빠는 반쯤 연예인 같은 거잖아."

 

"그 법률 방송인지 버라이어티인지 구분하기 힘든 방송의 출연료는 그렇게 높지 않아. 그래도 뭐, 한 번 출연료는 적당한 회사원의 월급보다 많다고 아버지께 직접 들었지만 말이지?"

 

"그럼 평범하게 부자잖아. 매주 출현하는 거라면 단순 계산으로......아아, 굉장한 금액이네."

 

 

한 달 만에 백만 엔 이상을 번다니.

 

본업인 변호사나, 윤택한 자금에서의 자산운용으로 정기수입이 있는 하야마家는 유키노시타家이상의 재력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이 아니라 기업규모로 비교한다면야 유키노시타 건설 쪽이 자본금은 압도적으로 능가하지만?

 

 

"그냥 그거 아냐? 하야토에게 시집가면 나도 필연적으로 부자 아냐?"

 

"그런 불순한 이유로 너를 손에 넣어도 기쁘지는 않네.... 돈이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카자노쨩이 돌아봐주면 좋겠어. 아차.....설득은 아직 이르지."

 

"약속을 잊지 마. 지금의 나는 하야토의 여동생이라는 걸로 취급받고 있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막상 네 입으로 그런 말을 들으면 신랄하게 느껴져. 아아, 명심해둘게."

 

 

그 정정당당함에 대해서는 평가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하야토는 너무 솔직한 아이인 것이다.

 

사람의 선성을 믿는 그는 확고하게 사람이 좋다.

 

그런 주제에 나를 위해서라면 반 친구아도 싸움을 바로 시작한다.

 

길이 하나이기에 자신도 외길이겠지.

 

그건 서투른 삶.

 

하지만 보기에 괴롭지 않고, 잘못되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게 맞는 것이라고 보는 사람을 설득하는 힘이 있었다.

 

 

"다른 얘기지만, 낮부터 어떻게 할래? 벌써 오후 1시가 지나고 있는데."

 

"메이트라도 갈까? 라이트노벨 신간이 가지고 싶어서."

 

"좋아. 아, 맞다. 뭔가 추천하는 작품이 있으면 소개 해줄래? 여동생과 취미를 맞추고 싶다는 오빠의 마음이랄까."

 

"좋은 마음가짐이다. 게다가 공통의 취미가 생기면 할 얘기도 많아지지. 좋아. 나도 의욕이 생기네."

 

 

[메이트]란 만화나 라이트노벨, 애니메이션 상품이나 애니메이션 관련의 오디오 등을 취급하는 가게.

(애니메이트 - 동인샵)

 

주요 고객층은 학생. 여자들도 비율적으로 상당수를 점하고 있다.

 

R18인 상품은 그다지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어린애라도 안심이다.

 

 

이게[토라]라든가 [멜론] 이었다면 그렇지도 않다.

(토라노아나, 멜론 북스 - 동인샵)

 

여기저기에 조금 야한 여자아이의 일러스트뿐일까, 대놓고 성인용인 책 같은 게 선반에 놓여있다.

 

눈을 둘 장소조차도 없다.

 

 

 

――――

 

 

 

하야토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카이힌 마쿠하리 역으로 도보로 이동.

 

가려고 마음먹으면 히키가야家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지만, 아직 나는 예전의 생가를 방문하지 못했다.

 

결심이 서지 않았달까.........

 

코마치와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는 반면, 또 다른 한 사람의 나를 만나는 것도 두려웠다.

 

 

직접 봐버리면 코마치의 오빠로서의 긍지를 빼앗겨 버린다고 우려한 탓이다.

 

하치만으로서의 자신을 버렸다고 하지만, 코마치의 오빠까지 그만둔 것은 아니다.

 

 

그런 이야기는 접어두기로 하고, 발매기에서 표를 구입해서 개찰구를 나선다.

 

많은 학생이 오늘을 종업식으로 하고 있는 탓인지, 역사는 혼잡하기 그지없다.

 

떨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하야토와 손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무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열차내도 붐빈다.

 

비좁은 차내에서도 하야토가 나를 감싸듯 끌어안았다.

 

이 포옹도 역시――오빠로서의 따듯함.

 

자신이 세운 맹세에 충실한 하야토에의 신뢰의 높음은 멈출 줄을 모른다.

 

 

아까도 사이제에 갈 때도 전차를 탔는데, 그 떄는 없었던 배려에 감격해서 눈물이 나려고 한다.

 

그 욕실에서의 한 건이 나와 하야토의 관계를 극적으로 바꿨다.

 

신풍(新風)이란 갑자기 불어 닥치는 것이다.

 

 

치바 역에 도착 후

 

유흥가인 동쪽 출구 방면으로 발길을 옮긴다.

 

역 근처의 빌딩의 지할 이어지는 계단의 끝이 목적지인 메이트.

 

메이트란 정식 명칭이 아닌 약칭이지만, 여기서 굳이 자세하게 설명할 생각은 없다.

 

 

"여기야. 내가 얘기한 가게는."

 

"나는 셀 수 있을 정도로밖에 온 적이 없잖아. 예전에, 너에게 권유 받아서 온 것 정도 일까나?"

 

"그 때는 유키노도 있었지만, 그 애의 취미에 맞을 만한 책은 없었던가. 순수 문학밖에 안중에 없는 모양이니까. 그래도 뭐, 오늘부터 너도 나랑 동류가 되는 거다. 여자의 야한 일러스트에 히죽히죽 거리는 날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그 이상으로 히죽거려지는 광경을 목격했어. 그, 아까 전의 목욕이라든가? 카자노쨩의 신체, 굉장히 아름다웠어. 가슴도 상당히 커보였고 장래 유망하구나."

 

"성희롱 하지 마. 여동생 상대라고 너무 사양하지 않네. 오빠로서의 자각이 부족하지 않아?"

 

"미안, 미안."

 

 

내가 싫어하는 것은 하지 않는다고 선언하자마자 이거다.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온다.

 

만, 이상하게 불편함은 없다.

 

의리라고는 하지만 남매 사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소 언동에 관용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것보다 계단 내려가자. 신간에는 엽서가 특전으로 붙어있는데. 다 팔려서 다음 번 입하를 기다리면 특전이 붙어있지 않게 되거든."

 

"엽서가 그렇게 중요한 거야?"

 

"바로 단행본을 나온 경우도 있으니까. 나중에 화집에 수록되기도 하지만, 반드시 화집이 판매되는 건 아니니까. 이걸 놓치면 두 번 다시 손에 넣을 수 없어져. 덤으로 점포마다 특전이 달라서 말이지? 어지간히 좋아하는 작품이면 몇 군데의 가게를 돌며 같은 책을 사 모으게 되는 거야. 토라라든가 멜론에도 나중에 가볼 까나."

 

"이야기가 기네.... 너는 그거야? 오타쿠 같은. 아니, 편견이 있는 건 아니야. 그냥 의외다 싶어서."

 

"오타쿠의 정의라고 까지는 나도 애매한 지식이니까 말이지. 확실하게는 말 못해. 그렇지만 그런데에 관심이 없는 리얼충 녀석들이 보면 라이트노벨을 읽는 것만으로도 오타쿠 취급하겠지? 뭐, 너도 오늘부터 오타쿠라고 불리겠지만."

 

 

아니, 실제로는 그렇게 될 리가 없다.

 

훈남이면 웬만한 것은 허용된다.

 

최근, 연예인들이 만화 읽고 있습니다 라든가 강조하면서 오타쿠 어필을 하고 있는 것도 그 습성중 하나.

 

 

원피스 라든가 진격의 거인이라든가의, 꽤 일반층에도 침투 하고 있는 작품만을 전면에 내세우고 어필 하다니, 대단한 오타쿠 납셨다.

 

나는 그런 것에 까다로우니까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야토는.....특별히 봐줘야지.

 

 

"너와 같이 있을 수 있다면 오타쿠라도 좋아."

 

"좋은 각오다. 조아쓰, 들어가자."

 

"응!"

 

 

 대답은 잘한다.

 

하야토의 손을 잡고 오타쿠의 길로 끌어당긴다.

 

뭐, 나도 중증 오타쿠가 봤을 때, 별것 아니겠지만.

 

그런 건 알바가 아니다.

 

본인이 즐거우면, 작품을 그걸로 충분.

 

 

점내는 북적거렸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의 모습이 많이 보였고, 초등학생도 조금이지만 손님이라고 와있었다.

 

히라츠카 선생님도 좋아하는 소년지에서 연재중인 만화의 단행본을 손에 들고 계산대에 줄을 서곤 했다.

 

여름방학 기간 중에 작품을 독파할 셈인지, 1권부터 최신간까지 사들인 맹자도 있다.

 

 

그리고 우리들의 첫 번째 목적지는 라이트노벨 코너.

 

라이트노벨 선반으로 향하니 유명한 출반사의 라이트노벨이 진열되어있다.

 

뭐, 서점이고 책이 늘어선 것도 당연한 건가.

 

 

그 중에서도 내 눈을 끄었던 것은 가가가문고.

 

푸른 커버가 특징인 라이트노벨의 라벨.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출판사이지만, 꽤나 괜찮은 알짜배기

 

 

유난히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는 [역시 내 청춘 러브 코미디는 잘못했습니다.] 이다.

 

 

이 작품의 개요를 대충 설명하자면――.

 

 

외톨이인 소년이 국어교사에게 이끌려 특별한 부활동에 입부를 명령받는다.

 

――그런 내용의 이야기.

 

외톨이를 자칭하는 주제에 미소녀에게 둘러싸이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여동생까지 완비.

 

머리도 문과로 따지면 성적 우수.

 

눈이 썩어있는 것만을 제외하면 단정한 생김새.

 

사람에 따라서 주인공이야말로 리얼충이라고 부르겠지.

 

 

"이거라든가 내 추천이야. 나도 읽고 있는 시리즈. 사기 전에 한 권 빌려줄까?"

 

"응, 부탁할게. 그건 그렇고......줄거리를 듣자하니, 주인공이 비뚤어져 있는가 보네?"

 

"뭐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 작품의 주인공과 같은 삶을 살았다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수 없다.

 

라고 할까 내 전생이랑 완전 똑같은 이야기구만?

 

 

그런 태클을 마음속에서 정리하고, 다른 작품에 대해서도 하야토에게 설명을 계속했다.

 

열거하는 타이틀 중, 하야토의 심금을 건드리는 작품이 있었다.

 

그것은 이른바 TS계 작품.

 

남자였던 주인공이 엉뚱한 일을 계기로 여자아이의 몸으로 변해버렸다는 것.

 

 

손에 들고 열심히 줄거리를 읽는데 빠진 하야토에게 말을 걸기 힘들게 되었다.

 

그 작품의 어떤 요소가 마음에 드셨는지.....

 

 

"이거 살래. 애니메이션화도 하는 것 같고."

 

"애니메이션화? 아아, 띠지에 적혀있구나.

 

 

아무래도 지금 인기 있는 라이트노벨 인 것 같다.

 

7권까지 누계 발행부수 100만부.

 

라이트노벨으로써는 잘 팔리는 부류.

 

처음 보는 것 치고는 보는 눈이 있다.

 

그렇다고 하기보다는 지식이 없기 때문에 대대적으로 선전되고 있는 타이틀을 손에 든 거겠지.

 

 

다만 애니메이션화 한다고 해서 작품의 내용이 좋고 나쁘다고 직결하지 않는다.

 

즉 개개인에 의한 취향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나저나.....TS라니.

 

내게 있어서는 남 일이 아니다.

 

당사자다.

 

인터넷 소설에서도 일정수의 독자를 가지고 있는 장르.

 

왕도는 아닌 것 치고는 좋아하는 사람은 푹 빠지는 듯한 세계관.

 

설마 내가 성전환 혹은 여체화 할 거라고는 예상외다.

 

 

"이거 살 거지만 카자노쨩에게도 나중에 빌려줄까?"

 

"그래도 돼? 돌려보는 거라면 절약이 될 것 같지만."

 

"물론이야. 집은 서로가 부자이지만 우리들은 어린애. 용돈에도 한계가 있지. 그렇다면 낭비는 금물. 비경제적인 돈 씀씀이는 삼가 해야 한다고 생각해. 책을 돌려 읽는 게 베스트지."

 

"확실히 맞는 말이네. 역시 오라버니에요."

 

"뭐야? 그 명백하게 뭔가로 부터 영향을 받은 것 같은 대사는"

 

"라이트노벨을 따라한 거야. 너도 이쪽의 세계에 몰입하다 보면 알 만한 일이지."

 

 

소재를 써먹을 수 있는 것은 언제가 될지.

 

그 동안에 나도 소재를 모아두도록 하자.

 

방출할 때가 벌써부터 즐거워진다.

 

 

그 외에, 몇 개의 책을 확보한 하야토는 계산대에서 계산을 마치고.

 

나도 목적의 신간가 특전의 엽서를 손에 넣고 만족한 기분.

 

이걸로 오늘밤도 읽을거리는 준비되었다.

 

 

유키노로부터 책 표지를 가리키며 [야해.] 라고 들을 것도 숙지한 상태.

 

 

읽고 난 후의 감상을, 최근 들어 부모님이 사주신 휴대전화로 하야토에게 보내버리기로 하자.

 

 

"다음은 어쩔래? 특별히 정한 게 없으면 내 판단으로 행선지를 정하겠는데."

 

"엉, 하야토에게 맡길게. 더워서 아무것도 생각할 기분이 들지 않아."

 

"그렇게 되면 시원한 장소가 맞지. 노래방이라든가 어때? 여기서부터 가까운 곳에 있고. 아니면 이나게 역까지 걸어가서 무 대륙이라든가 좋을지도 몰라."

(무대륙 : 파칭코, 게임센터, 볼링장, 노래방 등이 한 빌딩에 있음.)

 

"거기로 결정이네. 게임센터나 노래방, 볼링장까지 완비된 거기라면 저녁까지 신나게 놀 수 있어."

 

 

남에게 맡기는 건 무책임 하지만, 오늘 외출은 명목상 남매의 데이트.

 

오빠만의 생각에 맡기는 것도 일리가 있다.

 

기본적으로 데이트는 남자 쪽이 계획을 짜고 리드하는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나는 하야토를 오빠로 인정하고 있다.

 

또한.... 이 녀석이 남자라는 것도.

 

그렇지만 이성이라고 인정은 해도 의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전개는 하야토 노력 나름이고 수 년 후의 즐거움이다.

 

 

그렇지만 그건, 솔직하게 말하자면, 호모의 연애지?

 

 

우우.....지금 건 생각하기 싫다.

 

집사이의 교제가 있는 이상, 나와 그의 사이가 뒤틀리려고 해도 그럴 수 없는 인연.

 

쓸데없는 걱정에 애를 태우며 쌀쌀맞은 태도를 취하는 것도 바보 같은 소리다.

 

 

하야토의 의도대로 은근슬쩍 따라주기로 하고, 전차를 갈아타고 소부본선 이나게 역에서 하차.

 

동쪽 출구 로터리에 접한 장소에 놀이시설인 무대륙이 자리 잡고 있었다.

 

 

건물 내로 진입하여 빌딩의 최상층인 6층에 자리 잡은 볼링장[영볼]에 도착한다.

 

일단 3게임 분의 플레이로 접수를 마치고 신발을 렌탈.

 

레인에 들어가기 전에 마실 것을 구입해둔다.

 

덧붙여서 맥캔.

 

 

"어이......."

 

 

내 첫마디는 약간 분노를 품은 것.

 

 

그 원인을 만든 하수인은 눈앞의 소꿉친구.

 

의문스럽게 내 얼굴을 돌아본 하야토는 천천히 입을 연다.

 

 

"무슨 일 있어?"

 

"무슨 일이고 자시고...... 보라고, 저기 모니터를."

 

 

스코어가 표시되는 천장에 매달린 전자 모니터.

 

거기에 표시되어있는 플레이어는 2인분.

 

한 명은 [하야마 하야토] 라고 적혀있고, 다른 한 명은 [하야마 카자노]라고 적혀 있었다.

 

 

"이건 무슨 상황이지? 나에게의 어프로치 개시는 아직 조금 뒤라고 기억하고 있는데."

 

"아아, 오해를 불러버린 건가. 이건 말이지, 딱히 나와 네가 결혼했다 라는 망상에서 플레이어명을 등록한 게 아니야. 그게, 우리들은 남매잖아? 남매니까 성도 같지. 납득했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자연스럽지만....."

 

"아아, 절반은 그렇지.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네가 처음 생각하던 게 대부분 맞지만."

 

"네, 네 이놈....."

 

 

아니꼬운 남자다.

 

그렇게까지 해서 나를 속박하고 싶나?

 

아니면 다른 남자가 집적대지 않도록, 손대지 말라는 것처럼 내 여자라고 선언하고 있는 건가.

 

약아빠진 지혜가 돌아가는 소년으로 키운 건 나지만 말이지?

 

자신이 뿌린 씨앗이다.

 

거둬들이는 것도 내 역할이라는 건가?

 

 

"그런 것보다 얼른 던지자. 투구 순서는 카자노쨩 부터야."

 

"알았어. 납득은 안가지만 지금은 넘어가 줄게. 그 대신 돌아가면 자세하게 설명을 해야 할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아아, 그렇지만.....화내는 카자노쨩도 적당히 해줘.“

 

 

입 꼬리가 올라가 있다.

 

반성의 기미 따위는 일절 보이지 않는다.

 

나를 바보 바보라고 부르는 이 남자는 영락없는 바보다.

 

바보가 여기 있다고.

 

 

그런 바보를 오빠취급 하는 나도 눈이 나쁘다.

 

하지만 바보랑 같이 있다는 것도 즐겁기는 했다.

 

사실 지금도 즐겁다.

 

 

하야토가 가져다주는 공의 구멍에 손가락을 찔러 넣고 투구 폼에 들어간다.

 

손을 떠난 공은 중심선을 달려, 핀을 목표로 굴러간다.

 

순조롭게 핀에 도달해서 충돌 음을 울린다.

 

결과는 스트라이크.

 

똑바로 적당한 힘으로 던져주면 초심자라도 스트라이크는 쉽게 낼 수 있다.

 

어려운 것은 스페어다.

 

양쪽에만 핀이 남았을 경우, 스플릿을 노리는 수밖에 스페어를 처리할 수단이 없다.

(스플릿 : 핀이 양쪽에 하나씩 남은 상황)

 

한방에 처리하는 것이 정석.

 

이번에는 한방에 모든 핀을 쓰러뜨렸기 때문에 괜히 고민 할 필요도 없지만 서도.

 

 

"다음은 하야토의 차례다."

 

"OK.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겠지."

 

"의욕이 과하다가 실패하지 말라고? 거터라든가 말이지."

(거터 ガター : 볼링 레인 양쪽에 있는 홈.)

 

"괜찮아. 이래 뵈도 아버지랑 몇 번인가 볼링을 해본 적이 있어. 상당히 잘하니까, 나도."

 

"그렇다면 보여줘 봐. 네 멋진 모습이라는 걸 말이지."

 

"맡겨 둬. 그리고 기대도 해주지 않을래? 여동생의 성원을 받으면 오빠는 실력을 다할 수 있으니까."

 

"엉, 힘내라. 오빠야!"

 

 

하야토도 나한테 감염되어버렸군.

 

이 일을 아저씨와 아주머니가 알고 계실까?

 

이제 와서 책임을 물어도 어쩔 수 없지만.

 

책임지라고 하야토에게 시집오라고 하지는 않겠지?

 

그건 하야토에게 있어서도 내키지 않겠지.

 

 

그야 이 녀석, 자신의 힘으로 나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보이겠다고 말했고.

 

뭐, 내가 하야토남자에게 넘어갈 비전 같은 건 뜨지도 않으니까 말이지.

 

 

그리고 하야토는 의기양양하게 레인의 앞에 서서, 깔끔한 폼으로 투구.

 

힘에 맡긴 나와는 다르게 테크닉이 담긴 투구는 예술이었다.

 

이런이런.......

 

훈남은 이러니까.....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야토가 아니었으면 정당한 평가를 내리지 않았을 텐데.

 

하지만 비뚤어진 나를 인정해주는 수완의 소꿉친구.

 

대단한 남자다.

 

 

꽈릉.....!?

 

 

조금 기분 좋은 소리가 울려 퍼진다.

 

역시 스트라이크.

 

기량에 맞는 결과를 끌어낸 모양이다.

 

하이파이브를 요청해서 순순하게 응해줬다.

 

기분 좋게 벤치에 앉은 하야토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더니,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였다.

 

미숙하구만, 어이.

 

 

"부끄럽네....."

 

"하야토의 약점을 찾았고나. 랄까나?"

 

"하하..... 내 약점은 의외로 많아. 너라면 그 상당수를 찌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대사는 반응하기 곤란하다만....... 젠장. 생각 못한 반격을 받아버렸네."

 

 

의역 하자면 나를 좋아하니까 강하게 나올 수 없다.

 

그런 느낌이겠지.

 

거짓된 둔감함을 버린 나는 하야토의 말을 그처럼 해석한다.

 

어설프게 서로 통하는 것도 곤란한 것이다.

 

 

"뭐 됐어. 다음은 내 투구다. 괜한 변명을 하지 못 할 정도로, 점수 차이를 벌려주지."

 

 

볼링의 실력 따위는 전무.

 

그렇지만 애들처럼 고집을 부린 것이다.

 

이기고 지고 같은 결과는 도외시 하고 승부를 요청한다.

 

동심으로 돌아간 나는 열혈을 몸에 품는다.

 

 

그렇지만 기합 넣은 보람도 없이.....거터.

 

침묵이 도래한다.

 

어색해 하면서 슬쩍 하야토의 얼굴을 확인한다.

 

눈을 가늘게 뜨고 미소 짓는 하야토.

 

이 녀석은.....나를 가엾게 여기고 있나?

 

이 동정적인 시선을 견딜 수가 없어진 나는 말없이 벤치에 앉아, 얼굴을 손바닥으로 덮었다.

 

 

"그렇게 신경 쓰면 안 돼. 익숙하지 않은 것 같고 어쩔 수 없잖아?"

 

"위로하지 마. 그 말이 나한테 아프게 박혀."

 

"그래? 응, 그럼 앞으로 한 번 더 있고 힘내."

 

"알았으....."

 

 

자포자기가 되고 한 번 더.

 

이번에는 던져보니 좋은 느낌.

 

훌륭하게 모든 핀이 쓰러졌다.

 

 

"아자! 해냈다!"

 

 

튀어 오르면서 하야토에게 달려들면서 하이파이브.

 

이렇게까지 흥분한 순간은 카자노 로서의 인생에 있었을까?

 

그야말로 사이카와 만난 4년 전 정도뿐이다.

 

 

그러고 보니 그 이후로, 사이카와의 재회는 없었다.

 

그냥 단순히 운이 나쁜 거겠지.

 

그리고......지금의 하야토라면 사이카의 존재에 심상찮은 생각에 불을 지필 거라는 것이 훤히 보였다.

 

 

"해냈네, 카자노쨩. 다시 반했어."

 

"그러니까.....어프로치는 몇 년 뒤까지 기다려. 자신이 한 말에 책임도 지니지 않을 정도로 의사가 약한 남자 따위가 진심으로 나를 함락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뇌리에 떠오르는 하야토의 다부진 물건.

 

죽기 전의 전생의 나에 육박하는 그것은 흉포한 이빨을 가지고 있었다.

 

안 돼.

 

상상하면 안 된다.

 

패배를 맛보게 하는 것은 좀 봐줬으면 좋겠다.

 

 

"그래도 말한 대로 해내는 건 대단한 것 같아. 이거라면 좋은 점수를 낼 수 있을 것 같은걸."

 

"마음에도 없는 소릴 하는 거 아니다. 상태가 좋아지면 다음에는 부진이 찾아와. 잘나가는 녀석이라도 곤두박질치게 되겠지?"

 

"우와...... 카자노쨩도 참 비굴하네. 자신이 행복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지금이라면 생각할 수도 있네."

 

 

바로 몇 시간 정도 전에 결심했던 것을 떠올린다.

 

하치만에서 카자노로의 내면적인 변화.

 

한 사람의 인간이 변화한 것이다.

 

내게 있어서는 일대의 이벤트.

 

변화의 계기가 설령 나의 바보 같은 행동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결과는 커다란 것을 자신에게로 가지고 왔다.

 

 

긴 꿈에서 깨어난 기분으로 하야토라는 소꿉친구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지만 자신의 행복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 생각 따위는 없다.

 

내버려 둬도 분명――하야토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지.

 

나를 여자로서 눈뜨게 만들어, 자신을 남자로서 반하게 만들겠지.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우의 가정이다.

 

이것만큼은 결의하고 있다.

 

나는 내 방식으로 나름대로의 행복을 붙잡자고.

 

 

그야 하야토 개인을 사람으로서 좋아하더라도, 역시 남자로서는 보이지 않는다.

 

자신에게 인내를 강요해서까지 백년해로 하려고 해도 평생의 후회가 되겠지.

 

 

그것은 서로에게 불행만을 안겨준다.

 

성실하지도 진지하지도 않다.

 

그러니까 두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는 형태로 미래를 만드는 것이 필요 불가결이다.

 

그런 고로 난공불락 히로인이신 유키노시타 카자노는 하야토에게 의미 있는 듯한 플래그를 세우면서도, 그 호의를 부딪쳐서라도 회피 해버리겠지.

 

 

"전조는 좋네. 일단 하 수 있는 데까지 해보는 게 어때?"

 

"오, 최선을 다하라 라는 건가? 하야토가 좋아할 법한 말이네."

 

"어째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가. 그런 의문을 자신에게 가져본 적이 있어. 그러니까 나는 훅훅 나아갈 거야. 그 때를 맞이한다면."

 

"대담무쌍한 예고구만, 어이...... 몇 년 후의 하야토의 장래가 두려운걸."

 

 

은근슬쩍 고백하러 갈 테니까 목 씻고 기다려라.

 

그렇게 그는 전하고 있다.

 

구체적인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남자라고 자칭할 고등학생, 빨라도 중학생이 된 이후라고 해석하고 있다.

 

아직 어린애 같음이 빠지지 않은 시점에서는, 그럴 의사가 있더라도 헛수고가 되겠지만 서도.

 

 

"의미 없는 어필은 관둬. 호의를 전하고 싶다면, 그 때까지 모아두고 있으라고. 숙성이라도 시켜두면 말의 가치도 오를지도 모르고 말이지."

 

"네가 주는 조언? 이건 메모라도 해두지 않으면."

 

 

품에서 메모장을 꺼낸다.

 

진짜로 메모 하는 거냐.

 

성실한 놈이라고 해야 하나 바보같이 솔직하다고 해야 하나.

 

역시 하야토는 바보다.

 

그걸 이해하고도 같이 어울리는 나도 똑같을지도 모르지만.

 

바보와 멍청이의 조합이라든가 관둘 수 없다.

 

두 명 더 있는 소꿉친구.

 

맏언니인 하루노(큰언니)와 둘째언니인 유키노는 지적이지만 말이지.

 

 

뭣하면 하야토도 지적.

 

어라? 나만 바보 속성이라고 남겨진 거 아냐?

 

학교 성적만 보면 우등생이기는 하지만 서도.

 

 

자신만 따돌려지는 것 같은 기분에 침울해 지지만, 볼링 자체는 탈 없이 진행.

 

세 게임이 순식간에 끝나버린다.

 

가볍게 땀을 흘려서, 운동 후의 상쾌감에 잠긴다.

 

눈치 빠른 우리 소꿉친구로부터 자판기에서 산 스포츠 음료를 넘겨받고 벌컥 들이킨다.

 

조금 남은 페트병을 하야토에게 넘기자, 녀석은 극히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내가 입 대던 페트병을 입에 머금는다.

 

 

아아, 간접 키스다.

 

하지만 남매니까 신경 쓰이지 않는다.

 

저쪽분도 같은 생각인지 무표정 일색.

 

 

"게임센터에라도 갈까. 원하는 경품이 있으면 내가 뽑아볼게."

 

"아―, 그러고 보니 하야토는 크레인게임 이라든가 특기지. 나는 몇 번이나 도전해도 미스를 연발해서, 결국은 점원에게 말을 걸어서 은정으로 상품을 받기까지 했지."

 

"그럼 한 번에 뽑아볼게. 낭비는 최대한 피하고 싶어."

 

"도련님인데 절약가네?"

 

 

그 대조적으로 나는 낭비가.

 

고정 지출에 맥캔이 빛나고 있다.

 

 

"자 뭘 가지고 싶어?"

 

"그러네. 저게 좋아. 팬더 판씨의 인형. 프라이즈제품 한정 디자인 녀석."

(프라이즈제 プライズ品 : 게임센터 UFO 캐쳐, 크레인 게임 자체 한정 제품이자 비매품. 스트랩, 거대 인형, 상자 안에 든 피규어 등.)

 

"어디어디?"

 

 

내가 손가락질 한 게임기를 노리는 하야토.

 

게임기안의 인형의 배치를 확인하고 지갑에서 100엔 동전을 꺼내어 투입.

 

조작 레버를 달칵달칵하고 조작해, 크레인을 무난하게 움직여 다룬다.

 

부드럽게 인형의 머리위에 위치하여 강하시켜――크레인의 손톱이 인형의 머리를 붙잡는다.

 

그대로 배출구까지 운반해서 멋지게 획득했다.

 

 

"겁나 잘하네. 역시 오라버니에요."

 

"그 소재 좋아하네, 카자노쨩."

 

"뭐 괜찮지? 그것보다 인형이다, 인형. 돌아가면 유키노한테 자랑해줘야지."

 

 

하야토로부터 받은 판씨를 양손에 들고 흥분한 나.

 

좋아하는 것이다, 판씨를.

 

 

"관두는 게 좋아. 유키노쨩이니까 자기도 가지고 싶어할 거야.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인형을 딸 때까지 돈을 쓸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유키노쨩은 꽤나 크레인 게임 서툴잖아?"

 

"나 이상으로 허접하지."

 

 

유키노의 약점 중 하나는 크레인 게임.

 

판씨에의 집착이 강한 것과 자존심이 강한 것이 섞여서 인지, 손에 넣을 때까지 돈 아까운줄 모르는 나쁜 버릇을 가지고 있다.

 

옆에서 내가 그만 하라고 말해도 듣지 않는다.

 

그러므로 하야토가 말하는 대로, 자랑은 삼가 해야 한다.

 

 

"자랑한다면, 그건 어때?"

 

"그거라니?"

 

"스티커 사진이야."

 

 

그의 시선이 가리키는 끝에는 스티커 사진기.

 

[남성만인 고객께서는 이용을 삼가 해주시길 바랍니다.] 라는 주의사항 첨가.

 

하지만 뭐......성별이라는 구분으로 나는 여자.

 

그 규제에 걸리지 않는다.

 

 

"기념으로 찍어갈까?"

 

"기념이라니 무슨?"

 

"그러니까........ 나도 잘 모르겠지만 추억 만들기에는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해."

 

"찍지 않을 이유도 없고 말이지. 좋아, 같이 찍을까."

 

"그래!"

 

 

승리포즈를 취하는 소년.

 

자만하는 건 아니지만, 하야토는 진심으로 나를 좋아하는 걸로 보인다.

 

그 기쁨의 범위는 내 인식을 훨씬 뛰어넘었으니까.

 

 

그건 그렇고 추억 만들기.

 

수많은 데이트의 한 장면을 잘라내어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좋아 보인다.

 

나중에 가서 즐거운 기억에 잠기는 것도 인간으로서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겠지.

 

그렇기에 하야토의 제안에 따랐다.

 

 

나를 리드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손을 잡아왔다.

 

힘이 센 그 손.

 

뿌리치려고 해도 이길 수 없을 정도.

 

타이밍 좋게 이용객이 없는 박스로 미끄러져 들어가, 돈을 투입하고 스티커 사진기를 기동 시킨다.

 

 

숫자 패턴이 있는 템플릿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두 종류 선택.

 

촬영 개시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아뿔싸, 어떻게 포즈를 취할지를 정하지 않았다.

 

쩔쩔매게 되었더니, 슬쩍 배후에서 하야토가 포옹.

 

이른바 커플적인 구도.

 

저항하려고 몸을 흔들었지만 의외로 힘이 담겨있어서 구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

 

 

어쩔 수 없지.

 

돈을 낭비할 수도 없으므로, 카운트가 3초 남은 시점에서 저항을 포기한다.

 

여기서는 억지스러운 소꿉친구에게 몸을 맡기기로 하자.

 

 

찰크당, 하고 플래시가 터지고 촬영 종료.

 

남은 건 낙서 타임.

 

두 사람의 이름과 날짜를 펜으로 기입.

 

나머지는 어떻게 된 것일까 고민하고 있으니, 하야토가 내 손에서 펜을 빼앗아들고 [사이 좋은 남매.] 라고 적는다.

 

 

오오, 잘 알잖아?

 

내가 진짜로 쓰고 싶은 것을 대필해준 것이다.

 

 

"좋은 센스네."

 

"카자노쨩의 센스이기도 해. 이렇게 쓰고 싶었던 거지?"

 

"뭐 그렇지. 너는 잘도 나에 대해서 알고 있네. 큰언니들에게 뒤지지 않는 이해자야."

 

"헤헷!"

 

"하핫!"

 

 

얼굴을 마주하고 웃는다.

 

안되겠다.

 

완전 즐거워.

 

이게 친구.

 

소꿉친구랑 오빠를 겸임하고 있다고 해도, 강한 감동이 내 마음을 자극한다.

 

이제는 하야마 하야토라는 소년은 내게 있어서 절친.

 

다른 녀석들과는 전혀 존재감이 다르다.

 

특별하기까지 하다.

 

 

단정한 생김새를 한 하야토를 가만히 본다.

 

집어삼키듯이 본다.

 

모양 좋은 눈썹, 단정한 눈동자. 콧날도 오똑하다.

 

치열도 깔끔.

 

 

얼굴을 가까이 대고 확인해 본다.

 

서로의 숨이 닿을 듯 지근거리.

 

오오, 잘 보인다.

 

하야토는 역시 멋있구나 라고.

 

 

"좀...... 카, ......카자노쨩? 가까워......? 싫지는 않지만, 오히려 기쁘지만.....부끄러워."

 

"응, 아? 아차, 미안. 네가 너무 멋있으니까 넋 놓고 있었네."

 

"넋을 놓아.....? 나한테 반해 준거야?"

 

"그건 오해다. 객관적인 관점에서 하야토는 멋있구나 라고 평가를 내린 것 뿐. 나 자신이 너에게 반했다거나 사랑을 했다거나가 아니야. 하지만......괜히 기대하게 만들어서 미안하네."

 

"그런가...... 응, 알고 있어."

 

 

풀이 죽어있다.

 

그렇지만......정말로 얼굴이 잘났다.

 

하야토의 양 볼에 손을 댄다.

 

양손에 끼워 넣은 하야토의 얼굴의 감촉은, 아직 어린아이의 부드러움을 남겨두고 있었다.

 

말캉말캉이라는 녀석인가?

 

 

재미있어져서 주물러 버린다.

 

요상한 표정이 나의 뜻대로 만들어진다.

 

좋은 장난감을 발견 했고만.

 

 

"카자노쨩. 그건 역시......"

 

"응? 얼굴 새빨갛게 하고 뭘 부끄러워 하는 거야. 에비에비, 이건 어때?"

 

"큿..... 좋아하는 사람은 거스를 수 없어."

 

 

분해 보인다.

 

평소는 젊잖은 얼굴의 이 녀석이 이렇게나 몰릴 줄은.

 

 

"참을 수 있는 한계에 다다랐어. 얼굴도 가까워. 그리고 너한테서 좋은 향기가 나. 샴푸 같은 게 아니라 너 자신의 달콤한 향기가......."

 

"우왓! 기분 나빠! 여자애의 체취를 맡아 놓고 그 감상이라니?"

 

 

남자에게 있어서 여자란 좋은 향기가 나는 생물.

 

달콤하게 녹아내리는 듯한 꿀.

 

이성끼리가 서로 끌리는 구조에는 페로몬이 크게 작용한다.

 

물론 당사자 간의 상성도 있겠지만, 하야토에게 있어서는 내가 취향인 향기였다는 거겠지?

 

 

그렇지만 너무나도 기분 나쁜 감상이었기 때문에 확 물러서버리고 만다.

 

얼굴이 좋더라도 인간성이 파탄하고 있으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아.....날 미워하지 말아줘. 맥캔 사줄 테니까."

 

"향기에 이어서 맥캔의 달콤한 냄새로 속이려고 하는 거 아니지?"

 

"아니아니. 순수하게 사과하고 싶은 거야. 성의를 보이고 싶어."

 

"하아.... 알겠어. 정말로, 하야토는 어쩔 수 없는 바보자식이야."

 

 

필사적으로 진지한 얼굴에 이쪽이 숙여줄 수밖에 없다.

 

방금 전의 언동은 차치하고, 평소에는 특출나게 좋은 녀석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으니까.

 

 

"뭐 방금 내 반응은 농담이라고 치고....... 너무 머리가 이상한 것 같은 말 하지 말아. 너에 대한 신뢰가 흔들려."

 

"그 말투로 봤을 때 지금도 신뢰해주고 있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낮에처럼 알몸으로 욕실에 난입하지 않아. 하야토라면 내게 손대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 .....아."

 

"아, 응......"

 

 

어색하다......

 

스스로 지뢰를 밟으러 간다는 게 이런 걸까.

 

 

"자꾸 문제 삼는 것 같아서 미안하지만...... 슬슬 브래지어를 차는 게 좋지 않을까? 옷이랑 스쳐서 아플 테고. 그......티셔츠의 아래는 맨살인 거지?"

 

"여름이고 더우니까 말야. 가급적 가볍게 입으려고 하고 있어."

 

 

하야토의 지적대로, 나는 지금 노브라.

 

남자 시절의 감각으로 여름철, 상의는 티셔츠 온리인 것이다.

 

과연, 스치기라도 하면 가슴 끝이 닿아서 통증을 유발한다.

 

 

"여동생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뭣하지만, 솔직히 눈을 두기 곤란했어."

 

"미안. 역 성희롱 같았지?"

 

"그렇지만도 않았는데, 진기한걸 보기도 했고. 하지만 다른 남자의 눈도 있으니까, 그다지 무방비하게 있지 말아줬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마음."

 

"신경써준 거 새겨들을게. 아아, 내일이라도 큰언니한테 물어보고 브라 사볼까."

 

"그럼 안심이야."

 

 

여동생의 가슴을 신경 쓰는 오빠.

 

오빠의 귀감이다.

 

참고로 코마치는 집에서는 속옷만 입은 반라에 무방비했지만, 밖에서는 가드가 단단했다.

 

오빠로서는 안심하고 여동생을 지켜볼 수 있는 거다.

 

즉 내가 방심하고 있는 한 하야토의 정신적 피로를 가중시킨다는 것.

 

어깨를 으쓱 하는 것도 미안하기 때문에 나도 경계를 소홀히 하지 않기로 한다.

 

 

"하지만 그거네. 오늘은 괜찮은 느낌으로 놀았던 것 같지 않나?"

 

"이제 돌아갈까? 아직 저녁 4시 조금 넘었지만."

 

"보고 싶은 방송이 있어서 말이지." 

 

"아하하, 나랑 노는 것보다 방송이 우선인가......"

 

"그렇게 침울해 하지 마. 여름방학은 이제 시작이니까. 얼마든지 놀 수 있어. 그래, 여름방학중의 학교 행사로 캠프라든가 있잖아?"

 

"가능하면 학교 외에서도 놀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알고 있어. 놀고 싶음 휴대전화로 메일이라도 보내놔. 가급적 예정은 비워둘 테니까."

 

 

실은 나도 기대하고 있기는 하다.

 

하치만이 어렸던 시절, 여동생인 코마치 이외의 추억은 그다지 많지 않다.

 

가족끼리 외출하는 기회조차도 중학생으로 진학하는 동시에 사라졌다.

 

 

그렇다면 지금이야 말로.

 

이 인생에 있어서는 가족이든 친구든 많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이건 내 진심어린 소원이자 의사다.

 

 

진짜 그거다.

 

하야토는 내게 있어서 최고의 오빠다.

 

감격한 나머지 껴안고 싶을 정도다.

 

랄까, 실제로 등 뒤에서 껴안았다.

 

 

"어리광쟁이 여동생이구나, 너는."

 

"어리광부리게 해주는 하야토도 너무 무른 거 아냐?"

 

"바보인 아이 일수록 귀여우니까 말이지."

 

 

이, 이놈......

 

조금 얼굴이 잘났다고 해서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짜증났으므로 더욱 밀착한다.

 

그 때문에 가슴을 밀어붙이는 형태가 되었지만, 하야토가 신경 쓰는 기색은 없었다.

 

 

나를 여자로 의식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구분이 있는 모양이다.

 

이 녀석의 생각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곤 해도, 이렇게까지 무반응이면 재미가 부족하다.

 

이 장난감 하야토에게는 이제 질려버렸을지도.

 

 

하지만 버릴 생각은 없다.

 

이래 뵈도 가족인거다.

 

가장 큰 이유는, 큰언니도 장난감 하야토의 소유권을 주장하기까지 때문이다.

 

 

"괜찮은 거야? 이러고 있는 모습을 학교의 누군가에게 보여지기라도 한다면 소문이 날거야? 그렇게 되어서 곤란해지는 것은 카자노쨩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리 있네..... 그럼 떨어질까."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꼽다만, 사건은 일각을 다툰다.

 

아직 하야토를 찍소리 못하게 만들지 못해서 소화불량이지만, 마지못해 밀착을 관두도록 하자.

 

 

하지만.....배드 타이밍.

 

낯익은 모습을 시야의 끝에서 잡아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인물.

 

올해 봄에 중학교 2학년으로 진급한 겉보기 화려한 여자아이.

 

요컨대 큰언니가 있었다.

 

 

수 명의 남녀.

 

반 친구들일까?

 

종업식은 오전 중에 끝나기 때문에, 부활동이라도 하고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어째서 여기에?

 

 

"아아ー? 카자노쨩이다아....!"

 

 

일부러 반 친구들에게 들릴 성량으로 내 이름을 부른다.

 

큰언니의 반 친구들은 일제히 나와 하야토의 행위에 시선을 쏟았다.

 

 

"크, 큰언니......? 어째서 여기에....... 부, 부활동은 어쨌어. 테니스 부잖아......"

 

"오늘은 고문 선생님이 급한 볼일이 있어서 부재라서 말이지. 자율연습은 했지만, 연습 메뉴를 마쳤더니 할 게 없어져 버려서 말이지ー."

 

"그.....그런가.....응."

 

 

어떻게든 해서 이야기를 얼버무릴 수 없는 걸까.

 

뇌를 총동원해서 생각한다.

 

안 되겠다.

 

혼란스러워서 머리가 펑크가 나버렸어.

 

 

"그런 것보다 말야. 언제 그렇게 사이가 급 접근 한 거야? 그 점, 언니 신경쓰이는구나아ー. 자, 말해보렴? 얼른 얼르은."

 

 

나랑 하야토의 사진을 찍는 큰언니.

 

어이, 그 사진을 누구에게 보낼 생각인 거냐.

 

 

"일단 유키노쨩에게 송신해서. 집에 돌아가면 엄마들한테 보고해야지."

 

"확산하는 게 빨라. 게다가 가장 먼저 유키노라든가....."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는 주제에 하야토에게서 떨어지려고 하지는 않지?"

 

"아.........."

 

 

오산.

 

이랄까 잊고 있었다.

 

몸은 경직해있고 사고도 정지.

 

큰언니의 등장에 나는 뱀에게 노려지는 개구리 같은 모습을 보였다.

 

 

"하야토도 뭔가 말해 줘. 나만으로는 오해를 풀 수 없어........"

 

 

하지만 이 구원의 목소리조차도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한 수가 되었다.

 

 

"어머나. 하야토를 이름으로 부르고 있구나. 1빠ー! 드디어 하야토의 어프로치에 넘어가 주는구나?"

 

 

당연히.....이렇게 되지?

 

 

겨우 하야토로부터 떨어지자마자, 무릎에서 힘이 빠져버린다.

 

바닥에 무릎을 꿇을 뻔 했지만, 하야토가 내 몸을 지탱 해줬다.

 

이럴 때까지 상냥함을 잊지 않을 줄이야, 소꿉친구는 순수한 선인이다.

 

 

"하루노 누나. 너무 카자노쨩을 몰아세우지 말아줘. 방금 건 그래, 조금 서로 장난친 거야."

 

"서로 장난 칠 정도로 친밀한 사이, 라고 고백하는 거구나."

 

"안 돼, 카자노쨩. 하루노 누나를 말로 이기는 건 나에게는 무리야."

 

"이 쓸모없는 것. 아니, 큰언니가 너무 못 돼먹은 것뿐인가."

 

 

우리들의 대화를 옆에서 바라보고 있던 중학생(주로 여성진)들은――.

 

 

"유키노시타양의 여동생양?"

 

"와아, 유키노시타 양이랑 닮아서 미인이네"

 

"남자애 쪽도 멋있네―."

 

"초등학생이라도 커플? 최근 애들은 빠르네."

 

 

――같은 걸 제멋대로 말해주고 있다.

 

아니 뭐, 미인이라고 말하는 걸로 봐서는 칭찬하고 있는 것 같지만 서도.

 

 

"이제 돌아갈 참이니까 내버려 둬. 이야기라면 집에서 해줄 테니까."

 

"응, 언니와의 약속이야. 시시콜콜 다 캐물을 생각이니까 말이지. 그래도 저녁식사 전까지는 끝내줄 테니까 안심해."

 

 

안심 하 수 있는 요소 따위는 전무.

 

헛웃음을 터트리는 하야토의 손을 잡고 게임센터를 뒤로한다.

 

하루의 마지막의 마지막에 이 무슨 해프닝과 마주친 건지.

 

덤으로 하야토까지 휘말려 버려서는.

 

여동생인 내가 하야토의 치료를 대행하지 않으면.

 

 

"미안, 하야토. 우리 큰언니가 폐를 끼쳐버려서."

 

"괜찮아, 하루노 누나가 폭풍 같은 사람이라는 것은 옛날부터 알던 거고. 이러쿵저러쿵 말할 생각도 없으니까.

 

"그렇게 말해준다면야 나도 마음이 편해진다만. 나한테 신경 쓰고 있는 거 아니지?"

 

"아니라니까. 그게, 하루노 누나는 장래에 내 처형(妻兄)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이잖아? 이 참에 익숙해진다는 의미로라도 참는 게 필요하지."

 

"이거 또 프로포즈같은 말을 하네...... 아직 아무것도 대답 할 생각 없다니까."

 

"아아, 아・직・......말이지?"

 

"하?"

 

 

아무래도 형편 좋은 단어를 주워들었나 보다.

 

딱히 의미 같은 건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데.

 

앞서 나가다니 바보 같은 남자의 습성.

 

여자의 행동이나 처사, 아무 생각 없는 언동을 받아들이고, 망상이라는 지혜주머니에서 의미를 찾아낸다.

 

그리고 바보 같은 착각을 해서 고백하고 차인다.

 

 

그게 중학생 시절의 히키가야 하치만의 삶.

 

설마 하야토도 같은 삶을 재현할 셈인 게.....?

 

그렇게 되지 않도록 여동생으로서 지켜봐줄 의무가 있을 것 같다.

 

하야토가 바보 같은 취급을 받는 건 내게 있어서도 견디기 힘든 처사.

 

있는 힘을 다해 하야토의 곁에 있어주자.

 

어디까지나 여동생으로서의 입장으로.

 

이건 중요한 것이다.

 

 

"돌아갈까, 하야토오빠....."

 

"돌아갈까, 카자노쨩....."

 

 

큰언니에게 얽혀서 쓸데없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밖의 석양이 지고 있었다.

 

주황색으로 물든 하늘아래를 나와 하야토소꿉친구 두 사람은 걷는다.

 

발걸음을 맞춰서 천천히.

Posted by 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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